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4일 토요일

길림 송화호

충훈, 명은, 원희, 강산이와 함께 송화호수(쏭화후)를 다녀왔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빠오처(차를 한대 빌려 이동하는 것)를 해서 다녀오려다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고속버스를 타고 갔다.
송화호는 길림성 내 길림시에 있다.
장춘은 길림성의 성도다. 즉 한국으로 말하면 도청소재지 정도?
그러니까 내가 살던 고향으로 말하면 전라북도 내의 전주가 장춘이라면
길림시는 익산 정도가 되는 것이다.
장춘에서 길림까지 고속버스로 가는데 2시간 정도가 걸렸다.
그리고 장춘에서 송화호까지 가는데 약 50분, 거기에서 배를 타고
유원지 비슷한 곳까지 가는데 1시간 반.
대략 장춘에서 그곳까지 가는데 약 4시간 좀 넘게 걸린 셈이다.

송화호가 멋있다고 그래서 얼마나 멋있나 했더니 그냥 호수다.
한국에 있는 여타 호수보다는 커서 마치 바다를 연상하게 하지만
그냥 배타고 풍광을 구경하는 것이고 배에 내려서 이것저것 관광상품을 사고(보기엔 조악한...)
밥을 먹고 돌아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뱃놀이를 즐겨하는 것 같아 친구에게 물었더니
아마도 중국사람들은 내륙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서
강, 호수, 바다를 제대로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 그런 것 아니겠냐고 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작년에 중국을 여행할 때도 유독 뱃놀이를 즐겨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땅이 넓으니 그 땅의 혜택을 다 못누리는 사람도 많이 생겨나는가 보다.
강 건너편까지 가는데 1시간 반을 소요해서 갔는데 사실 볼 것도 없고
그렇게 오느라 점심도 먹지 못한 상태여서 모두 합의하에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갈 때는 시간이 덜 걸리는 쾌속정을 타고 갔다.
건너갈 때 타고 간 배는 왕복 일인당 24원 정도 였는데 쾌속정은 편도 일인당 20원이라 한다.
그래도 배가 고파 쾌속정을 타고 다시 건너와서 식당에 들어갔다.
연어 한 마리와 송화호에만 산다는 특산 물고기, 그리고 다른 음식 몇 개와 백주, 맥주를 간단히 먹었다.
장춘으로 돌아오는 것도 시간을 아끼기 위해 택시를 빠오처했다.
장춘까지 가는데 약 2시간 못걸렸는데 180원이 들었다.
와서 또 저녁먹고...음...오늘은 차 타고 다니며 소비한 시간이 너무 많다.
그래서 그런지 피곤하기도 하고 저녁먹으면서 모두들 힘들어하는 기색이다.
 
집으로 돌아오며 내가 사람들보다 걸음이 빠른 이유를 생각했다.
나와 함께 걷는 사람들 대부분은 내가 걸음이 빠르다고 하는데 왜일까.
성격이 급한 것일까? 다른 사람들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탓일까...
천천히 걸으면서 사실 볼 것도 많고
게다가 중국친구와 얘기하는 것을 옆에서 들어도 되는데 왜 그럴까...
별 것도 아닌 일 가지고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오늘따라 생각이 많다.
툭툭 털어버리며 삶을 살고 싶은데 자꾸 생각은 많아만 간다.
삶에 대한 미련이나 집착이 많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무엇때문에 집착이 많고 무엇때문에 급해지는 것일까...
그러고 보니 내가 지닌 성격과 행동들 중에 참 좋지 못하고 옳지 못한 성격들이 많다는 생각도 든다.
나를 궁지로 몰아가는 성격과 행동들은 고쳐가는 것이 삶을 더 풍요롭게 할 것임엔 분명한 일인데...
 
마음 챙겨질 때마다 느리게 걸으며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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