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5일 일요일

사람을 보는 기준? 가치?

친구와 함께 VCD도 사러 가고 지금 집에 필요한 몇가지 물품을 사러 돌아다녔다.
장을 보고 돌아오면서 서점에 들려 중:중사전도 하나 사고(친구가 선물해줌)
저녁을 먹으러 '용수산'이라는 한국음식점에 갔다.
(원래 '아지트'라는 곳을 가려 했는데 내부수리 중이란다. 후배들은 김치를 이곳에서 사다 먹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어서오세요'라는 한국말이 들린다.
우리가 첫 눈에 보기에도 한국사람처럼 보였나보다.
충훈이가 강산이 한국음식 대접을 하고 싶다고 온 식당이어서
강산이가 제일 좋아한다는 삼겹살(한 판-1인분에 20원)과 진로 소주(1병에 25원)를 시켰다.
그리고 쭈꾸미 볶음(25원)과 짬뽕밥(12원)도 시켰다.
술은 한국보다 비싸고 요리는 한국이랑 비슷하고 밥은 한국보다 싸다.
그래도 오랫만(?)에 삼겹살에 짬뽕국물에 김치를 비롯한 밑반찬에 소주를 먹으니
기분 좋다.^^
 
복무원(일하는 사람, 종업원)에게 어설픈 중국어도 뭘 좀 부탁하려고 버벅대니까
'조선말로 하세요'라고 한다. 헉~! 순간 모두가 웃었다.
한국 식당에 와서 중국어로 얘기를 하니 그 복무원이 답답했었나 보다.
보통 조선족 식당이라 해도 한족 복무원이 많은데
이곳은 대부분이 조선족이고 몇 몇이 한족인가 보다.
 
중국사람들도 많이 오고 가격이 비싼데도 많이 오는 걸 보니
한국 음식이 매력이 있긴 있나보다..
물론 대부분은 중국음식이 맞지 않는 한국 유학생들이지만...
 
 
조선족을 보면 왠지 더 잘해야한다는 그리고 실수안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박적으로 든다.
워낙에 몇 몇 한국사람들이 조선족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일도 많았고
연변에 사업차 간 사람들이 현지처를 두고 사생아를 양산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조선족은 한국사람들을 무척 싫어한다는 얘길 들었었다...
물론 모든 조선족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끼리
그렇게 서로 못잡아먹어 안달인 게 못내 서글프다.
작년에 연변에 갔을 때도 느낀 거지만 대체로 참 소박하고 착한 사람들인 것 같은데...말이다.
연변에 있는 영덕 형님도 한국인 때문에 생겨난 사생아 셋을 한동안 키웠다고 했는데
이런 저런 문제들이 많이 산재해 있는 듯 하다...
조선족 말투를 흉내내었던 개그맨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한국사람들에게 그들은 같은 눈높이가 아닌 눈 아랫사람인 듯 하다.
물론 지금은 많이 변해가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빈부의 차이가 사람의 높낮이까지 결정하게 되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영국에서 1년 공부하고 왔다는 후배 원희와도 얘기를 하며 느낀거지만
영국사람들을 비롯한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들은
사람의 겉모습보다는 사람 그 자체를 본다고 한다.
무척 검소하고 떨어진 옷도 기워입고 다니는 일이 부끄럽지 않은...
그래서 사람 살기에는 참 좋은 환경이란 이야기들...
 
가진게 있고 없고의 차이보다는 마음 씀씀이의 차이가 사람을 보는 기준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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