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 5일 월요일

부끄럽기 짝이 없네.

영덕형님 장인, 장모님께서 상해에서 장춘으로 그리고 연길로 가신다며
형님이 내게 장춘에서 표를 미리 좀 구매해줬으면 하고 부탁을 하셨다.
뭐...어려운 일이랴...
 
시간, 날짜 등을 적어서 매표소로 갔다.
매표소는 기차역 말고 다른 곳에서도 예매 및 구매할 수 있는데
그런 곳들은 5원 정도 추가요금을 내면 된다.
 
오늘따라 매표소에 사람들이 참 많다.
한참을 기다려 미리 적은 쪽지를 내밀며 중국어로 몇 마디 했다.
돌아오는 대답, 표가 없단다...!
이런 낭패가...하지만 그 전날은 표가 있다고 그러는데 그러면 필요가 없다...
 
급한 마음에 중국 친구에게 전화해서 물어봤는데
대충 이해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옌궈에게 다시 부탁을 해봤다.
그럴리가 없다면서 같이 가보자 한다....
표 좌석이 없을리가 없다는 것이다.
9일 기차표는 오늘부터 예매가능한 건데 그렇게 빨리 좌석이 나가겠냐는 설명이다.
난 좌석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는데...그럴리가 없다니...
 
같이 가서 옌궈가 물어보니 좌석이 있다고 한다.
허~ 그럼 내가 들은 말은 뭐지?
해석이 안되거나 정확하게 듣지 않아서 그런 건데...
참 부끄럽고 면목이 없다.
결국 옌궈에게 부탁해서 표를 2장 부탁했다.
 
아~ 그런데 또 '사스' 때문에 표를 사려면 표를 이용하는 사람의 신분증 번호를 알아야 한단다.
부랴부랴 영덕형님께 전화를 해서 장인, 장모님 신분증 번호를 알아내고
다시 표를 예매할 수 있었다.
 
말을 잘 못하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원하는 말은 제대로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듣지 못하는 건 정말 낭패 중에 낭패가 아닌가 싶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들은 건 무슨 뜻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표가 없다는 얘기로 들었는데...흠..
아마 루완워(제일 좋은 침대칸)은 있지만 그보다 싼 잉워(조금 좋지 않은 침대칸)는 없다고 한 건가?
참 부끄럽기 짝이 없다.
 
게다가 저녁을 함께 먹던 후배 원희는 내가 공부 잘 않하는 것 같다며
걱정된다고 충고하고 혼낸다.
아~ 난 정말 열심인가?
열심인 척인가?
 
4개월이 짧은가? 긴가?
아마 그것은 내 중국어 실력으로 판가름이 날 것...
 
부족하면 채워라...
안되면 되게 하라...
부끄러운 줄 좀 알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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