2003년 11월 18일 화요일

속전속결...그리고 0과 無...

난...전쟁을 싫어한다. 아니, 혐오한다.
폭력으로 인한 모든 것 난 싫다. 언어든, 물리적이든..말이다.
그럼에도 나도 모르게 언어폭력이나 생활습관으로 일어나는 폭력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 듯 하다.
아니, 있을 것이다....특별히 주의하면서 살고 있다.
아래 글 중에 '전쟁은...'이라고 시작되어서 변명(?)을 먼저 하는 것이다.
 
  "전쟁은 속전속결을 근본으로 삼는다. 오래 버틴다고 잘 싸운 것이 아니라 이겨야 잘 싸운 것이다(故兵貴勝 不貴久). 속전속결은 많은 것을 절약하므로 무엇보다도 신속을 귀하게 여긴다."
 
위의 말은 중국의 여자 재벌 중 하나인 장찬의 말이다.
 
난 속전속결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좋지 않다고 배웠다. 천천히 꼼꼼히 일을 잘 처리하는 게 좋다고 들었다.
하지만 위의 글에서 난 중요한 소득이 있었다.
속전속결은 많은 것을 절약하므로....라는 말이다.
물론 이 말 속에는 모든 일을 대충한다는 말이 아닐 터.
게다가 이 말을 한 이는 상인의 말이다.
 
하지만 일을 제대로 잘 빨리 처리한다면 나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참 많아지는 건 사실이다.
그건 나의 나태함을 경계하는 말이기도 하고
살아갈 날들에 대한 시간 안배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왕에 중국에 공부하러 왔으면 좀 빨리 중국어를 마스터(?까지는 아니더라도)하는게 좋지 않나?
 
한국인의 냄비근성이네...빨리빨리 근성이네...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원불교학과를 다닐 때 모선배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우리가 깨달음을 얻으려 할 때 중요한 건 시간의 문제다.
내생에 깨닫고 영생을 얻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고해의 바다에서 신음하고 있는 중생이 있음을 안다면
한시라도 빨리 깨달음을 얻는 게 중요하지 않겠는가...
결국 깨달음도 시간 싸움이다...!!!'
 
난 이 말을 듣고 한참을 고민하기도 했고 멍하기도 했다.
깨닫는 데는 각자의 근기(깨달을 수 있는 정도?)가 있고 여러 정황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도 스스로 하기 나름인 법...
난 결국 그 말이 맞다고 결론을 내렸다.
 
지금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준비하는 것은 비교적 맞는 말이지만
한시라도 빨리 준비해서 도움을 주지 않으면
그 누군가는 평생 도움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꼭 누군가가 아니어도 좋다. 그 대상이 나 자신이라 할지라도....
 
결국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 것이고
그 시간 동안에 내가 얼마나 빨리 알아가는 가가 중요한 문제 아닌가...
 
승인! 노력할지어다....
 
또 하나...어제 읽었던 글 중에서 나를 자극하는 또 한 마디...
 
  "그 말은 특별히 좋은 충고였다. 모든 일이 순풍에 돛단배처럼 잘 되어갈 수는 없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라도 0에서 다시 출발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세상에서 최고로 강한 숫자는 0이고 강한 한자는 無자다. 0과 無, 이 앞에 더 이상 그 무엇을 두려워하랴!"
 
0과 無는 강한 숫자이며 강한 글자라는 것.
늘 준비하고 산다면 두려울 건 없는 법.
 
얼마전에 생각했던 '백척간두 진일보'라는 말. 역시 같은 맥락이라 생각한다.
언제 어디서라도 다시 출발한 각오가 되어있다면...
난 두려울 게 없을 터.
 
...지금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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