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7일 화요일

다름과 같음

학교에 가서 지아지아오 받고 난 후에 원희랑 명은이랑 함께 북방시장에 가기로 했다.
겨울 준비할 겸 조금 두터운 바지와 겉옷으로 입을 옷을 좀 사기로 했다.
명은이는 새로 이사갈 집에 화장대가 없어서 화장대를 사기로 했다.
지아지아오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오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내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줄 알고 오지 않았단다. 참 이상도 하지. 일요일만 수업이 없다고 그랬는데 그 다다음 날인 오늘은 전화가 없으면 당연히 수업이 있는 것 아닐까?)
그래서 원희 지아지아오가 수업하는 옆에 앉아서 그냥 듣기만 했다.
들리기도 하고 들리지 않기도 하고 부담없는 틈을 타서 크로키도 몇 장 하고...
수업 후에 원희랑 명은이와 강산이(도 왔다.)를 만나서 시장으로 갔다.
여기 사람들은 옷을 처음부터 두껍게 입지 않고 내복부터 차근차근 입어나간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두꺼운 옷이 보이질 않는다.
명은이랑 강산이는 화장대를 보러 가고 원희와 함께 옷을 고르러 다녔다.
윗옷은 결국 찾지 못하고 바지만 하나 샀는데 처음에 70원을 부른다.
눈치를 보니 우리가 한국말을 하고 있으니 바가지를 씌우는 것 같다.
40원 아니면 안산다고 우겼더니 알았다고 한다. 사고 나니 더 기분이 안좋다.
더 깍을 수 있었는데...
 
장을 다 보고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가 나왔는데
원희와 명은이가 의견대립이 생긴다.
내가 들어보니 둘다 나에게 조언을 해주다가 그리 된 것인데 둘 다 맞는 얘기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것은 아니었는데 말이 말을 낳고 오해를 낳고 그리되나 보다.
살면서 누군들 그런 경우가 없었겠는가.
내가 개입되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 객관적으로 보인다.
혹여 나도 그러한 상황이 생길 경우에 되도록 객관적 입장을 견지해야 할 터이다.
다른 것은 자세히 보면 같은 지점이 보이고
같다고 느끼는 것도 자세히 보면 다른 지점이 보인다.
다름과 같음을 어떻게 수용해서 이해하고 취사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일 터이다.
 
다름과 같음의 사이에... '무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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