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29일 일요일

가난한 대통령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축적은 당연한 일이고 재산이 많다는 것은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이므로 비난받을 수 없다. 가난한 자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가난할 것이다. 부자인 자들 역시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부(富)를 축적했을 것이다. 부자들이 가진 최소한의 공통점은 '아마도' 부지런함이지 않을까.

그런데 지극히 개인적인 바람인데 대한민국 대통령은 가난했으면 좋겠다. 부를 축적한 사람은 (다른 생각하지 않고) 그냥 열심히 경제활동하고 계속 부자로 살면 좋겠다. 경제활동을 열심히 해서, 스스로 부지런하고, 자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부자가 된 사람들은 돈을 번다는 것에 '관성'이 붙게 마련이다. 가끔씩 자신이 모은 전재산을 사회에 기부, 환원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돈을 조금씩조금씩 열심히 모아 큰 재산을 형성했고 재산을 기부, 환원하기 전에도 꾸준히 남을 위해 애를 써왔다는 점일 것이다.

재산을 축적하던 관성이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 자신의 재산을 완전히 국가, 사회를 위해 내놓는 대신 그 부를 좀 더 불리거나 함께 같은 계층, 부류에서 교류하며 친하게 지냈던 이들의 이익을 대변할 확률이 (가난한 대통령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결코 보통의 국민들 편에 서서 사고(思考)하거나 행동할 수 없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다시 말하지만 '부자'는 그 어떤 비판이나 비난을 받을 이유가 없다. 그들이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리가 있다면 처벌을 받을 테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들이 '부자'라는 이유로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비판,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조금 더 생각해보면 가난한 대통령 외에 가난한 국회의원이 대한민국의 정치를 담당했으면 좋겠다. 이유는 역시 같다. 부자와 빈자(貧者)를 구분할 수 있는 분기점은 대체 '얼마'며, '몇 채'며, '몇 평'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대통령, 지금의 국회의원들이 가진 그것보다 10분의 1이라면, 100분의 1이라면 될 것 같다. 가진 걸 지키려고 벌벌 떨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 더 가진 자들과 인맥 네트워크가 없는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이 된다면 그들이 내놓는 정책은 어떨까. 지금과 별 반 다를 게 없을까. 아니면 최소한 보통의 국민들이 원하는 실리적이고 합리적인 정책들을 내놓을 수 있을까.

당연히 가졌다/가지지 못했다를 가지고 일국(一國)의 대통령, 국회의원의 자격을 운운하는 게 과한 상상인 걸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李대통령 재산 357억원 1위', '대법관 평균 재산 23억원…대법원장 46억 1위', '대통령까지 재산공개 고지거부, 방송3사 비판이 없다'같은 내용을 읽어보면 상상에 바람을 품게 된다.

2009년 3월 27일 금요일

임창용, 공무원과 월급, 고래의 노래, 새학기 증후군

  • 재밌고, 고개가 끄덕여지고, 여러 면을 생각할 수 있는 임창용을 위한 변명 ….. 글 내용 중 한 귀절 '태어나지 않았으면, 죽지도 않았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세밀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결과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임창용, WBC, 결과, 태어나지 않았으면 죽지도 않았다)2009-03-27 13:41:25

  • 블로그에 공무원 월급을 공개한 시장… 일본큐슈 아쿠네市에서 일어난 상황. 부럽다. 공무원의 월급을 낱낱히 공개한다는 걸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을지언정 난 공개에 찬성한다. 공무원의 월급은 국민 모두의 세금으로 지급되는 것이기 때문이다.(공무원, 월급, 공개, 일본, 큐슈, 아쿠네)2009-03-27 13:43:52

  • 정치인을 포함한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누구나 기피해야 할 지극히 투명하고 힘든 직업이 되어야 한다. 얼렁뚱땅 철밥통을 꿰차고 앉을만한 직업이 아니라 정말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은 사람만이 자원해서 업무를 수행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공무원, 철밥통, 봉사, 자원)2009-03-27 13:45:48

  • 고래의 노래는 무척 감동적이다. 호주의 광고라는데 마지막 문구가 가슴을 울린다. 'When it comes to comunication, Anything is possible : 소통이 되는 순간, 무엇이든 가능하다' 소통없는 세상에서 산다는 건 얼마나 외롭고 힘든가.(Whale song, 호주, 광고, 소통)2009-03-27 14:29:44

  • 10세 미만 아이들의 “새학기 증후군”, 복통을 호소하여 꾀병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실은 학업, 학원, 과제로 생긴 스트레스성 복통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은 '애들'을 잡는 나라임에 틀림없다.(새학기 증후군, 스트레스, 복통)2009-03-27 21:37:13

이 글은 자유인님의 2009년 3월 27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동사서독 최종판 : 东邪西毒 终极版



왕가위 감독이 15년 전 무협영화의 경전으로 불려왔던 '동사서독'을 들고 다시 나타났다. 당시 장국영, 임청하, 양조위, 장만옥, 유가령, 장학우, 양가휘, 양채니 등 엄청난 스타배우들이 참여했던 '동사서독'은 중국 무협영화의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그로 인해 1994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예술성취특별상과 촬영상을 받기도 했다.

왕가위 감독은 15년 전의 낡은 필름을 4년 간에 걸쳐 수정하고 보완하여 '동사서독 최종판'을 내놓았는데 과정 자체가 엄청난 작업이었다고 한다. 작업시간도 시간이지만 이미 오랜 시간이 흘러 필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기 때문에 그 조각들을 한데 모아 수정작업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한다. 새로운 영화 4편 이상을 만들어 낼 시간이 걸렸다니 노력이 대단하다. 어쩌면 이미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마음 속에 남아있는 영화를 다시 손댄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한 컷, 한 씬 만지고 다듬는 과정 속에서 인물들이 새롭게 재탄생되고 공간이 새롭게 열리지 않았을까. 등장인물 중에 장국영만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 '동사서독 최종판'을 보게 된다면 많은 감정이 생겨날 것 같다.

'동사서독 최종판'은 화면이나 사운드의 퀄리티가 높아진 건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화면들도 새롭게 편집해서 추가했으며 프랑스의 유명한 특수효과회사 BUF를 초청해 새로운 화면효과를 디자인하고 삽입했다고 한다. 음악부분에 있어서는 화교 첼로리스트인 요요마(马友友)가 담당했으며 영화를 위해 새로운 음악들을 녹음했다고 한다. BUF도 스피드 레이서, 다크 나이트 등 굵직한 영화의 특수효과를 담당했었으니 영화를 손질해 다듬는 모양새는 잘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요요마의 음악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워낙 뛰어난 음악가니 음악 역시 기대된다.

4년에 걸쳐 수정, 보완 작업을 진행한 '동사서독 최종판'은 칸영화제 개막 일주일 전에 마무리가 되었으며 새롭게 수정, 보완한 화면은 마치 유화와 같은 효과를 갖게 되었고 색채 또한 보다 더 선명해지고 아름다워졌다고 한다. 유화같은 효과라니 내 기억 속 '동사서독'의 거칠고 몽환적이고 건조한 느낌과 잘 어울리는 형식이 아닌가 싶다. 사운드는 5.1채널로 재작업이 되어 감동적인 사운드효과를 전달해 줄것이라 한다.

새롭게 수정된 '동사서독 최종판'의 달라진 모습은
1. 러닝타임 93분(원본보다 조금 짧아졌다)
2. 영화 전체를 디지털 처리했으며 화면 색채는 좀 더 선명해지고 화려해졌다.
3. 영화 시작이 조금 달라졌는데 폭풍 중에 거대한 황색의 달빛을 추가했다.
4. 두 개의 전투장면을 완전히 없앴기 때문에 영화 속 마적의 등장은 이젠 볼 수가 없게 되었다.
5. 영화 시작과 끝의 타이틀이 다르다.
6. 영화 속 삽입곡도 수정을 했기 때문에 몽환반의 음악 역시 삭제되었다.
7. 2-3개 정도의 씬에 변화가 생기는데 예를 들자면 장만옥이 연기한 연인부분, 그녀의 신혼 밤 씬이 조금 길어졌다.
8. 영화 속 배경에 4계절을 집어넣었다.
9. 석양무사의 사방으로 튀는 선혈이나 탄식 등은 훨씬 더 정교해졌다.(디지털 처리를 했다)
....등등 이라고 한다.

오리지널이 15년 전 영화라니 정말 오래 전이긴 하다. '동사서독'은 독특한 세계관, 독특한 무협형식, 몽환적인 분위기, 우울한 정서, 건조한 화면, 두근거리는 인물 등의 수 많은 요소로 영화를 보는 내내 느낌이 참 좋았다고 기억한다. 새롭게 꽃단장한 '동사서독 최종판'의 내용이 오리지널과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느낌은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어떤 모습으로 나왔는지 궁금하다.



'동사서독 최종판 : Ashes of Time Redux'


'동사서독' 오리지널


영상을 보고 있으니 장국영이 그립다. 그의 눈빛, 그의 음성, 그의 미소. 아직도 '영웅본색'에서의 장국영과 '백발마녀전'에서의 장국영, '천녀유혼'에서의 장국영이 잊혀지지 않는다. '동사서독'의 느낌은 '영웅본색'과 '백발마녀전'의 장국영이 혼합된 느낌이랄까.




링크:

资料:影片《东邪西毒修复版》影片幕后
《东邪西毒修复版》
크리스토퍼 도일과 양조위 인터뷰 - 중국어
장국영(张国荣) 이미지

MBC 100토론, 허구연, 김성한, 배칠수에 대한 짤막한 감상

■ 허구연 해설위원의 생각과 말이 빛났다. 허구연은 사투리가 강하고 말이 (아주) 조금 많은 것 같긴 하지만 야구에 대한 생각, 야구에 대한 미래, 과거에 대한 반성 등은 그 누구보다도 빛이 났다. 특히 과감히 공무원과 정치인을 까는 발언은 그 어떤 발언보다도 속이 시원했다.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고 있지 않았나 싶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시간이 없어 답답해 하는 그의 표정에서 속시원히 모든 걸 말하고 깔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겠다 싶다.

내가 WBC 야구 중계를 볼 때 MBC 중계방송을 고집했던 건 다름이 아니라 허구연 해설위원의 분석과 예상 적중에 대한 신뢰 때문이었다. 다른 해설자들은 뒷북을 치거나 경기내용의 변죽만 울리는 데 반해 허구연은 때론 감독의 입장으로 때론 선수의 입장으로 때론 관중의 입장으로 해설을 하고 분석을 하고 예상을 했다. 그래서 야구를 재밌게 관전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암튼, 오늘 100분토론의 허구연 해설위원의 발언은 그의 야구에 대한, 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고민을 들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명쾌한 발언들로 인해 허구연에 대한 의외의 발견을 한 기분이었다.

* 허구연의 쓴소리 단소리 - 다음(DAUM) 스포츠


김성한 수석코치는 내가 어릴 적 해태를 좋아하고 있을 때 잘생긴 얼굴에 오리 궁둥이로 실력이 뛰어난 선수로 기억을 하고 있다. 김성한에 대해 인상에 강하게 남는 한 장면이 있는데 (내 기억이 맞다면) 당시 1루수를 보고 있고 있던 김성한이 갑자기 투수로 교체가 되어 마운드에 서서 공을 던지는 장면이다. 그는 투수로서의 역할을 120% 이상 아주 제대로 해냈다. 그런데 김성한이 투수로, 타자로 활약을 하면 남긴 기록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참고: 타자 김성한 vs. 투수 김성한)

100분토론에서는 후덕한 얼굴로 순수하게 선수들의 입장을 전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데 조금 어눌하긴 하지만 '착한? 진심'이 묻어나오는 듯한 느낌. 현장의 소리를 좀 더 많이 전해주고 더 좋은 경기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


배칠수는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를 들으면서부터 좋아하게 되었다. 헬스관장으로 몸도 좋은데 사회인 야구를 10년이나 해왔다고 한다. 야구에 대한 생각, 의견, 이해는 전문가 수준인 듯 하다. 꽤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30대 아저씨. 그러고 보니 인터넷에서 튜닝카로도 유명하지 않았나 싶다. 다양한 방면으로 재능이 넘치는 배칠수. 지금껏 100분 토론에 나왔던 연예인 중 가장 개념탑재가 잘 된 연예인이 아닌가 싶다.

배칠수의 2mb 성대모사를 더불어 정치풍자, 사회풍자를 라디오 뿐만이 아니라 TV에서도 보고 싶은 바람이다. mb치하에서는 불가능하리라 생각되지만. 성대모사의 최고봉.





부록: 정종철, 성진환의 성대모사

이연걸의 One Foundation (壹基金), 그리고 배우의 기부문화

자선활동의 대가인 성룡과 더불어 이연걸 역시 자선활동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인물이다. 성룡과 이연걸은 서로 호형호제하는 절친한 관계면서 경쟁적으로 보일만큼 왕성한 자선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두 인물의 자선활동에 대해서는 그 전에도 소식을 접했었기 때문에 특별히 새로운 건 아니다. 다만, 이번에 이연걸의 블로그에 들렀다가 재미있는 영상을 보게 되어 'One Foundation:壹基金'에 대해 조금 더 찾아보게 되었다.


다보스 포럼(Davos Forum)에서의 이연걸

그러니까 'One Foundation:壹基金'은 이런 거다. 1인 + 1위안 + 1개월 = 1개 가정의 개념, 즉 매 한 사람이 매월 최소 1위안을 기부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역량은 작은 기부로 하여금 큰 기부가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든지 가정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One Foundation:壹基金'은 중국 적십자회의 '이연걸1기금계획'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중국 적십자회의 박애(博愛)대사(大使)였던 이연걸의 발의로 이루어졌다. 2007년 4월 19일, '이연걸1기금회계획'은 베이징에서 시작되었고 현재 중국 적십자총회 기구 중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자선계획이며 전문방안이라 할 수 있다.


이연걸의 이런 자선활동은 'TIME'에도 소개가 되었고 2008년 12월 3일 홍콩에서 개최된 'Clinton Global Initiative'에서도 이연걸은 '재난후재건팀(灾后重建小组)'의 팀원으로서 대표발언을 하기도 하는 등 여기저기에서 열심히 'One Foundation:壹基金‘ 홍보 및 자선활동을 하고 있다.

조직구조 소개

'One Foundation:壹基金‘에 기부를 하고 싶다면,
중국인(혹은 중국어가 가능한 사람)이 할 수 있는 방법

외국인 하는 방법이 있다.

위안화로 기부하는 건 1원(한화 약 220원?)부터 시작하는데 달러는 20달러부터 시작한다. 중국인민들에게 보다 실효성있는 기부를 끌어내기 위한 방편이라 생각된다. 솔직히 한 달에 1원(위안화)은 '껌값'에 불과하다. 만약 한국에서도 이런 식의 기부활동이 시작된다면 1인당 100원이라고 할 때 1,000만 명일 경우 10억 정도가 모이게 된다. 이 금액이 매달 모여진다면 식사를 거르는 아이들, 독거노인, 노숙자 등 사회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큰 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사실, 이연걸, 성룡 정도 '급'되는 배우들은 그야말로 '월드스타'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기부, 자선활동에 대한 파급력이나 동원력은 상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연걸의 'One Foundation:壹基金‘을 간단하게 소개하려고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이연걸의 블로그에서 자선기구에 대한 내용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려진 건 국내 유명배우들의 활동이었다. 물론 문근영, 김장훈처럼 알게 모르게 기부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조직적으로 꾸준히 기부를 하는 소위 '국민배우'나 '대배우'나 '인기배우'나 '월드스타'는 없지 않나 싶다.(개인적으로 다 조사를 해 본 것은 아니고 접하는 소식만을 가지고 주섬주섬 이야기하는 것임)

언젠가 모모씨와 한국의 '스타'들에 대해 담소를 나눌 때 그들의 사회적 참여,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물론 안티 행위, 악플 행위, 사실왜곡행위가 그야말로 세계 넘버 one인 나라에서 그들의 사회적 참여가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배우들은 사회적 행위에 대해 무척 소극적이다. 예를 들어 정치성향을 드러내는 건 한국에서는 매장당하기 딱 좋고, 개성있게 무언가를 추진한다면 수 많은 음해와 악플에 시달려야 할 것이 분명한데 누가 어떤 행위를 당당히 할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상황이 아무리 그렇더라 하더라도 한국에서도 '배우', '스타'들이 그들의 명성에 걸맞는 활동을 하면 좋겠다. 한국에도 이연걸, 성룡 못지 않은 문근영, 김장훈이 있다. 최소한 그들의 활동만큼은 단 한 건의 악플에도 시달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고 그들의 활동 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스타', '배우'들이 자신들의 명성으로, 팬들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힘'과 '재력'의 일부분을 뜻있는 곳에 사용하게 되길 바랄 뿐이다.


NBC의 'Today Show'에 소개된 이연걸의 'One Foundation:壹基金‘

Visit msnbc.com for Breaking News, World News, and News about the Economy



참고: 이연걸일기금계획


[sense datum] - 성룡은 친구들 생일 선물로 무엇을 줄까?

2009년 3월 26일 목요일

우리은행, 이체 수수료 올리다.

얼마 전에 우리은행으로부터 메일을 한 통 받았다. 메일제목은 "이체 수수료 면제받는 방법"(캡춰를 못해놨다)이었다. 제목을 봤을 때는 '아, 경기가 좋지 않으니 여러가지 방법으로 이체 수수료를 면제받게 해주려는 배려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 내가 순진했다. 아니, 어리석었다.


위와 같은 내용으로 이체 수수료 변경이 된단다. 기존의 면제였던 것을 마치 생색이라도 내듯 굵은 글씨로 다시 면제로 적어놨다. 애초에 수수료를 받으려고 했는데 그냥 놔뒀기 때문에 굵은 글씨로 표시해 둔 것이었을까. 그리고 이체 수수료가 300원에서 500원으로 모두 올린 부분을 보면 50만원 미만 결제, 전월평잔(평균잔액) 10만원 미만에 한해서다. 웃겨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결국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일반서민들에게 다 떠넘기겠다는 심보다. 게다가 전월평균잔액 10만원 미만인 사람은 무슨 죄인가. 수수료를 올리면서도 그 부담을 역시 고스란히 돈 없는 사람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인터넷뱅킹 타행수수료 면제받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놓은 걸 보면 기도 차지 않는다. '최근 3개월 우리은행 개인신용카드 결제 합계금액이 50만원 이상인 우리은행 결제계좌에 대하여'가 그 단서다. 역시 돈을 아끼려고 하는 서민들에게 수수료를 부가하겠다는 소리와 마찬가지다. 또한 '우리닷컴통장의 전월 평균잔액이 10만원 이상인 우리닷컴통장계좌에 한해서'란다. 난 닷컴통장을 쓰고 있는데 처음 닷컴통장을 개설했을 때는 저런 제한조건이 없었다. 인터넷 뱅킹(및 텔레뱅킹)시 무조건 무료였지 평균잔액 운운 따윈 없었다.

출금시 내는 수수료, 이체시 발생하는 수수료는 예전부터 너무 과하다고 지적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절대로 수수료 문제는 양보라는 게 없다. 오히려 은근슬쩍 100원, 200원씩 올려받고 있다. 은행과 ATM, 인터넷, 전화를 이용해 금융거래를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이 슬쩍 받아챙기는 300원~1000원 이상의 수수료는 이미 엄청난 금액이 되고 만다. 그런데 경기가 좋지 않아 죽는 소리를 하는 마당에 다시 수수료를 300원에서 500원으로 올리려고 하고 있다.

다음(DAUM)도 그랬지만 저들(우리은행을 포함한...)은 MB식의 떠넘기기 방식을 너무도 쉽게 배우고 은근슬쩍 넘어가기 방식도 너무 적극적으로 배우는 게 아닌가 싶다. 정부는 큰 걸 가지고 흔들어대서 서민들을 정신못차리게 하더니 그 틈을 타서 크고 작은 기업들은 작은 걸로 흔들어 벼룩의 간을 내어먹을 태세다. 특히 은행들에겐 아무리 항의하고 건의해봐야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그야말로 '돈 없으면 오지도 말고 이용하지도 마!'다.

다음(DAUM)의 PINO는 사용자들의 부담으로 이루어진다.

다음(DAUM)에서 동영상을 보려는데 동영상 재생이 되지 않고 어떤 문구가 보인다. 'pino'라는 걸 설치하라는 것. 새로운 서비스가 나온 줄 알고 일단 설치를 위해 클릭을 했는데 약관 및 설명 등을 읽어보다가 '사용자 PC자원을 사용'하겠다는 문구를 보고는 바로 취소 버튼을 누르고 빠져나왔다. 그 후부터 보고 싶은 동영상이 있어도 pino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볼 수가 없다.

출처: http://notice.tistory.com/1282

다음에서는 '그리드 딜리버리'기술을 사용한 pino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으면 동영상을 아예 볼 수 없도록 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티스토리 사용자들 역시 pino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으면 자신이 올린 동영상조차도 볼 수 없다. '그리드 딜리버리' 서비스는 사용자들의 PC자원을 사용해 동영상을 부드럽게 재생해준다는 것인데 사용자들의 PC자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당연히 사용자들은 자신의 PC 속도가 느려지는 걸 감수해야만 한다.

출처: http://notice.tistory.com/1282

난 컴퓨터 관련, 인터넷 관련 서비스나 기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다만, 사용자 PC자원을 사용한다는 걸 보니 e-donkey나 flashget이나 torrent같은, 예전 소리바다와 같은 서비스인가 싶다. 내가 인터넷에서 어떤 파일을 다운받으려고 할 때 내 PC자원을 함께 쓰게 하는 서비스 말이다. 그런데 이런 서비스들은 (지금은 모르겠지만) 자신의 PC자원을 사용할지 말지에 대해 선택권이 있었다. PC자원을 사용하도록 설정하면 다운로드 속도가 조금 더 빨라지고 PC자원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면 몇 시간이면 다운받을 걸 3박 4일이 걸려서 다운받게 되어있었다. 그러니 집을 비우는 날이면 PC자원 설정을 on으로 해놓고 집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다운을 받을 때면 설정을 off로 해놓으면 됐다. 그런데 다음의 pino는 아예 그런 방법조차가 없다. 프로그램을 설치하던지, 동영상을 보지 말던지 둘 중 하나다. 불합리하다고 느껴도 방법이 없다. 버퍼링으로 버벅대거나 중간중간 끊기는 동영상조차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자신들의 서버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이런 서비스를 실행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열심히 돈 벌어서 서버를 구축한 후에 해도 된다. 자신들의 비용 투자에 대한 부분을 사용자들의 몫으로 돌린다. 그리고서는 더 안정적이고 빠른 동영상 감상을 할 수 있을 거라며 '생색'을 내고 있다. 차라리 서비스를 중지하라. 30분, 1시간 짜리 동영상(26분 이상이 기준)이 올라오면 재생이 원활하지 못할 것 같아 사용자들의 PC자원을 '반드시' 써야 한다는 건 무슨 심보일까. 다음 측은 사용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양해를 구한다. 내가 볼 땐 불가피한 선택이라기 보다는 자신들의 손실을 최소로 하면서 그 손실만큼의 부담을 사용자들에게 떠넘기는 건 아닌가 생각된다.

출처: http://notice.tistory.com/1282

조금 벗어나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다음의 이런 행태를 보니 문득 MB정부의 행태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MB정부 역시 폐지 혹은 감면된 많은 세금정책의 부족분을 서민들의 추가부담이나 복지분야의 예산축소로 메꾸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가. 절대 자신의 손에 쥔 건 내놓으려고 하지 않는 심보로 강제적 서비스를 시행하게 된다면 사용자는 울며 겨자먹기로 사용하거나 서비스 제공자에게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2009년 3월 21일 토요일

보이스 블로깅에 대한 생각 두 개.

보이스블로깅, 쓰는 것도 귀찮어? 말로 해봐!

위의 포스팅을 보고 느낀 짧은 생각 두 개.

1. 보이스 블로깅은 전달 방식의 혁신?

말은 글과 달라서 근거를 남기지 않고 허공에 사라지는 것인 경우가 태반이었다.
하지만 보이스 블로깅이 되면 모든 말은 데이터가 되어서 문자와 함께 기록의 도구로 사용되지 않을까.
특히, 개인이 접하는 순간의 상황을 그대로 전할 수 있는 보다 사실적인 블로깅 방식이 될 것 같다.
뉴스의 실시간 전달이 캠코더, 마이크를 통한 녹화, 컨버팅 등을 거치지 않고도 바로바로 기록으로 남겨질 수 있다는 것은 '사건', '사실'을 접하는 데 있어서 새로운 장을 열 것 같다.
생중계라는 방식이 있지만 TV가 아니면 접할 수 없다는 점과 장비규모로 인해 이동성이 편리하지 않기 때문에 핸드폰을 통한 보이스 블로깅은 여러 장점을 지니고 있다.



2. 유비쿼터스 블로깅?

매체의 발전으로 인해 타이핑 -> 보이스 -> 영상 등으로 블로깅의 방식도 진화할 것 같다.
게다가 매체의 융합(컨버전스)이 일어나면서 다양한 컨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블로깅이 될 것 같다.
핸드폰으로 블로깅을 하는 방식에 역시 핸드폰에 달린 캠코더 기능으로 영상 블로깅도 가능해지지 않을까.



* 무선인터넷이 완전히 자유롭게 이루어지지 않는 환경이어서 가끔 좋은 포스트들을 프린트해서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드래그해서 프린트하거나 워드프로그램을 열어 복사, 붙이기를 해서 프린트하는 건 너무 불편하기 때문에 해당 포스트에 인쇄하기 기능이 있어서 누르면 A4 또는 B5로 정갈하게 프린트되는 기능이 있으면 어떨까..하는 생각. 좀 더 욕심을 부리면 rss로 구독하는 사람들의 글을 일주일, 혹은 며칠씩 모아서 한꺼번에 프린트를 해주는 기능이 생기면 어떨까..하는 생각.


2009년 3월 20일 금요일

공무원, 바이엘, 대기업

  • 2000억 R&D센터 유치 무사안일 공무원이 날려 / '무사안일' 공무원, 2000억 R&D 센터 날렸다 기사를 보면… 그러니까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경지를 보여주는 행태가 아닌가 싶다. 멋지다.(R&D센터, 바이엘-쉐링, 이희열 대표, 제약센터, 동아시아 허브)2009-03-20 21:41:37

  • 문제는! 자신의 업무에 소홀한 공무원들에 대한 처벌이나 징계는 늘 가볍다는 게 더 문제다. 시험 한 번 잘 봐서 공무원이 되고나면 평생의 철밥통이 생긴다는 것인가.(철밥통, 공무원)2009-03-20 21:45:33

  • 공무원(정치인 포함)은 일에 대한 책임소재, 도덕성 등에 대해 가장 엄격해야 할 직업군이다. 그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국민의 세금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공무원, 책임소재, 도덕성)2009-03-20 21:45:50

  • 과연 공무원의 잘못으로 2000억 투자유치가 날라간걸까?나쁜기업 바이엘(Bayer)이라는 포스트는 아래 적은 글의 조급함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공무원에 대한 생각은 변함없지만 '바이엘 R&D센터'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반성, 조급함)2009-03-20 21:59:00

  • 기업에 대해서는 늘 신중해야 한다. 특히 (巨)대기업일 경우엔 더욱 그렇다. 초국적, 다국적 기업이면서 자국내에서 최대 기업이면서 존경받고 정직한 방법으로 부를 일궈내고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이 몇이나 될까…에 의문, 방점. 무지해지지 않도록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한다.(기업, 대기업, 경계, 의문)2009-03-20 22:01:22

이 글은 자유인님의 2009년 3월 20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2009년 3월 14일 토요일

박종원 감독의 송어 그리고 이은주

  • 박종원 감독송어가 MBC에서 다시 보게 되었다. 정말 잘 만든 작품이다. 등장하는 배우들도 만만치 않다. 인간의 욕망과 숨겨졌던 폭력과 두려움의 표출, 그리고 인한 분열, 거짓과 진실의 줄타기 등에 탁월한 묘사가 돋보이는 송어. 다시 보는 앳된 이은주가 그립다. 2009-03-14 02:51:13

이 글은 자유인님의 2009년 3월 14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추가::

'송어'에 등장하는 배우들을 보니, 강수연, 황인성, 설경구, 김세동, 이항나, 이은주, 김뢰하, 김인권, 권태연, 박길수 등이다. 당시에는 황인성과 강수연이 주연급이었지만 설경구, 이은주의 연기도 충분히 좋았고 김인권, 김세동의 연기도 볼만했다. 그리고 사냥꾼으로 등장한 김뢰하, 권태연, 박길수의 감초연기도 잘 녹아들었다. 이항나는 시끄럽고 주책없는 아줌마 연기를 잘 해냈다.

연기는 (연극적) 과장이 없지 않고 영화가 산(山) 속 송어 양식장(무대)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서술하고 있어 연극과 같은 느낌을 준다. 한정된 공간, 개방되어 있으면서도 밀폐된 공간인 산(山)은 충분히 연극적 요소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영화에서 배경으로 쓰이고 있는 산은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산이라는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오히려 영화에서는 일반적 느낌들을 더 강하게 끌어내어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산) 안에서 보면 확 트인 공간으로 밖을 보지만 (산) 밖에서 보면 꽉 막힌 공간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중적인 느낌을 주는 산(山)이라는 공간은 보다 쉽게 인간의 이면을 드러내기도 하고 감추기도 한다. 게다가 산을 벗어나는 순간 산에서의 나와 산 밖에서의 나는 완전히 다른 인간이 된다. 산을 한 번이라도 다녀 온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박종원 감독의 전작들을 떠올려 보면 '송어' 역시 다른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주제나 형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여진다. 그러고 보니 박종원 감독들 작품은 다 봤는데 작품 모두 내겐 특별한 느낌으로 남아있다.

미묘한 감정의 골이 점점 커지면서 폭발하는 과정을 여러 사건과 인간관계의 촘촘한 설계로부터 잘 뽑아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송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살한다는 창현(황인성;주인공)의 대사를 통해 어떤 작은 자극에도 이성을 잃고 자멸하고 말 것이라는 영화의 핵심을 표현하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배우들 개개인의 디테일한 연기와 감정변화의 표현들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지막 장면에서 병관(김세동)이 민수(설경구)에게 은행대출 좀 해달라면서 '사냥총이나 구입해서 사냥이나 좀 해야겠다'는 말에 차 안에 타고 있던 민수(설경구), 병관(김세동), 정화(강수연), 영숙(이항나), 세화(이은주) 다섯 사람이 시원하게 웃어제끼는데 가장 씁쓸하면서도 웃기고 섬뜩한 장면이라 생각한다.

특수한 상황,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여러가지 모습을 드러내며 다층적인 인간상을 보여주던 이들이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그 상황에 쉽게 적응하게 되고 자신과 분리시켜 객관적인 시각으로만 접근하면서 오히려 지난 일들과 자신들의 모습을 웃음으로 무마시키고 쉽게 잊으려는 모습 속에서 '한국인의 특질'을 가장 잘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보편적 인간의 모습이기도 하겠지만 특별히 더 한국적인 인간군상의 모습이랄까.

세화 역을 맡은 이은주는 조연으로 등장하지만 오히려 주연들 못지 않은 연기와 스토리 장악을 보여주는데 내 기억이 맞다면 첫 영화 출연이지 않았나 싶다. 이은주는 TV, 영화에서 처음보고 눈여겨 보며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무척 좋아했고 기대했던 배우였는데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게 무척 아쉽다.

고귀해보이기도 하고 약간은 천해보이기도 하며 강해보이기도 하고 약해보이기도 한, 목소리마저 앙칼지기도 하고 애교스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교태스럽기도 하고 섹시하기도 했던 스크린과 브라운관 속의 이은주는 정말 여러가지 모습을 동시에 드러내는 좋은 배우이지 않았나 싶다.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그녀는 '내 안에 너무 많은 나'로 인해 힘들어했을 수도 있겠지만...

가끔은 이은주가 그립다.


나카타니 히토시 이용사의 삶으로부터 몇 가지 생각...

나카타니 히토시의 이야기를 접하며 개인으로서, 사업가로서, 스승으로서, 아버지로서 삶과 사람를 대하는 태도는 많은 울림을 준다. 나누는 방식, 가르치는 방식은 무궁무진하다. 나카타니 히토시의 방식(나눔과 전수 및 독설 등)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의 방식은 수 많은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실천의 방식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도록 한다.

성공하기 전까지는 혹여 자신과 타인에게 혹독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을 보다 완벽하게 이뤄내기 위한, 그 분야의 마스터가 되려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성공 후에 나눈다는 것,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전해준다는 것이다.

물론 성공했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다. 하지만 성공 후에도 나누지 않고 자신을 위해서만 사는 삶이 대부분이 아니던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눔과 전수를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조롱받기 쉽상이다. 나카타니 히토시와 같은 삶과 가치관이 울림을 주는 건 쉽게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성공하지 않고서는 나카타니처럼 사는 건 불가능한 일일까. 나카타니나 홍원장의 삶의 방식이 시스템으로 구체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게 되는 건 요원한 일일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어느 누구도 노력하지 않고 게으른 삶을 살게 될 우려가 있는 것인가. 자본주의가 가진 장점와 사회주의가 가진 장점을 결합시키거나 또다른 시스템이 형성될 가능성은 아예 없는 것일까.

꼭 성공하지 않더라도 가장 최소의 삶으로 최소단위의 개인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나누고 전수하며 살 수 있는 공동체는 분명 실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개인과 국가 사이) 부(富)가 한쪽으로 편중되어 있거나 권력의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에서는 그저 꿈 속의 꿈일 뿐이겠다. 인간의 본능, 혹은 생명의 본능이 균형을 깨트리는 것이라면 실현 가능하다는 생각은 고이 접어둘 수 밖에 없겠다.

그렇다면 지금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나카타니 히토시' 이용사(理容師)에 대한 보충

그는 도쿄에 살며 이름은 '나카타니 히토시' 그의 별명은 '최고의 가위손'. 이발경연대회 2관왕을 차지하며 명성을 얻고 성공해 도쿄 중심가에만 10채가 넘는 빌딩에 재산은 200억원이 넘는다. 나카타니씨는 휴대전화도 없으며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고 그가 사는 집은 제자들에게 숙소로 마련해 준 집보다도 좁고 작다. 대형 미용실이 유행인 도쿄에서 그가 운영하고 있는 미용실은 모두 소규모다. 그리고 그 미용실들은 모두 제자들의 독립을 위해 선뜻 내어주기까지 한다. 그 의 부인은 제자 50~60명을 위한 식사를 준비하느라 하루를 온통 주방에서 보낸다. 그의 아들은 자신의 제자가 오픈한 미용실에서 보조로 일을 하고 있다. 아들은 '이 모든 재산은 모두의 힘으로 함께 일궈낸 것'이라며 자신과는 상관이 없다는 투로 이야기를 한다. 그가 배출시킨 제자는 모두 78명인데 그 이후에도 가끔씩 방문하고 지도하며 챙긴다.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미용실 폐업을 한 사람이 없다. <방송을 보며 내용을 기록>

실패한 인생을 위한 희망의 가위손! 나카타니 히토시. 그의 이발사 양성소에는 독특한 규칙이 있다. 6년 뒤 무조건 독립! 그날을 위해, 새벽 1시까지 혹독하게 훈련에 매진한다. 200억 원이 넘는 재산을 가졌지만, 자신에게는 인색하다. 방 두 칸 에, 가구는 장롱과 14인치 TV가 전부. 하지만 제자들은 그가 소유한 맨션에서 무료로 살고, 식사도 아내가 직접 해 먹인다. 독립할 때 돈이 모자란 제자를 위해 빚보증도 서슴지 않는다. 소유하고 있는 열 개의 가게는 모두 제자들에게 맡겨, 경영 실무를 공부할 수 있도록 한다. 무능한 제자들은 더욱 열정적으로 가르친다. 기업에서는 정리해고 1순위지만, 자신마저 포기한다면 그들은 사회에서 영영 낙오할 것이기 때문. 제자들을 이발사가 아닌, 제 역할을 하는 사회의 일원으로 키우고 싶은 것이 나카타니 선생의 마음이다. <imbc.com에서 발췌>

2009년 3월 13일 금요일

비교vs.비유, 멍청한 진보vs.멍청한 보수, FishDesk 위젯, 나카타니 理容師

  • '비극적으로 살려면 비교만 해라! 즐겁게 살려면 비유를 하라!' - 주철환, 애써 말을 하지 않거나 상황을 피한다면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멋스럽고 여유로운 '비유'를 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여유가 없는 삶일 수록 '비유'보다 '비교'에 목숨 건다.(주철환, 비교, 비유) 2009-03-13 01:02:41

  • '멍청한 진보'는 상대를 공격하다가 결국 자신을 공격하게 되고, '멍청한 보수'는 자신을 보호하려다가 결국 상대를 보호해 주게 된다.(멍청한 진보, 멍청한 보수) 2009-03-13 01:13:21

  • FishDesk(鱼鱼桌面)중국어 간체로 되어있는 위젯이지만 꽤 쓸만하다. 특히 중국 라디오 위젯이 좋다. 다른 것들은 비슷비슷한 편인데 메모리 사용이 적은 게 가장 큰 장점인 듯…(fishdesk, 鱼鱼桌面, 위젯) 2009-03-13 03:52:02

  • MBC “W”에서 소개된 “나카타니 이발소” 이용사 '나카타니'선생. 유명한 이용사이면서 건물을 십수여채 소유하고 있는 갑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정신, 가르침은 또 다른 제자 명인들을 키워내고 있다. 스승, 부자, 개인 등 여러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W, 나카타니, 이용사, 일본) 2009-03-13 23:44:21

이 글은 자유인님의 2009년 3월 13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천장

출처: 노커팅의 인디아고고

떠나는 자의 마지막 보시, 천장(天葬)

이제야 정리가 조금 되어서 뭐라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2004년 4월 5일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면서 목격한 가장 충격적인 이 장면에 대하여.

오래전부터 나는 티벳에 가게되면 그들의 장례풍습인 천장(天葬, 혹은 조장)을 꼭 보리라 별렀으나
시체가 없다 혹은 주말이다 등의 이유로 미루어지다 어렵사리 천장을 보게 되었다.
새벽 5시 30분. 전날 몇 사람을 급히 수배하여 총 7명으로 팀을 만든 우리는  
115위엔씩을 내고 랜드크루저를 빌려 천장장소로 향했다.
'남의 장례식에 가는데 술이라도 한병 사가야 되지 않겠냐'는
한 한국인아저씨의 객쩍은 농담을 흘려들으며 꾸벅꾸벅 졸다보니
어느새 차는 3시간을 달려 사원앞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티벳에선 사람이 죽으면 3일동안 집안에 시신을 안치한 후,
이곳 사원으로 옮긴 후, 기도를 드린 뒤 천장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장례풍습이다.
난 사원을 들르지 않고 일행들과 헤어져 일찌감치 천장장소로 향했다.
아침 일찍 호젓하게 걷고 싶기도 했고 마음을 가라앉힐 겸 해서..

사원 아래로 굽이굽이 돌아진 산길을 올라가는데 길이 두 갈래로 갈라졌다.
어디로 가야되는 걸까. 너무 이른 아침이라 사람도 없고.
망설이고 있는데 머리위로 까마귀들이 한무리 떼지어 날아간다.
그래, 까마귀를 따라가자. 까마귀를 따라 한 20분을 올라가니
넓은 공터가 나오고 몇몇 사람들이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꾸벅 인사를 하고 다가가 물었다.
- 티엔짱? 티엔짱? (천장? 천장?)
나를 쳐다보며 자기들끼리 뭐라뭐라 티벳말로 웃는다.
여기가 아닌가.. 마음이 급해졌다. 여기가 아니라면 얼른 돌아가야 하는데..
티엔짱? 한참 있다가 걔중에 가장 젊어보이는 남자가 씨익 웃으며
뜻을 알아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철조망이 쳐있는 작은 공터를 가르켰다.
'사진촬영금지'라는 푯말이 붙어있는 걸 보니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물었다.
- 요? 메이요? (있어요? 없어요?)
다시 한무더기의 사람들이 낄낄대고 웃었다.
나는 눈 위에 유(有) 무(無)를 쓰고 막대기를 청년에게 집어주었다.
오늘 천장이 있으면 유에 동그라미를, 없으면 무에 동그라미를 치라는 뜻이었는데
그는 땅바닥에 내가 쓴 유, 무를 그대로 받아적고 나와 글자를 번갈아보며 계속 웃는다.
글을 못 읽나보다..
휴.. 한숨이 나온다. 주위를 둘러보니 눈 내린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다.
천장이 이루어지는 곳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여 있고 기운이 맑은 곳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에라. 여기가 아니면 또 어때. 여기서 몇시간 놀다가면 되겠다..싶었다.

나는 계속 티엔짱? 요? 메이요? 못질을 하는 그들 옆에서 촐랑거리며
먹이 구하러 나온 겨울 토끼마냥 발자국을 찍으며 텐트 주변을 빙빙 맴돌고
그들도 일을 하면서 내 말을 흉내내다 눈이 마주치면 낄낄대고 웃고..
그렇게 1시간 반 정도 놀고 있었나.
어디선가 사람들 말 소리가 들리더니 한 무더기의 사람들이 언덕을 올라온다.
함께 온 일행들의 모습이 보이고
그 뒤로 시신을 떠매고 올라오는 사람들..

사람들을 따라 철조망이 쳐진 공터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시체가 3구.
중앙에 들것을 내려놓더니 사람들이 갑자기 분주해진다.
천장사들이 장화를 신고 앞치마를 두르더니 칼을 벼른다.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사진을 찍을 수 없기에 대충 그림을 그리려고 수첩을 꺼내려는데 아무것도 못하게 한다.
찍지도 그리지도 쓰지도 말아라.. 보기만 해라.

10시 30분.
늙은 라마승이 드럼통에 불을 지피는 것을 신호로 칼을 갈던 천장사들이
일제히 앞으로 다가가 시체를 감쌌던 하얀 천을 사정없이 찢어댄다.
벌거 벗겨진 시신이 보이고 천장사가 손을 하늘로 높이 쳐드는가 싶더니
갈쿠리 같은 것을 시신의 머리에 확 꽂는다.
시신이 공중으로 확 들려지더니 이내 시신은 하늘을 향해 뉘어져 있다.
그리곤 능숙한 손놀림으로 배를 가르고 장기를 갈쿠리로 찍어낸다.
한 천장사는 그 시뻘건 장기들을 나무위에 올려놓고 조각조각 새들이 먹기좋게 자른다.
숨이 막힐 것 같았다.
갑자기 나도 모르게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졌다.
툭툭이형이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이리와. 거기 피비린내 나잖아. 왜 거기 서 있어.
마스크를 썼는데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어 마스크는 젖고,..발은 떨어지지 않고..
바로 2미터 앞에서 벌어지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나에겐 너무 낯선 이 풍습을.
천장사들은 발목부터 마치 생선 포 뜨듯이 능숙하게 온 시신의 살점을 벗겨낸다.
그 바로 뒤쪽에선 독수리떼들이 질서정연하게 앉아있다.
마치 백미터 선상의 신호를 기다리는 선수들처럼 조용히.
마침내 살점이 다 발라지자 라마승이 독수리를 향해 뭐라뭐라 얘기를 하면서
장기를 던짐과 동시에 독수리들이 득달같이 날아와 시신을 먹어치운다.
드럼통의 불타는 소리,
독수리들이 한 점이라도 더 먹겠다고 쟁탈전을 벌이며 푸드덕거리는 소리,
한쪽에 쭈그리고 앉은 늙은 라마승의 경문 읽는 소리.
그 광경을 바라보는 티벳인들의 웅얼웅얼 경문소리..옴마니밧메훔..
이방인들의 한숨소리..
일행들은 내려갔다.
나는 눈물콧물이 범벅이 되면서도 한발짝도 물러나지 않고
한 인간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내 망막에 고스란히 담았다.
떠나는 자의 마지막 모습까지 봐줘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체가 살 한점 없이 모두 걸러지고 뼈만 앙상하게 남았는데도
독수리들은 더 먹겠다고 자기들끼리 싸우는 것을 보니
죽은 자의 몸은 한낱 고기덩어리에 불과하다는 허무한 생각이 들었다.
독수리들에 의해 잘 발라진 뼈들과 깃털만 나뒹굴자 천장사가 다시 독수리떼를 쫓았다.
독수리들은 얌전히 물러나 아까 장소에서 다시 조용히 대기한다.
천장사들이 뼈를 주워다가 도마위에 올려놓고 보리가루와 함께 뼈를 쇠망치로 잘게 부순다.
두개골을 내려치는데 그 뼈가 내 신발에 튀어 소스라치게 놀랐다.
천장사가 저벅저벅 내 앞으로 걸어오더니 튕겨나간 뼈를 주으며
나를 한번 무심하게 쓰윽 쳐다 보고는 다시 퍽퍽 쇠망치로 뼈를 가루로 만드는 일에 전념한다.
그리고는 다시 그 뼈가루를 독수리들에게 뿌린다.
독수리들은 다시 일제히 날아와 아낌없이 먹어치운다. 한 조각도 남김없이. 깨끗하게.

1시간 40분.
한 인간의 존재는 완벽하게 사라졌다.

허무하다.
현기증이 났다.
전날 남초호수에 같이 갔던 일본인 친구 토미가 잠깐 앉았다 가자고 제안을 했다.
독수리들이 보리가루로 범벅된 뼈를 먹어치우는 것을 바라보며 우린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내 눈물이 어떻게 된 것인지 이건 우는게 아니라 거의 자동발사 수준으로 주체할 수가 없었다.
소매로 눈물을 훔치고 있는데 한 티벳인이 내 옆에 와 앉았다.
-울지마라. 넌 아까부터 우는 것 같던데. 봐라. 아무도 울지 않는다.
-당신은 안 슬픈가?
-슬프다. 울면 더 슬퍼지니까 울지 않을 뿐이다. 지금 느낌이 어떤가?
-느낌? 잘 모르겠다. 난 지금 무섭고 두렵고 슬프고 충격적이고 괴롭다.
실제로 내 마음은 예리한 면도칼 같은 것으로 심장을 얇게 도려내는 것처럼 마음이 아렸다.


산을 내려오는 길에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거렸다.
하늘을 바라보니 하늘이 참 파랗다.
배가 부른 독수리들이 그 파란 하늘을 선회하다 각자 갈 길로 돌아가고..
나도 갈 길로 가야하는데 자꾸 뒤통수가 땡겼다.
천장쪽을 돌아보고 잠시 기도를 했다.
다음 생에는 부디 원하는 모습으로 태어나세요..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니 모두들 괜찮냐고 물었다.
찻집에 들어가 뜨거운 짜이 한잔을 마셨다.
목구멍으로 뜨거운 것이 넘어가니 난 살아있구나.
이런 염치없는 생각과 동시에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사람들.
그냥 아름다운게 아니라 한없이 아름다운 사람들.
그리고 나서 바코르를 오체투지하며 순회하는 사람들이 예전과 다르게 다가왔다.

시간이 조금 지났다고 그때의 느낌을 말할 수 있을까..
이상하게 천장을 보고 난 이후로 조금 피곤해졌다.
맞다. 피곤하다. 아마 그때의 느낌도 '피곤하다' 였을 것이다.


천장(天葬)관련 중국어 및 사진 (사진 수위가 높으니 미리 경고드립니다.)

2009년 3월 12일 목요일

이상실현의 주체, 개인? 혹은 국가?

이상(理想)의 실현, '서울 이웃 린 치과' 홍수연 원장

이상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홍수연 원장과 뜻을 함께 하는 의사들. 국가가 담당해야 할 일을 개인들이 모여서 하고 있다. 그들은 다른 나라의 이상적 모델을 보고 실현해보자 자신들의 능력과 여유시간을 이용해 '사적 구휼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화가 되었다고, OECD 가입국이라고, 선진국이라고 자랑하는 이 나라에서 국가가 하지 않고 있는 복지에 대해 개인들이 나선다는 건 역설적이고 슬프다. 물론 선진국일수록 기부문화나 나눔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되어 단체, 기업 할 것 없이 사회의 약자를 위해 자신들의 여유분을 나누고 투자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전에 국가는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더욱 정교하고 폭넓게 실행한다. 국가시스템이 국가의 구성원인 개인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개인들은 어디에 하소연을 할 것이며 도움을 요청할 것인가.

홍수연 원장같은 의사들, 기업인들, 교육자들, 종교인들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대한민국의 역설은 더욱 강렬해지겠지만 이러한 개인들로 인해 소외받는 이들이 도움을 받고 그들을 보호하지 않고 있었던 사회시스템이 보완된다면 게다가 정치인, 공무원들이 바짝 정신을 차릴 수 있게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프레시안

"....지금은 누구나 병원을 돈벌이를 최우선으로 하는 '영리법인'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원래 우리나라에서 병원은 법적으로는 공익을 우선해야 하는 '비영리법인'이다. 이런 비영리법인의 모습에 걸 맞는 병원의 모델을 한 번 세상에 보여줄 수는 없을까? 바로 이런 고민을 하다가 아라반드 병원(소개1, 소개2)이 떠올랐다....의사는 최고의 시설에서 최상의 진료를 환자에게 해주고, 환자는 자신의 형편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병원. 이런 병원이야말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용인할 수 있는 병원의 최선의 모습이 아닐까.....더 나아가서 일단 손익 분기점을 넘기는 순간 이 치과를 장학 사업과 같은 여러 가지 공익사업을 할 수 있는 법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 치과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은 마포구를 중심으로 한 사회, 문화, 교육 사업에 쓰이도록 할 예정이다....." - 홍수연 원장

홍원장의 포부와 실천은 그야말로 이상국 건설을 위한 시발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모든 이들이 홍원장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바라는 건 무리인 걸 안다. 하지만 국가에서 시스템을 만들고 보완해 간다면 불가능한 일로만 생각되지는 않는다.

국가가 너무 무른 건지, 국민이 너무 어리숙한 건지 모를 일이다. 아니, 양측의 관심이 다른 곳에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2009년 3월 11일 수요일

박경리와 청계천, 미드? 블루하우스, 인권변호사 조영래

  • [소설가 박경리씨 특별기고]청계천, 복원 아닌 개발이었나! 동아일보에 실린 박경리씨 기고문이다. 당신께서 “차라리 그냥 두었더라면 훗날 슬기로운 인물이 나타나 청계천을 명실 공히 복원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라며 후회하는 내용이 절절하게 다가온다.(박경리, 청계천, 복원, 동아일보, 후회) 2009-03-11 12:17:51

  • 신작 메디컬 미드 '블루하우스' 곧 방영! 닥터 하우스의 <하우스>는 보질 못했지만 재밌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그런데 그에 이어 새로운 메디컬 드라마가 탄생했다고 한다. 닥터 블루하우스의 <블루하우스>! 무려 배경이 한국! 코미디+공포+풍자+활극~~~(미드, 블루하우스, 하우드, 닥터 블루하우스, 한국) 2009-03-11 12:30:57

  • 인권변호사 조영래, 시대의 양심이자 진정한 변호사. 43세에 세상을 떠난 조영래 변호사, 너무 일찍 가셨다. 외람된 생각이긴 하지만 '영화'가 제작되어도 좋을 듯 하다.(인권, 변호사, 조영래) 2009-03-11 15:18:16

이 글은 자유인님의 2009년 3월 11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자살(自殺)이란 이름의 타살(他殺)

연예인, 대학생, 고등학생, 중학생, 초등학생, 기업인, 가정주부, 샐러리맨, 노인 등 남녀노소, 직업불문하고 한국에서는 많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버린다. 대학 등록금 때문에, 학업 성적 때문에, 빚 때문에, 악플 때문에, 우울증 때문에, 생활고 때문에, 병원 치료비 때문에... 그리고 그들이 '자살(自殺)'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죽을 용기로 살아야 한다'거나 '죽을 용기가 있었으면 살 용기도 있지 않느냐'며 안타까움을 호소하고 '망자'를 추모한다.

난 '자살'이란 행위에 대해 반대할 생각이 없다. 물론 찬성한다며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부추기려는 생각은 더더욱 없다. 단지, 자신의 삶을 마감하려는 결단을 존중한다는 것이고 스스로를 파괴할 권리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궤변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스스로의 삶, 스스로의 신체에 대한 결정권은 자신에게 있다. 생명은 부모님이 주셨으나 탄생 이후 스스로의 삶이 서게 된 이후부터는 스스로 결정할 권리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은 엄밀한 의미에서의 '자살'은 절대 불허할 뿐 아니라 자살로 위장된 '타살(他殺)'은 당사자의 책임인 '자살'로 내모는 경우가 많다.

내가 생각하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자살'은 '안락사'와 같은 경우를 말한다. 안락사가 아니더라도 스스로가 삶을 포기하겠다고 판단한 경우라면 그 결정은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어떤 무리의 사람들은 스스로 '고귀하게 죽을 권리'를 주장하는 것 조차도 좋지 않은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극구 반대한다. 때로는 '신(神)'의 이름을 빌어서까지 막아선다. 스스로 삶을 정리할 권리는 막무가내로 무시되어도 좋은 것이 아니다. '죽을 수 있는 권리'가 어떤 이들의 개인적 성취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거부되어서는 안 된다.

자살로 위장한 '타살'이란 건, 우리가 접하는 대다수의 자살 소식이란 죽음의 끝으로 내몰려 벌어진 '타살'의 흔적이란 것이다. 위에 거론한 자살의 이유들 중에 이 사회가 조장하지 않은 게 하나라도 있을까.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살을 접하면 일단 자살을 선택한 사람을 안타까워하고 애도한다. 그리고 그 원인에 대해서 몇 마디 거들고는 나 몰라라 한다. 자살로 몰아가는 원인을 바꾸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은 커녕 지속적인 방치를 통해 '타살'을 하고 있음에도 '자살'이란 표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면죄부를 얻게 된다.

자살을 선택한 이들의 선택(결정)을 존중해줘야 한다. 그리고 죽음의 원인을 사회에서 또는 공동으로 제공한 부분이 있다면 사회의 구성원들은 반드시 그 원인을 찾아내어 하나씩 해결해가야 한다. 스스로의 손에 책임을 쥐지 않는다면 대중은 사회의 '공업(公業)'으로 타살을 하게 되는 셈이다. 사실 이 사회는 원인해결보다는 더 나아가 죽음을 판매하고 죽음을 이용하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악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에 대중은 무감할 뿐이고 쉽게 이용당하고 있다. 스스로가 '공공의 타살'의 일원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시선을 죽음의 뒷편으로 돌려야 한다.

스스로 결정한 죽음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존중할 수 있을 때 '안락사'던 '자살'이던 그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될 수 있으며 삶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sense datum] - ...두고 보도록 하자.

2009년 3월 9일 월요일

영어발음교정, 맛집, 삼성반도체의 두 얼굴

이 글은 자유인님의 2009년 3월 9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2009년 3월 8일 일요일

오바마와 이명박의 차이, 중국의 새로운 스타

  • 오바마와 이명박의 차이는 분명하다. 도대체 이명박은 '구체적'인 게 하나도 없다. 이미지 정치, 말빨 정치에 대중은 너무도 쉽게 놀아난다. 허술한 이미지에 대중 스스로의 꿈과 논리를 보충해주면서 괴상한 꿈들을 꾸고 있다.

  • 최근 중국에서 엄청나게 뜬 인물 小沈阳(Xiao Shenyang), 그야말로 몸 값은 하늘 높은 줄을 모르고 뛴다. 처음엔 500원(인민폐) 정도의 출연료가 지금은 500만원(인민폐) 정도 한다니 눈 뜨고 보니 세상이 변해있을 법 하다.(小沈阳, Xiao shenyang)2009-03-08 23:01:41

이 글은 자유인님의 2009년 3월 8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2009년 3월 7일 토요일

차별, 저널리즘

이 글은 자유인님의 2009년 3월 7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애국이란 폭력, 논의가 불가능한 사회; 생각한줌

노정태님의 글을 읽다가 든 생각 한토막, 국가가 행하는 한 개인에 대한 파시즘, 혹은 다수가 행사하는 개인에 대한 파시즘. 대상이 누구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권력의 행사와 정당성에 대해서 살펴야 한다. 권력 남용 국가의 행위에 대해 쉽게 동의를 하는 건 스스로가 파시스트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행위는 자주 '애국'이란 행위로 쉽게 등치되곤 한다. 그리고 이런 정서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장사치'들이 너무나 많다. 적지 않은 이들이 글의 행간과 주장에 대해서, 또는 앞 뒤 맥락과 정당성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고 어떤 단어에 쉽게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애국자'가 되거나 '파시스트'가 되길 자처한다. '유승준'을 욕하면 애국자가 되고 정당성을 확보하며 유승준에 입국금지 사건에 대해 의견을 내놓고 부당한 점을 이야기하면 바로 ex) '빨갱이', '수구꼴통', '군미필자'라는 낙인같은 게 찍히는 사회에서 '정당성', '합리성', '상식'을 이야기하는 건 과연 쉬운 일인가.


2009년 3월 6일 금요일

김연아, 소문, 무료배송, 대마초, 서경석, 외국어, 미국, 종부세, 선진국, 후진국

  • 미치지 않고서야 한나라당의 이딴 짓을 이해해 줄 사람이 있을까.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는 한나라당에 정식으로 성명(姓名)도용 및 명예훼손으로 항의하고 고발조치하길… 김연아는 강심장이긴 하지만 그래도 '상처'받지 않길….-_-;;

  • MBC스페셜 방송 “최민수, 죄민수, 소문”에서 '나쁜소문'과 '좋은소문'의 전파속도에 관한 간단한 실험을 했다. 사실, 당시 프로그램을 보면서 실험이 너무 간단한데다 소문의 무게에 대한 비교치가 없어서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그에 대한 한 블로거의 이야기

  • 여름하늘님의 무료배송의 함정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당연한 권리를 업계 관행 때문에 찾지 못하고 있었던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 문제가 더 공론화되고 정직한 상도덕이 자리잡길 기대한다. 복수의 제품을 구입하면 반드시 (n-1) X 배송료(택배비)를 돌려줘야 한다!
  • 대마초는 죄가 없다를 읽어보면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대마초는 담배나 술보다 중독성이 약하지만 권력층, 기득권의 이해득실에 따라 법의로 금지를 시켰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없다, 주어진 세상만 있을 뿐이다.

  • 책 제목: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 <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 <대마초는 죄가 없다>

이 글은 자유인님의 2009년 3월 6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가상 현실체험 헬멧 - 상상과 현실

냄새도 느끼는 ‘가상 현실체험 헬멧’ 개발

지금으로부터 10년도 훨씬 더 전에 '게임'을 할 때 어떤 헬멧을 쓰고 팔, 다리에 센서를 부착하고 '버추얼 캐릭터'와 대련을 한다거나 그와 비슷한 장비를 장착하고 가상현실 속 '필드'에 나가 골프를 배운다거나 또는, 역시 비슷한 장비를 장착하고 태권도 등의 무술을 배울 수 있게 될 거라고 상상했다. 물론 나 혼자만 그런 상상을 한 건 아니겠지. 어떤 사람들은 그보다도 전부터 상상하고 구체화시키고 현실화시키면서 현재의 '가상 현실체험 헬멧'과 같은 장비를 개발했을 것이다. 암튼, 그런 상상이 영화 '매트릭스'에서, '마이너리포트'에서 보여지고 wii같은 게임이 등장하더니 이젠 그야말로 진정한 '가상 현실'을 누릴만한 장비가 등장한 것이다.

'가상 현실체험 헬멧'은 여러모로 쓸모가 있을 거다. 물론 '가상 현실' 내에서도 빈부의 격차는 존재할테고 어쩌면 계급문제가 더 크게 나타날 우려도 있겠다. '헬멧'을 성(性)적인 부분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좀 더 퇴폐적, 자폐적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헬멧'은 새로운 신천지를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고 긍정의 힘으로 발전적인 삶을 창조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수 많은 교육, 운동, 여행, 만남, 개인의 특별한 라이프 등등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개인의 영역, 삶의 영역을 넓혀갈 것이다.

이때 수 많은 애니메이션, 영상, 사운드 등이 사용될 텐데 미래에는 현재의 애니메이션 형식이나 영화의 형식들은 큰 의미가 없어질 확률이 높다. 오히려 인터랙티브한 방향으로 진일보해서 직접 컨텐츠를 생산하고 교환하며 스스로의 '실체'를 '가상 현실' 속에서 발휘하게 될 것이다. '헬멧' 하나의 발전에 새로운 법령과 구속 등이 추가되긴 할테지만 '헬멧' 하나에 오감, 육근동작이 종합적으로 발휘되도록 도와줄 것이다.

문제는 역시 '가격'이고 '업그레이드'고 '시기(時期)'다. 흠;;;


2009년 3월 4일 수요일

신해철에 대한 오해? 도대체 왜?

개인적으로 신해철 팬도 아니고 좋아한 적도 없다. 그의 음악도 즐겨 듣지 않았었다. 그러니까 난 신해철이 이번에 나온 사교육 광고 모델 건으로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은데 대해 '화'가 나는 것도 없고 '실망'도 없고 그는 '여태껏 똑같았다'고 생각할 뿐이다. 혹시 '어떤' 모종의 기대가 있었다면 '실망'과 '분노'가 동반되었겠지만 그런 게 없다는 것. 지난 날 신문지상에서 인터넷 상에서 또는 가끔 방송에서 소개된 그의 발언들을 생각해보면 단지 인기를 위한 발언이거나 또는 소위 꼴리는 대로(욕이 아니니 오해는 사절) 하는 발언일 뿐이지 그가 무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뱉은 말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사회적인 파장과 영향력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의 발언에 대해 사회에서 과도한 관심을 보이거나 왈가왈부하는 것에 대해 신해철은 (내 기억으로는) 그다지 유쾌하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에 따른 2차, 3차 언급이란 것도 없었던 걸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신해철이 꽤 괜찮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역시 개인적인 생각으론) 절대 '데미지'같은 프로그램의 사회를 보지 않았을 테고, 일반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서로 비난하고 언쟁을 벌이며 싸우는 프로그램(이름이 생각이 안난다)에도 주인공으로 서지 않았을 것이다. 그 외에도 여러 케이블 TV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부분이 신해철의 소위 '마왕'이미지, '독설'이미지, '솔직'이미지 등에 기댄 것이었지 그에게 무언가를 바랬던 건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프로그램 제작자가 신해철에게 어떤 입장, 발언들을 기대했을 수도 있지만 신해철은 애초부터 그런 생각이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해철에 대한 대중의 일반적인 분노는 어쩌면 사람들 스스로 영웅 또는 허수아비를 만들어놓고 그 대상에게 자신들의 욕망을 투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잘못된 것이었음을 알게 된 데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어쩌면 신해철 스스로가 그 전부터 사람들이 자신의 어떤 부분(가령 100분 토론 패널로 참여 등)에 대해 관심을 갖는지 알고 있었으면서도 상업적인 수익을 얻어야 하는 연예인이었으므로 짐짓 모른 체 하다가 이번 논란이 생기고 나니 자신은 원래부터 그랬다고 '솔직히' 이야기하지 않았나 싶다.

(그의 확실한 팬들을 제외하고) 다수의 대중들은 신해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니면 신해철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말하지 않고 있으면서(사실 말할 이유도 없었다) 사람들이 낚이고 난 후에야 소위 '커밍아웃'을 함으로 인해 대중들에게 제대로 '데미지'를 입힌 것 같다.

상황이 이러한데 신해철의 진성 팬들이 신해철의 반응과 태도가 여전히 쿨하고 멋있다고 느끼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과거의 팬이었건 현재 신해철에 대해 주목했던 사람이건 일반 대중이건 그에 대한 '분노'가 있다면 그 '분노'를 거두어 들이길 권한다. 그리고 혹여 신해철에 대한 오해가 신해철 자신으로부터 생겨난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가 만들어 낸 허상이었는지 다시 생각해보면 좋겠다. 신해철이라는 인간은 그저 연예인일 뿐이고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사람일 뿐이다. 그가 100분 토론 스튜디오에서 '좌측'이나 '우측'에 앉는 건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젊은층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의견이 '한나라당'이나 '보수'에 가까울 때 되도록 그들과 거리를 두고 '진보'에 가까운 때라면 적극적으로 등장해 발언을 했을 뿐이다. 그게 의도한 게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신해철은 절대로 '진보', '개혁', '지식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란 거다. 그는 단지 연예인일 뿐이고 가수일 뿐이며 엔터테이너일 뿐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혹 이런 경우들을 종종 봤을 수도 있겠다. 소위 말하는 '패션좌파', '부자좌파', '마초좌파' 등등. 남들이 볼 때는 '좌파'로 봐주긴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좌파'라고 하기 힘든 그런 사람. 또는 자신은 '좌파'라고 우기지만 남들은 '좌파'라고 봐주기 힘든 사람. 즉 자신과 타인과의 이해정도, 관점정도가 완전히 다르지만 '좌파'를 혓바닥에 걸어야 왠지 쿨해보이고 멋쟁이 오빠가 될 것 같은 사회가 만들어낸 이상한 사람들. 사회에 관심은 있고 발언은 해놨고 자신의 행위는 늘 올곧았고 한 번도 틀리지 않았으며 똑바른 길을 걸어왔다고 자부하는 사람들. 이미 적지 않은 젊은이들 중에 자신의 행위와 발언에 반성하고 되새김질을 하기 보다는 스스로 '완벽한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리고 그런 허황된 자기애(愛)는 종종 신해철과 같은 변종을 만들어내곤 한다. 사실 신해철이 변종이 아니라 신해철은 딱 그만큼의 발언과 행위를 하면서 먹고 살아왔던 사람이다. 어쩌면 나 스스로가 쓰고 있었던 색안경을 벗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한국의 연예인들이 외국의 연예인들처럼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열려있고 진보적 발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그야말로 한국의 연예인들은 그저 연예인들 뿐이다. (물론 몇 몇 소수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사람들을 외면하는 건 아니다.) 그러니 신해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해프닝은 참 슬픈 것이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많은 논란들은 논란의 대상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논란을 바라보는 스스로의 관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비슷한 이유로 '시비'가 엉기고 성기고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논란이 신해철 개인으로 한정되지 않고 신해철과 같은 연예인들로 좀 더 폭 넓게 확산되고 바람직한 대안이나 의견들이 모여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2009년 3월 3일 화요일

잊혀진 김용철 변호사, 잊혀지지 않는 삼성



많은 이들은 유명하거나(그것도 세계적으로 알려졌다면 더더욱), 힘 있거나, 다수에 속하는 사람(집단)이 하는 얘기는 별 의심없이 받아들인다. 그들이 주장하는 게 다소 억지라 할지라도 또는 그들의 행실에 구린내가 풍기더라도 그들의 영향력을 생각하면서 그들이 가진 유명세에 기대어 대부분 받아들이거나 어떻게든 받아들여주려고 알아서들 노력한다. 대한민국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명해지거나 힘을 갖게 되거나 공적인 자리에 얼굴을 자주 들이밀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아서 떠받들어 준다. 크고 작은 비리, 불법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사회에 미칠 파장까지 계산기를 두드려가며 계산해 주고 변호해 주고 보호해 준다.

반면에 소수자, 힘없는 자, 알려지지 않은 자가 하는 이야기는 왠지 꺼림직하고 믿음이 안 가고 논리만 풍성해서 머리만 아플 뿐이다. 확실한 증거를 보여줘도, 직접 겪은 일이라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사람들은 별로 믿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들을 동조하는 순간 자신도 유명하지 않고 힘없는 자들과 도매급으로 함께 취급될까 두려워서인지 애써 외면하고 싶어한다. 제아무리 완벽한 논리와 명백한 증거를 들이댄들 유명하지도 않은데다 소수자고 힘도 없는 자라면 오리려 그에게 상황논리로 역공을 취하고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으며 다시는 힘있고 유명한 자에게 대들지 말라고 훈계한다.

물론 예를 들기 위해 '유명 vs. 무명', '힘있음 vs. 힘없음' 등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너그러이 바라보면 그다지 과장된 내용도 아니다.


김용철 변호사가 양심선언을 한지도 1년이 훌쩍 넘었다. 삼성은 무혐의 처리를 받았지만 목숨을 걸고 양심을 좇아 삼성의 비리를 고발한 김용철 변호사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거나, 키워준 은혜를 배신한 사람쯤으로 기억되거나 또는 받아먹을 거 다 받아먹고 또 무언가를 원하는 파렴치한 정도로 기억되는 게 전부인 것 같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삼성은 대한민국의 동량이고 대한민국의 원동력이며 대한민국의 미래다.

김용철 변호사는 언론의 주목을 받은지 몇 개월 후에 그가 예측한대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으며 그런 후에 (용감하게도!)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그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희망없는 대한민국에서 분투하는 외로운 사람의 쳐진 어깨를 보는듯해서 마음이 편치가 않다. 물론 '삼성재판' 이외에도 이땅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끊임없이 일어났기 때문에 '삼성'에만 집중할 수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잊혀질 줄이야. 법원에서 '무혐의 판결'을 내리는 순간 삼성은 아무런 죄가 없는, 아무런 혐의가 없는 깨끗한 기업으로 거듭나고 김용철 변호사는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렸다. 검찰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건 '음모론'을 이야기하는 것 정도로 치부되고 삼성에 대해 비판의 화살을 거두지 않는 건 '대한민국이 망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치환되고 있으니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은 너무 순진한 발상이었거나 너무 이른 발언이지 않았나 싶은 생각마저 들 정도다.

언제쯤 변화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될까. 한 사람의 양심선언(또는 폭로)만으로도 대기업의 비리, 정치인과 정당의 부정부패가 철저히 조사받고 처벌받을 수 있게 될까. 이젠 후안무치한 일도 양지에서 드러내놓고 하는 세상이 되어버렸으니 그런 희망을 품는 것 자체가 무의해져버린 것일까. 박노자씨의 말마따나 지금 현 상황에서의 변화라는 건 기껏해야 '보수'에서 '또다른 보수'로의 자리바꿈 정도니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진보가 힘을 더 갖지 않는 한, 의식이 좀 더 깨어나지 않는 한은 말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마련되는 건 대부분 '한 개인'으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지만 변화의 완성을 위해서는 그 '개인'을 지지하고 힘을 함께 해주는 '수 많은 개인'들이 있어야만 가능했다.



20090612 추가 :
[한겨레21 인터뷰 링크] “있는 놈, 잘난 놈에게는 법도 굴복한다는 것”
[VS] 빵장수로 변신한 김용철 전 삼성 법무팀장 “대법원의 에버랜드 무죄판결은 주류사회 견고함 보여준 선고”

미디어법안의 폐해를 막아낼 수 있을까?

미디어법안은 조중동, 삼성 등의 대기업 또 한나라당, 보수진영(또는 신자유주의)에서는 오랫동안 지금과 같은 미디어법안이 통과가 되어 이 나라의 자신들의 공화국으로 만들고 싶어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자신들이 무엇을 하던 딴지걸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큰 힘이 되어줄 것은 다름아닌 언론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돈이 많고 권력이 있다한들 정상적인 저널리즘이 존재하는 세상이라면 재산과 권좌는 언젠가 흔들리기 마련이고 자주 흔들리다 보면 모래성처럼 흔적도 없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래서 그들은 불안하다. 검찰이나 그 밖의 힘있는 자들이 알아서 편이 되주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일반인들, 지식인들, 언론인들이 진실을 전달하고 진실을 폭로하기 시작하면 다수의 대중이 움직이게 될 테고 그 다수의 대중이 원하는 걸 해주지 못할 경우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퇴출당하기 쉽상이며 정치인들이 물갈이가 되면 결국 그들과 함께 공생/기생하던 재벌이던 모종의 권력들 역시 힘 받기가 버거워진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이미 꽤 많은 보수신문, 보수권력, 대재벌(+친일파, 뉴라이트)로부터 의식개조를 당했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상당부분 따라가 주고 있다지만 이조차 언젠가 진실이 드러나면, (그들에겐) 별 볼 일 없이 보이던 대중들이 의견을 모으고, 의견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이 지금껏 하지 못했던 것을 이루고자 '미디어법안'이나 '언론장악'이나 닥치는 대로 해낼 가능성이 많다.


경우에 따라 절대로 틈을 보여서는 안되기도 하고 때론 조금씩 틈을 넓혀가야 한다. 이건 진보든 보수든, 우파든 좌파든 모두 똑같다. 또한 누가 말을 먼저 꺼내느냐, 즉 선빵이 중요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대부분 그 선빵은 위협용으로만 쓰일 확률이 많기 때문에 그 다음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하는데 시간을 더 할애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한나라당은 조금씩 틈을 넓혀가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사이버모욕법, 마스크착용 금지법 등을 시중에 흘리기 시작한 것을 필두로 더 나아가 '미디어법안'을 막무가내로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이미 선빵을 날렸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언론', '미디어'에 관한한 보수진영에게 '절대' 틈을 보여서는 안될 영역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그들이 이따위 법안을 내놓아도 경제만 살린다면, 일자리만 늘린다면 별 반항없이 그들의 의견을 따를 대중들이 대다수기 때문에 '감히' 선빵을 날릴 수 있었다. 이 땅의 '임금'이란 사람도 보수(라기보다는 '무한경쟁무조건올인삽질로애국주의자(者)兼모두가시장주의자(者)')였으니 뭘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 

사실 생각해보면 MB정권이 1년 정도를 보내면서 해볼 수 있는 '선빵'은 다 날려보지 않았나 싶다.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씩 틈을 넓혀 온 셈인데 그 '선빵'에 제대로 반응을 보였던 것은 (어처구니없게도) '쇠고기'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나머지 '실험'들은 모두 양측의 팽팽한 대립(달콤한 이익과 힘없는 대안)에 맞섰는데 오히려 MB를 지지하는 측이 더 넓고 많이 포진되어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러니 그들은 용감하게도 '언론도 한 번 건드려보자'는 속셈으로 선빵을 날렸는데 의외로 반항이 없다. MBC 따위나 한겨레, 경향 따위가 반항을 하지만 그들은 이미 우습게도 '빨갱이'정도로 낙인이 찍혔으니 말빨이 먹힐 리 만무하지 않은가. 게다가 문제는 그들의 '선빵'에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속수무책이었다는 점이다. 

사실 '야당'을 (부득이) 자청하는 자들도 입에 무는 건 '국민'이고 속에 담는 건 '잇속'일텐데 미디어법안, 언론악법이 어떻게 되든 별 관심이 없었을 확률이 많다. 다만 어떻게든 이번 기회를 표심 얻는 기회로 삼고자, 자신들의 발언권을 좀 더 확보하고자 하는데만 관심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오늘 '굴욕적인 협상을 했네, 어쩌네' 하며 우는 소리 따위는 할 수 없는 거다. 정말 '언론악법'이고 도저히 용납이 안되는 법안이라고 판단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지시켜야 했고 그 이전에 철저히 '대비'라는 걸 했어야 했다. 

암튼, 절대로 틈을 열어줘서는 안되는 부분에 틈을 열어줬으니 그 틈은 방죽에 금이 간 것처럼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확률이 높다. 처음에 틈을 만들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그 틈이 확보되면, 최전선이 형성이 되고나면 그 이후부터는 '그냥 간다.' 삼성(과 같은 재벌들)도 권력과 처음 동침하기가 어려웠지 일단 동침을 하고 난 후에는 상대의 욕구에 맞게 대응해주면서 원하는 '짓'을 맘대로 할 수 있게 된 걸 보면 알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득권과 대항해 싸움을 해보건 돌팔매질이라도 해보려면 자금이 필요한데 나름 괜찮은 언론매체라는 것들은 조금만 튀는 행동을 하면 바로 자금줄(광고)이 끊기게 되고 개인들은 자본논리, 현실논리 앞에 바로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다. 그건 대한민국의 자본시장이라는 게 너무너무 작아서 생기는 슬픔이자 현실이다. 자본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면 시스템을 활용하는 수 밖에 없는데 시스템을 장악하고 있는 자들은 위에서 말한 '그들'이 대부분이니 그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확실히 '투표'를 하는 것과 어떻게든 '담론'을 만들어내는 것 뿐이다. 서로 싸우고 이간질하고 비난하는 게 아니라 (설령 부족한 게 있더라도) '맞장구'도 쳐주고 '보안'도 해주고 '대안'도 제시하면서 사이버 공간이던 현실 공간이던 '담론'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4년이 문제가 아니라 10년, 20년 정도는 별다른 꿈/희망 꾸지 말고 살아야 할지 모른다.

2009년 3월 1일 일요일

MBC 속보 동영상 의견분분, 너무 쉽지만 쉽지 않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MBC의 동영상은 너무 경솔하며 일방적이라는 생각엔 상당부분 동의한다. 경솔하다는 건 동영상이 만듦새가 정교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일방적이란 건 한 편의 의견만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비상식적 행위에 대해 MBC동영상과 같은 방법으로 대응한다면 그들과 다를 게 무어냐고 질책이 나올 법도 하다. 사실 나도 처음 MBC 동영상을 봤을 때 앞 뒤 가리지 않고 내용을 몇 번씩 검토해보지도 않고 막 퍼와서 막 배포하고자 했다. MBC의 '떡밥'을 나도 덥썩 물었다고 볼 수 있다.

각 아나운서들이 여러 나라의 언어로 이야기를 전하는 내용의 수위가 일정하지가 않다. 김정근 아나운서는 사뭇 진지하며 진짜 뉴스속보처럼 보이도록 이야기하고 있다. 최현정 아나운서는 지난 과정을 모두 생략한 채 이명박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 기반을 흔들고 언론자유를 앗아가는 것처럼만 이야기하고 있다. 방현주 아나운서의 중국어 부분만 가장 코믹한데 다른 나라 언어로 된 부분과 비교를 해보아도 역시 중국어 부분은 '개그'에 가깝다.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이 웃긴 했다. 그리고 이 부분을 지적하는 중국어 전문가들이 있다. 권희진 조합원은 비유를 섞어가며 이야기를 풀었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조중동'이 사르코지와 같은 이름인지 혹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인지 구분을 못할 것 같다. 이동희 조합원은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감탄을 넣으면서 약간 코믹스러운 느낌을 준다. 하지은 조합원은 앞 뒤 상황을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한 내용으로 되어있다고 생각하는데 '겐세이' 부분에선 역시 '개그'스럽다.

위와 같은 내용을 종합해보면 MBC가 동영상을 만들 때 많은 걸 고민하지 않고 후다닥 만들었다고 보여지기도 한다. 좀 더 신경을 썼다면 시간이 좀 길더라도 제대로 만들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 있다. 내용이 일방적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 전의 한나라당의 '행패'가 어떤 것이었는지 설명해주고 현재 한국의 '미디어법안'이 어떤 수위인지 설명을 곁들여도 좋았을 것 같다. 게다가 내용은 비교적 코믹해서 속보(뉴스)의 형태를 띠고 있는 외형과 너무 언발란스하지 않느냐는 우려가 나올 법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MBC를 지지하겠다.(난 MBC의 광신도는 아니고 MBC의 괜찮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과 시사관련, 토론관련 프로그램을 아끼는 시청자다.) MBC가 배포하는 동영상에 대한 문제점은 어떡할까. 내 생각엔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지금 그 동영상이 국내용이네, 해외용이네 해서 문제가 더 크네 크지 않네 설왕설래하고 이 동영상을 외국인 친구에게 보여줄 수 있네, 없네 하며 설왕설래고 이 동영상이 자랑스럽네, 쪽팔리네로 나뉘어 의견들이 분분한 것 같다.

내가 생각할 때 이 동영상을 접하는 국내, 해외 블로거, 네티즌의 태도는 크게 나누면 세 가지 정도가 될 것 같다.

1. 동영상을 보고 한국 미디어법안, 언론, 정치 관련 기사를 검색해 본다.
2. 동영상의 내용이 너무 코믹해서 한국무시, 비방용 짤방으로 사용한다.
3. 별 관심이 없다.

MBC 동영상이 한국의 미디어법안에 대해 구구절절 친절하게 설명을 곁들여 만들어진 건 아니다. 어느 나라 국민도 한국의 미디어법안에 대해 주목하고 있거나 관심있게 들여다보지 않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구구절절 설명하는 건 무의미해 보인다. 세계 각국의 언론사들이라면 이미 한국주재 특파원들이 사태의 과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동영상의 파급효과를 지켜보며 '발생하는 어떤 현상'을 그 나라에 소개할 것이다.

각 나라에 해당하는 블로거, 네티즌들이 이 동영상을 보면서 한국의 아나운서들은 멍청하다가나 한국은 언론자유가 없는 나라구나라고 생각할 확률도 있긴 하겠다. 하지만 그보다는 한국(을 안다는 전제에서)이란 나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고자 할 것이다. 생각있는 사람들이라면 '언론탄압', '독재' 등의 단어만으로도 쉽게 그 나라의 현 상황을 단정짓진 않을 것이다. 그들은 각자 자신들만의 언어로 자신들의 국가에서 발행되고 있는 미디어 매체를 이용해 한국관련 기사를 검색해보고자 할 것이다. 이 동영상이 한국의 언론을, 한국인을, 한국이란 나라를 비웃고 무시하는 용도로 사용되진 않을 거란 생각이다. 이 동영상을 시발점으로 해서 또 다른 '한국 언론, 미디어 관련' UCC들이 국내외 블로거, 네티즌들에 의해 만들어질 확률이 높다.

역으로 해외에서 유행하는 동영상이 한국에 소개될 때의 상황을 떠올려보면 보통 앞 뒤 맥락이 잘린 채인 경우가 많다. 북경올림픽 전 '티벳사태' 동영상, '태국 정치탄압' 동영상을 생각해보면 그렇다. 그걸 간과하는 사람들은 그걸 꼬투리잡아서 그 나라를 비하하고 무시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동영상의 출처를 이야기하며 앞 뒤 맥락을 소개해 주기도 하고 동영상이 뜨고나면 배경(내용)에 대해 관심있게 알아보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기도 한다. 해외에서도 MBC 동영상을 접하면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동영상이 소개되어 외국인 친구들에게 쪽팔릴 거라고 걱정하는 분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대한민국의 현실이 부끄러운 이유는 MBC 동영상 때문이 아니라 끝내 소통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힘을 사용해 언론을 장악할 음모를 펴고 있거나 혹은 그들만의 세상에 있는 자들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청와대나 한나라당 등의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들 때문이다. 동영상 한 방으로 세계의 블로거, 네티즌을 설득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그들이 한국의 언론상황, 정치상황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는 건 가능하다. 그래서 난 오히려 MBC 동영상이 너무 진지하지 않아서 좋다. 그래서 중국어 부분, 일본어 부분의 '개그코드'가 더 맘에 든다.

경찰의 모조지폐를 이용한 납치범 검거작전에 대한 의문점

드디어 "모조지폐를 무차별 유통시켜오던 제과점 여주인 납치 용의자 정승희 씨가 공개수배 열흘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처음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그랬지만 범인을 검거하고 난 후에 몇 가지 의문이 생긴다.


경찰은 왜 '모조지폐'를 사용했을까. 외국의 사례에서도 인질/납치범이 돈을 요구할 때 모조지폐를 건네준 적이 있을까? 경찰이 모조지폐를 이용해 납치범으로 하여금 인질을 풀어주게 하려는 시도가 무모한 건 아니었나?

"모조지폐는 구별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할 수가 없다"는 경찰의 주장이 이상하게 느껴졌던 건,

1. 구별이 가능하다면 범인도 구별할 수 있으므로 인질이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

2. 구별이 가능하지 않다면 범인이 돈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

3. 범인이 처음부터 모조지폐란 걸 알아챘지만 인질을 풀어준 후 돈을 사용했을 가능성

4. 인질을 풀어주고 난 후 모조지폐인 걸 알았을 가능성

5, 계속 모르고 있다가 처음 돈을 사용하고 난 후 방송을 통해 모조지폐인 걸 알았을 가능성

1의 경우는 가장 최악의 경우다. 경찰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다행히 범인을 검거하긴 했지만 1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했다는 건 정말 문제가 크다. 납치범을 속이는 행위는 바로 인질의 안전과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2중, 3중의 장치를 한다 하더라도 신중해야만 한다.

2의 경우, 경찰이 말했던 "구별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은 거짓말이 되는 셈이다. 게다가 2차, 3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전혀 예측하지 못한 셈이 된다. 지금까지 모조지폐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이 있다면 이건 100% 경찰이나 국가에서 보상을 해줘야만 한다. '그럴 줄은 몰랐다'는 식으로 면피에만 급급해서는 안된다.

3의 경우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모조지폐인 걸 알면서도 인질을 풀어준다? 그들의 범행이 장난이 아닌 이상에...

4의 경우, 범인이 긴장하고 있었던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방송에 공개된 범인의 전화 목소리를 들어보면 너무 여유만만하고 차분하다. 돈을 받은 후 서두르지 않고 돈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하지만 돈을 받았다는 생각에 성급히 인질을 먼저 풀어줬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범인들은 완전 생짜, 초보...

5의 경우, 범인은 바보.. 또는 경찰이 건넨 모조지폐가 진폐와 너무도 많이 비슷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역시 2번과 같은 맥락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경찰이 '모조지폐'로 납치범들과 협상을 벌이려 했던 것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어떤 경우이건 간에 범인보다는 경찰 쪽이 불리하지 않나?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으려나? 즐겨보는 CSI에서는 진폐에 약품처리를 하거나 위치추적을 달아두거나 일련번호를 가지고 추적하는 건 봤어도 '모조지폐'로 범인들과 협상하는 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MBC아나운서들이 세계인에게 보내는 긴급 메시지입니다.

재밌고 슬프고 답답하고 울컥하고 신나고 강력하군요. :) 블로그와 UCC를 십분 발휘하는, MBC 아나운서들의 외국어 능력을 멋지게 활용하는 '언론장악 저지투쟁'이군요. 역시 투쟁은 즐겁게!입니다. 비록 현실은 답답할지라도...

MBC를 비롯한 모든 양식(良識)있는 언론인들을 지지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진정한 언론', '참된 언론인'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시고 앞으로 대한민국의 '수준높은 저널리즘'을 완성해 주시죠. 이번 기회를 '불량언론(조중동) 퇴출', '바른언론 정립'의 기회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부디 '대전환'의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출처: 힘내라! MBC! [MBC노동조합]


* 김정근 아나운서 (오프닝)


안녕하십니까,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 본부에서 전해드리는 뉴스 속보입니다.
한나라당이 언론 악법을 통과시켜 방송을 장악하려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도 위태롭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전세계에 알리고자 합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 본부에서는 전 세계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준비했습니다.


* 최현정 아나운서 (영어)

긴급 속보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이제 겨우 1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합의 없이 언론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것을 '날치기'라 부릅니다.
이 악법은 온 국민의 분노를 부르고 있고, 대한민국은 언론 자유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 방현주 아나운서 (중국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13억 중국인들이여!!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해주십시오.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
또 한 통의 항의전화를 해주십시오.
이번에 전화 걸 사람은 김형오 국회의장입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허튼 짓 하지 마라.”


* 권희진 조합원 (프랑스어)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사르코지와 브뤼니의 만남보다 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커플이 탄생하려고 합니다.
바로 3대 대형극우신문 조중동과 방송의 결합입니다.
이들의 만남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대재앙이 될 것입니다.
대다수의 국민은 반대하고 있지만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습니다.


* 이동희 조합원 (스페인어)

지금 대한민국에서 많은 단어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상식 소통 언론자유....
세상에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는 시계도 거꾸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역사가 후퇴하고 다시 독재정권이 부활했습니다.


* 하지은 조합원 (일본어)

언론법 개정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한나라당의 말은 거짓말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정말로 거짓말입니다.
한편, 국회 문방위에서는 난데없이 일본어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겐세이 놓고 끼어들이시면 계속 늦어지니까...”
우리가 한나라당에게 듣고 싶은 말은 ‘겐세이’가 아니라 ‘쓰미마센’입니다.


* 김정근 아나운서 (클로징)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저희는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여러분도 동참해 주십시오.
‘언론장악 저지투쟁’



막펌&배포 모두 가능하다고 하는군요. :)


영문판


워낭소리가 초기버전이 돌고 있다는 제작사의 이야기...



몇 년 전 중국에서 한국의 모 영화 DVD를 사서 보았는데 그게 정품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품을 복사한 것도 아니고 필름을 틀어놓고 그대로 녹화한 버전이었다.(물론 지금 중국은 정품DVD 구매가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불법복제 시장은 활황이다.) 극장에서 누가 캠으로 찍었나보다 생각했는데 조금 지켜보니 그게 아니다. 개인이 영사기를 돌리면서 캠코더로 녹화를 한 것이었다. 하긴 당시 그 영화는 한국에서 상영 종료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DVD 발매소식도 들은 적이 없었던 터라 구매를 하면서도 이상하긴 했다. 결국 그건 '내부인'의 소행이지 않았나 추측해 볼 뿐이었다. 위 링크에 걸린 내용을 보면서 떠오른 기억이다.

얼마 전 중국에 다녀올 일이 있어 DVD나 살 요량으로 상점에 들렸는데 DVD출시 소식도 들어보지 못한, 비매품일 법한 한국 애니메이션 모음집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독립장편영화도 몇 편 돌아다니고 있었다. 중국인들이 도대체 얼마나 신속한 마법을 부리기에 한국에서조차 구할 수 없는 DVD들이 돌아다니고 있는지 놀랄 뿐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중국의 불법복제시장의 유통경로가 어떻게 되는지 정확히는 알지 못하지만 그건 대부분 '워낭소리' 사건과 같이 한국 內 '내부자'의 소행일 확률이 많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부자'의 소행이라고 추측만 할 뿐 확실치 않고 물증도 없으니 단언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번 '워낭소리'의 경우를 보면 그런 일들이 적지 않게 벌어지고 있는 건 확실해 보인다. 일단 내가 중국에서 본 한국 DVD 중에도 관계자가 아니면 절대로 외부에 유출시킬 수 없는 작품들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뒤통수를 치는 '내부자'들이 있는 이상 같은 판에 있는 관계자들끼리, 또는 일반인들과 어떤 논의를 할 수 있을까. 생선을 고양이에게 맡긴 격이 된 셈이랄까. 참 슬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