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 6일 화요일

하루종일...

영덕형님이 아침에 일찍 도착하셔서
일단 집에 오시라 한후 집을 보여드렸다.
집 가격이 연길에 비해 무척 비싸다고 한다.
연길은 우리 집보다 훨씬 좋은 집도 가격은 절반 밖에 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잠시 얘기를 나누다가 형님이 책을 살게 있다고 해서 몇 군데 서점을 돌아다녔다.
처음 가보는 서점도 있었는데 서점 규모가 꽤 크다.
쉐런수디엔(학생서점), 통런수디엔(동인서점), 리엔허수디엔(연합서점)....
그런데 여기는 서점 안으로 들어갈 때 가방이 있으면
입구 옆에 있는 가방 보관소에 다 맡겨야만 한다.
책을 도난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 듯 한데
때론 기분이 나쁘기도 하다.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듯한 규칙...
게다가 리엔허수디엔은 들어갈 때 가방을 맡기지 않는 대신
비닐봉지에 가방을 넣게 하는데 그 비닐봉지가 무의미하게 쓰여지고 버려지는 걸 보면 참 그렇다.
땅이 넓고 사람이 많고 자원이 많아 그런가?
그런 것들에게 대한 건 별 무관심해 보인다.
 
점심을 조선족 식당에서 먹고 형님이 노동국(취업비자 관련)에 여권을 찾으러 가기 전에
발 마사지나 받자며 함께 안마소에 갔는데
가격은 싼데 안마를 잘 못하는 것 같다...형님도 별로 못한다고 한 소리 하신다.
 
형님은 저녁 9시 기차로 연길에 가시는 지라
남는 시간에 집에 와서 인터넷을 하게 해드리고 DVD틀어 드렸는데
재미없다고 주무신다. 나도 옆에 누워 부족한 잠을 청했다...
 
저녁에 일어나 조선족 식당에 가서 감자탕을 시켜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조선족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 싫어하냐는 질문에
조선족 중에 한국 가는 사람들이 한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도 있고
몇몇 한국 사람들이 조선족을 무시하는 행태에도 문제가 있다고 하시면서
쉽게 풀릴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하신다.
게다가 이번에 강제출국 때문에 문제가 있었던 것도
중국 정부, 한국 정부, 조선족 자치구....이 문제가 그리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하신다.
또 만약 조선족에게 한국국적을 취득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국적 취득하게 해달라는 사람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한다.
 
그리고 이번에 평양에서 형수님 친척분이 오셨다고 하시는데
평양에서 연길에 오는 게 예전에 까다로웠는데 지금은 좀 완화되었다 한다.
하지만 완화가 되어도 까다롭긴 매 한가지.
그리고 이렇게 한 번씩 나오는 이유는 금전적인 도움을 받아서
돈을 가지고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라는데
북한의 경제 실정은 정말 힘들어 보인다.
중국에서는 쌀 1근(500g)이 1원(150원)인데 북한은 100원(북한돈)이라 한다.
북한 돈 100원은 중국돈 1원과 매 한가지라 하는데
쌀 1근에 100원하고 월급은 약 2,000~3,000원 정도 한다고 하니 정말 어렵게 사는 것 같다.
 
원불교 동기들 소식도 듣고 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헤어졌다.
 
형님이 춘절(설날)에 혼자 지내기도 그럴테고 하니 연길로 오라 한다.
한국 후배들, 중국 친구들과 춘절 때까지 함께 지내고 놀다가
그 이후에 와도 좋다고 그러신다. 여긴 춘절 휴일이 7일이니...
하긴 형수님도 뵙고 싶기도 하고 형님 딸 옥결이도 보고 싶다.
상황봐서 불편해하지 않으시면 한 번 들려보고 싶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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