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9일 토요일

후두둑.

후.두.둑. 비가 오는 소리에 잠이 깬 건 아니었다.

늘 품에서 멀어지지 않은 휴대폰의 진동에 잠을 깼다.

약간 목이 잠긴 소리로 통화를 간단히 끊고 나서

귓 가에 후.두.둑. 빗소리가 맺힌다.

주말에 비가 온다는 걸 느끼는 건 아주 오랜만인 듯 하다.

가벼운 샤워가 흐린 주말에 왠지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여기저기 비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숨을 살짝 쉬며 음미하고 있다.

창 유리를 때리는 비나 나무를 흔들리게 하는 비바람이나

또 공간을 작게 맴도는 익숙하면서 뻔한 음악들이 오늘을 시작하게 한다.

해야 할 일들을 머리 속에 그려보면서 커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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