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12일 화요일

질투 / 사후돈공

1 질투
신전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 비밀을 하나 알려 줄게.
신들은 인간들을 질투해.
신들은 죽을 수 밖에 없는 인간들을 질투하지.
왜냐면 신들은 마지막 순간이란 게 없거든..
이 세상 모든 것들보다 인간들이 더 고귀한 존재인 이유가 죽기 때문이지.
넌 지금이 가장 사랑스러워.
지금 이 순간은 다신 돌아오지 않아.

- 아킬레스 -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를 질투하고 가지지 못한 자는 가진 자를 질투한다. 질투는 상대적으로 판단해서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이다. 하지만 신이 인간을 질투하는 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건 번뇌와 고민이 그만큼 쌓여간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죽음에 대해 아직 완전한 해결을 보지 못한 나로써는 신의 질투는 이기적인 것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2 事後頓空
일이 끝나면 마음을 허공처럼 비워야 함을 알면서도 쉬이 되지 않는 건 인간이라 그런가? 태어나면서부터 끊임없이 사유하게 된 것에 대한 반대 급부가 번뇌일까. 내 육근동작 하나하나 결합하고 분해되면서 생기는 잔여물들에 대해 되도록 허공처럼 비워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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