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31일 금요일

시월의 마지막 밤?

오늘은 소위 시월의 마지막 날이라지?
어떤 가수의 노랫말이 세대(?)의 유행을 만들고
그 유행이 잔잔히 마음 속에 퍼져가면 지속적으로 전염이 되고 흐르는 것....
생각해보면 유행이라는 거 참 웃기는 것 같다.
 
난 시월의 마지막 밤이네...뭐네 말을 해도
한창 사춘기였던 시절 빼놓고는 별로 감흥을 찾지 못하겠다...
아니, 이름붙여진 날들 모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날이 그날 같고 어제와 오늘이 다른 게 없는 오늘이 내일과 다를 바 없는
그냥 같은 시간, 같은 날인 것 같다라는 거지...
스스로 의미를 만들고 의미부여를 하는 순간 특별한 에너지를 갖는 날로 탈바꿈하는 것 같다.
 
어쩌면 어릴 때부터 '생일'이란 것에 별 의미를 두지 않았던 게 버릇이 된 건 아닐까?
 
시간이 오래 흐르건 오래 흐르지 않건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결국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흘렀는지 얼마나 깊어졌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어떤 사람의 말 한마디가 유행어를 만들고
어떤 사람의 탄생한 날이, 죽은 날이 기념일이 되고
어떤 사람의 옷 차림새가 패션을 만들고
스스로 부여한 의미에 따라 수많은 기념일이 생긴다.
그 속에서 능동적으로 개성있게 살아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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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중국여자 친구(리팅)가 하얼빈에서 놀러왔다.
같이 술 한잔하면서 얘기도 나누고 이렇게 저렇게 놀다 왔다.
후배 녀석...스스로 소극적이라고 하더니 것도 아니네...
리팅이 나한테 묻는다.
내가 몇 살 때 자기가 태어났는지 궁금하다고...
생각해보니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리팅이 태어났다고 말해줬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참...세월도 많이 흘렀구나 싶다.
 
둘의 사랑이 부디 오래오래 지속되기를....~!

2003년 10월 30일 목요일

돌고 돌고 돌고...

학교 -> 집, 집 -> 학교 말고는 그다지 돌아다니지도 않을 뿐더러
주말을 빼놓고는 돌아다닐 시간도 그리 충분하지 않다.
사실 장춘에 있는 영화제편창이나 다른 곳들도 함 가보고 싶긴 한데
정보를 제대로 알아야 갈 뿐더러 말이 좀 더 되어야 가지 싶어서 미루고 있다.
하긴...말이 통하지 않을 때 배낭여행할 때는 여기저기 못다녀서 안달이었는데...
슬슬 움직이면서 살아야겠다.
 
더 자주 중국인들과 접촉(?)하지 않으면 한국에서 중국어학원을 다닌 것과 다를 바가 무엇이랴.
 
디지털 카메라 좀 빨리 생겼으면 싶기도 하다.
당장 찍고 할 무엇이 있는 건 아니지만...
차곡차곡 자료도 모으고 풍광도 좀 남기고 그래야 할텐데...
 
면식이 있지 않으면 그리 변죽 좋게 말을 걸거나 친해지는 성격이 아니어서 그런지...
친구들, 후배들 아니면 그리 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그게 어학을 할 때는 가장 좋지 않은 방법일텐데...말야.
 
사실 예습, 복습만 한다 하더라도 끝이 없긴 하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공부를 위한 공부만 하는 것 같아서...
사실...그렇게 오래동안 공부가 잘 안되기도 하지만...
 
어? 그러고 보니 벌써 10월이 이틀 밖에 남지 않았네...?
무슨 놈의 시간이 이렇게 빨리도 지나가누??-_-;

2003년 10월 29일 수요일

짧은 하루.

이곳은 해가 짧긴 짧나보다.
5시가 되기도 전에 어둑어둑 해지고 집 앞 식당은 네온싸인을 켠다.
해가 일찍 떨어지다보니 사람들 이동도 그만큼 빨리 멈추는 것 같다.
자연이 돌아가는 이치에 맞춰서 살아가는 것이겠지...
 
하긴 이곳도 발전이 계속 되다보면
서울처럼 불야성을 이루는 곳이 생기겠고(지금도 작지만 몇 군데 있긴 하다...)
사람들도 저녁 늦게까지 일하고 놀고 마시며 즐기고...그러겠지...
 
하루가 어떻게 갔나 싶게 훌쩍 갔다.
그런데 시간을 보면 참 이른 시간이다.
저녁시간이 길기 때문에 그 시간을 잘 활용해서 써야할텐데...음..
 
이발이나 하러갈까 보다.
 
 
::
가끔 인터넷을 통해 보는 한국 소식은 그야말로 가관이다.
노동자(야학교사)의 분신, 정당들의 비리와 오리발, 파병문제, 송머시기의 국방부 대변인 내정...
울대 총장의 평준화 해체 논란...등
이래저래 난국이라면 난국이다.
문제가 점점 사라져가는 게 아니라 문제가 점점 많아져간다는 느낌이다...
 
예전에 특강을 들은 적이 있는데
문제가 많은 것은 악순환의 고리가 생겨서 그렇다고 그러더군.
그래서 그 중에 하나의 고리만 끊어져도 악순환은 멈춘다고 하는데
이왕이면 가장 큰 문제의 고리를 끊으면 좋겠지...
그게 아니라면 가장 영향을 덜 받는 덜 때묻은 고리부터 분리시켜가던가...

2003년 10월 28일 화요일

net

에잉~ 공부 좀 해보려구 했더니 컴터가 말썽이다.
인터넷을 잠시만 하고 공부를 하려고 컴퓨터에 앉았는데
바이러스가 계속 잡힌다.(나쁜 넘-_-;)
인터넷 속도가 느려서 업데이트를 자주 않하고 있었더니 역시나...바이러스 천지다.
어쩐지 그래서 컴터가 더 느렸었나?
종료도 제대로 되지 않은 적도 있고....
다운로드 받으며 T.V를 보며 한 두 세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그래도 다행히 바이러스를 다 잡아서 다행이다.
덕분에 미루고 미뤄왔던 백신 업데이트도 다 받고...
 
컴퓨터가 한결 부드럽다.
 
컴퓨터도 계속 업그레이드, 업데이트를 시켜주지 않으면
성능을 제대로 발휘 못하는데 사람은 오죽할까...
아니다, 하긴 사람은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도 그런가보다 하고 사는 사고능력이 있으니...
하지만 그런 상태가 오래되면 역시 문제가 생기는 건 당연하다.
지금 내가 서있는 위치와 가고 있는 길의 방향성이 모호하면 헤메고 능력저하가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애써 부대끼며 아웅다웅 싸우며 살긴 싫다.
무한경쟁이란 표어가 나올 때부터 그 말에 난 심한 거부감을 갖곤 했었다.
경쟁보다는 협력과 화합이면 얼마나 좋을까.
혹자는 이런 내 정신상태가 나태하고 능력부족이어서 그런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매일매일 나의 머릿속과 마음, 몸에 어떠한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업데이트를 하고 업그레이드를 할 것인가...
클릭 한 번으로 자동으로 입력되는 세상에서 살고 있어서인지 몰라도
영화 매트릭스 속에 나오는 가상현실이 호스를 머리에 꽂고 다 받아들이는 세상이
정말로 도래할지는 몰라도
가끔 사람이라는 네트 안에서 무수히 뻗어있는 이 공간에서
나의 업데이트와 업그레이드가 사실 좀 버겁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그 네트 속에서 떠돌다 자리를 잡지 못한다 할지라도
내 자유의지가 있으니 갈 길을 가야겠다.
그러면서 하나씩 아이템을 획득하고 업그레이드 시키면서
능력의 한계치를 올려 이곳저곳을 다 다녀보고 싶다.
 
마음이건, 몸이건, 혹은 애니메이션이건 간에....

2003년 10월 27일 월요일

[ani] 三个和尚 - 세 명의 스님

三個和尙의 DVD 껍닥


예전에 한 번 본 애니메이션인데요. 이번에 산 중국 애니메이션 DVD집에 수록되어 있더군요. 오늘 보게 되었는데 '三個和尙'말고도 다섯 편이 더 수록되어 있답니다. 和尙의 정확한 뜻을 알고 싶어서 중국어 사전을 뒤적였는데요... 스님, 승려...이런 뜻으로 되어있더군요...당연한 거겠죠?-_-;;

그런데 그 단어를 설명하는 예문 중에 속담이 나오는데... 그 속담이 '三個和尙' 애니메이션 시작할 때 나오는 문장이더라구요... 아하! 옛날 속담으로 있던 얘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얘기구나..! 하고 생각하니 훨씬 더 이해가 빨리 되더군요...^^;; 애니메이션 도입부분에서 문장이 나오는 부분은 ....三個和尙까지입니다. 그 뒷부분은 나오지 않습니다. 三個和尙이 어쨌는가....하는 궁금증을 주기 위해서겠죠? 속담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보지 않아도 아는 내용이겠지만요..^^

사실, 그 속담 얘기를 하고 싶어서 글 올리는 겁니다. 속담이 무엇이냐면요...
一個和尙挑水吃
兩個和尙擡水吃
三個和尙沒水吃

중국어인데 한국식으로 읽자니 어색하고 중국어로 읽자니 좀 그렇고...해서
각자 운독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뜻을 설명해보자면
중이 하나면 물을 길어다 마시고,
둘이면 물을 맞들어다 마시고,
셋이면 (서로 책임을 회피하여) 마실 물이 없다.
라는 뜻입니다.

애니메이션의 내용도 똑같이 진행이 되는데 물론 마지막은 약간 교훈적인 내용으로 결론을 맺습니다. 서로 협력해서 물을 길어다 마신다는 것이죠...^^ 스님이 아니라 그냥 일반인들도 그렇겠죠? 혼자 있으면 알아서 하는데 둘만 있어도 궂은 일은 하기 싫어하는...마음들... 셋이 있으면 배가 산으로도 가겠죠... 하지만 요즘은 많이 세상이 달라지고 있으니 그런 사람들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애니메니션 보면서 중국어도 공부하고 또 생활도 함 돌아보고 그랬습니다.
애니메이션 전공하신 분들은 한 번 쯤은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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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데 제작 크레딧을 보는데 발음이 비슷한 한 분이 눈에 띄더군요... 동작설계에 '마커쉬엔'이란 이름이 있더군요. 동작설계라 함은 아마도 키 애니메이터, 동화감독...이라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_-;;; 아래 단편 '산과 물의 느낌'을 만들었던 감독님 이름이랑 발음이 같은데 확실하진 않네요.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길림대 애니메이션과 교수님이시니 언젠가 또 만나뵐 날이 오겠죠?-_-;;;;

술래잡기.

밖에는 날씨도 흐리고 비도 오전에 한차례 쏟아진 듯한 날씨다.
아침이 되었는데도 마치 저녁같은 느낌이다.
 
하루종일 집에서 공부를 했다.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모르는 단어를 찾아 사전을 찾는다.
사전을 찾고 보면 예문 중에 또 모르는 단어가 나오고
모르는 단어를 찾아 다시 사전을 찾고 또 모르는 단어가 나오고...
 
하루종일 단어와 술래잡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무척 빨리 지나간다.
내 생각으론 그리 많은 단어를 본 것 같지도 않건만...
시간은 변함없이 같은 속도를 유지하며 흘러간다.
 
잠시 DVD를 본다.
역시 단어들이 나오면 적어두었다가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고 사전을 뒤적인다.
한달 전 정도만 해도 사전을 찾는 게 귀찮게 느껴지기도 하고
시간이 아까운 듯 하더니
지금은 꽤 익숙하게 사전을 뒤적이고 있다.
 
DVD보고 나서 다시 또 책을 본다.
또 모르는 단어와 숨박꼭질을 한다.
 
오늘 내 책상엔 숨은 한자들과 내가 찾은 한자들로 가득하다.

2003년 10월 26일 일요일

웃긴 하루.

아침에 죽 끓여먹고 약 한 번 더 먹고...
이제 거의 속은 나았다...
혹시나 해서 한 번 더 약을 먹었다.
 
차분히 앉아서 책보며 공부도 하고...
그런데 단어를 찾고 찾으니 시간이 금새 간다.
T.V 찾아와야 한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후다닥 옷 갈아입고
수리부에 다녀왔다. 수리비는 50원...음...비싸군.-_-; 하지만 그 정도 든다고 한다.
고장 이유를 물어보니 시간이 오래되어서 점점 낡아진 이유라더군.
나보고 T.V팔 생각이 없냐고 한다.
별말씀을...-_-;
후배가 빌려준 T.V이기도 하지만 지금 내가 DVD보는 데 필요하기도 하고
게다가 T.V를 보니 좀 비싼 것 같기도 하고 질도 좋은 편이다...
고장 좀 났다고 날로 먹을라고 하다니...괘씸한.
 
돌아오니 곧 지아지아오 받을 시간이다.
작문 숙제를 어제 안해둬서 허겁지겁 사전 찾아가며 작문하고 학교로 갔다.
오늘 지아지아오가 점심을 과하게 먹었는지
계속 꾸벅꾸벅 존다. 허허..참...
괜찮다고 하면서 결국 끝까지 수업을 다 하긴 했다...
 
돌아와 규이랑 옌궈에게 전화를 했는데 모두 일이 있다 한다.
혼자 저녁을 먹고 DVD를 보고 있는데
좀 늦게 규이랑 치우메이가 찾아왔다.
내가 혼자 심심할까봐 잠시 들렸다는 것이다.
녀석들...기특도 하지..ㅋㅋ
잠시 앉아서 공부하는 얘기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몇 통의 전화가 오더니 일어선다.
규이는 회사에서 있을 시험 준비때문에 바쁘다면서
혹여 시간이 남는 때가 있으면 한 번씩 들려서 같이 공부나 하자고 그런다.
치우메이는 자기가 사전을 처음부터 중요한 것을 체크해 준다고 한다. 어허...
음...나중에 부탁 좀 해봐야겠군...
 
난 중국어가 늘지 않아 답답한데
중국친구들은 내가 조금씩 늘어가는게 느껴진다고 한다.
좀 더 늘고 싶은데...마음은 저만치인데 몸이 이만큼이다.

2003년 10월 25일 토요일

짧고도 긴 하루.

아침에 일어나 공부 좀 하다가
점심이 되어서 밥을 이것저것 넣고 볶아먹고는
잠시 쉬고 있는데 졸음이 밀려온다.
한 숨 자고 일어났더니 5시가 되어간다. 헉...
오늘 맡긴 T.V를 찾아와야 하는데...
허겁지겁 수리부에 갔더니 이미 문을 닫았다.
밖에 나간 김에 옌궈에게 전화를 해본다.
혹시 태평양 백화점에 있으면 얼굴이나 보고 갈려구...
집에 있다고 집으로 오란다.
 
찾아올 수 있겠냐고 그러는데 음...별로 자신은 없다.
한 번 밖에 가보질 않아서 어떻게 찾아가야 하나 싶다...
하지만 혼자 찾아가서 집 근처에서 전화를 하겠다고 했다.
기억을 더듬어 찾아가는데 자꾸 처음보는 동네가 나오고 이상한 건물들이 보인다.
마음이 조금 급해진다. 그래서 전화를 다시 했다...
사는 동네가 어디냐고 물으니 '바이후이지에'라고 그런다.
음...지금 내가 있는 곳은 '칭화루'인데...흠..알았다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한참 길을 가는데 역시 또 모르는 곳이다.
결국 지나가는 남녀 한쌍에게 말을 걸어 길을 물었다.
헉...원래 가야할 곳의 반대방향으로 왔던 것이다.
허겁지겁 되돌아가면서 지리도 익히고 잠시 마음에 평정을 찾아본다.
 
작년에 왔을 때는 길을 잘 모르거나 그러면 긴장되고 그랬는데
이제는 장춘에서 산다는 이유때문인지 긴장되거나 하진 않는다.
사람들 사는 모습들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보면서
친구 집에 찾아갔다.
같이 저녁을 먹자고 그래서인지 장을 보던 중이었나보다.
집에 앉아서 나보고 자기 대학동창 얼굴 좀 그려보라고 해서...
못그리는 실력으로 어설프게 그려주고 한국글씨도 써가며 중국글씨도 써가며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다가 저녁을 먹으려고 하는데
배가 슬슬 아프기 시작한다.
왜 그러나 싶은데 금방 낫지 않을 기색이다.
친구에게 약 좀 달래서 먹고 참아보는데 도저히 앉아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결국 날 위해서 요리도 하고 비싼 백주도 따라 놓았는데
집에 가겠다고 하니 다들 서운한 표정이다.
난 미안해 죽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집에 있는 소화제를 먹어야겠어서 집으로 기어이 돌아오고 말았다.
 
택시를 잡아주겠다는 것도 마다하고(집이 가까운 편이니...)
도로변을 걸어 집으로 오는데 배 아픈 게 좀 나아지는 듯 싶다.
다시 친구 집으로 되돌아갈까 하다가 아무래도 느낌이 별로여서
집에 와서 오자마자 약을 먹고 전기장판 불켜고 잠시 누웠다.
 
몇 번 설사를 했는데 생각해보니
낮에 먹은 음식이 별로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뜨겁게 한 음식을 먹고 찬 물을 마셔서 그랬던 걸까?
담부턴 음식을 조심히 자알..먹어야쥐...
 
잠이 들듯 말듯 그렇게 뒤척이고 있는데
충훈이한테서 전화가 왔다.
지금 성호네 집들이하는데 계모임한다고...전화한 번 할 줄 알았는데 안했다고 하면서...
문성, 경민, 철, 태호, 흥연, 상구...
오랜만에 녀석들 목소리를 들으니 참 반갑고 좋다...
다들 내 걱정해주느라 고마워 몸둘 바를 모르겠다.
고맙다...친구들...!!
 
짧고도 긴 하루.
하루가 또 간다.

2003년 10월 24일 금요일

소화불량

오늘따라 지아지아오 수업도 힘드네...-_-;
HSK문제집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물론 그런 덕분에 지금 수업받고 있는 수업들은 상대적으로 쉬워보이기까지 한다.
 
아마 11월 초에 학기 중간시험을 본다고 하는 것 같은데
시험이란 말은 언제나 나에게 긴장을 안겨준다.
시험...싫어.
 
요즘 단어량이 누적되고 있다.
하루하루 배우는 단어, 어법 등 날이 갈수록 많아져가는데
내 머리는 그걸 단박에 바로바로 소화해내지 못하고
소화불량에 걸리는 느낌이다.
방법을 찾아야겠다.
어떻게 해서든 지금까지 배운 단어만이라도 제대로 소화시킨다면
실력이 조금 나아질 것도 같다.
 
원희 후배와 허정 후배랑 저녁을 같이 먹었는데
허정 후배가 형님들한테 밥을 많이 얻어먹었다면서 자기가 산댄다.
그래서 간 곳이 코리안(可理安::커리안)이란 한국 음식점이다.
전에 한 번 가본 적 있는 곳이다.
이러저런 사는 얘기들도 하고 유학생활에 힘든 얘기도 나눴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고민들도 참 많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게 대해서도 걱정인가 보다.
 
...중국은 한국보다 소고기값이 무척 싸다.
그래서 후배들이 중국에 있는 동안 소고기라도 열심히 먹고 가야겠다는 농담도 하고
언제 소꼬리라도 푹 고와서 먹자고 그러고
닭백숙도 해먹자고 그러고...^^
공부하는 것 빼고는 매일매일 해결해야 하는 먹거리가 관심인 모양이다.
 
 
::
DVD를 볼 수 있는 작은 T.V가 고장이 나서 수리부에 맡겼는데
내일에나 수리비용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적게 들면 좋겠는데....

2003년 10월 23일 목요일

중국어를 배운다는 것...

오늘따라 HSK공부하는 게 참 어렵다...
소위 말해 조사, 혹은 접속사 등을 정확한 자리에 배치하는 문제들인데
어려워도 이렇게 어려울 수 있을까.....
문장이 정확하게 이해가 되지 않으니 어려운 건 당연한 일이겠다...
 
후배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사실 한국어도 30여 년 배워놓고도 모르는 단어나 조리있게 말도 잘 못하는데
중국어 2달 해놓고는 어렵다고 투덜대는 건 도리에 맞지 않다...
후배는 영국에서 1년을 살다 와서 그런지 어학은 좀 수월하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후배 왈 "보통 어학은 10년 잡아야지요..."
그래...알고보니 그런 것도 같다.
단발로 6개월 1년 하고서는 대화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을 뿐이지
중국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것은 그 짧은 기간으론 턱도 없는 일이다.
 
어휘량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말을 조리있게 하는 방법도 서투르다.
중국인들이 듣기에 내가 하는 말은
아마도 "비가 오셨어요" 또는 "많은 밥 먹고 좋냐?" 이런 식일테다.-_-;
 
하지만 지금은 부족할지언정 하루하루 달라지겠지.
그냥 허튼 시간 보내는 것도 아니고 노력하니 분명 달라지겠지...
 
시간이라는 게 한정적이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도 다른 사람보다 많은 것도 아니지만
결국 원해서 하는 일이라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쓰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오늘도 단어 몇 개 배웠다.
캔(음료)을 "이라꽐"이라 한댄다. 쉽게 당길 수 있는 용기라는 뜻이라 한다.
그리고 다른 단어들도 새롭게 듣고 배웠다.
배울수록 재미있지만 배울수록 어려워지는 어학인 듯 싶다.
 
내일이나 모레쯤 난방이 된다고 한다. 유후~~^^

2003년 10월 22일 수요일

핸드폰을 사다.

핸드폰을 샀다.
옌궈의 도움을 받아서 핸드폰만 전문적으로 파는 상점에 가서 샀다.
1층, 2층은 신제품만 팔고 3층은 중고품만 판다고 한다.
1층, 2층에 삼성이 널찍히 자리잡고 영업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 삼성제품은 무척 고가에 팔리고 있다. 인기도 무척 좋단다...
 
중고품을 고르는데 내가 고르는 건 어찌 된 일인지 다 비싸다...
결국 돌고 돌다가 친구가 아는 사장님이 있어 사게 되었는데
모토롤라다.
이게 지금은 공장에서 만들지 않는 제품이라는데 거의 신제품이나 다름없다.
생활기스도 없고 아주 새것처럼 보인다. 디자인도 맘에 들고...
원래는 200원 내외로 사려고 했는데 200원 내의 제품들은 다 허접(?)했다.
그래서 240원 들여서 핸드폰을 사고 50원 들여 통화비용을 충전했다.
 
이곳 중국 핸드폰은 한국처럼 회사에서 모두 관리하는 방식이 아니다.
밧데리를 끼우는 핸드폰 뒷면에 sim카드라는 걸 삽입하는데
그 카드가 바로 핸드폰 번호를 사용하게 할 수 있는 카드다.
다른 지방으로 가서 사용하면 통화료가 비싸지는데
만약 싸게 하려면 그 지방에서 파는 sim카드를 사서 새 번호를 받으면 된다.
sim카드를 사면 기본적으로 50원정도가 충전이 된다고 한다.
돈이 다 떨어지면 은행에 가서 돈을 내거나
일반 가게에서 파는 핸드폰 전화카드를 사서 번호를 입력하면 돈이 충전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통화요금은 기본이 1분에 3마오다.
마오는 원의 하위 단위인데 1원이 150원이라면 1마오는 15원이다.
1분이 초과하면 6초당 2펀이라 한다. 펀은 마오의 하위 단위이다.
매월 기본요금으로 내는 핸드폰도 있는데
이는 통화량이 많은 사람에게는 유리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낭비가 되어서
보통은 핸드폰 전화카드를 사는 방법을 이용한다고 한다.
아~ 중국에서는 받을 때도 요금이 지불된다.
받을 때는 조금 싼 1분에 2마오라고 한다. 물로 시간 초과시에는 6초에 2펀...
 
중국친구들과 조금 수월하게 만나서 얘기도 하고 그럴 수 있게 되었다.
나야 전화올 곳이라곤 몇 명 안되니 안쓰면 안쓸 수록 오래오래 사용할 수 있다...^^
 
만약 한국에서 전화를 걸면 1분에 3원을 내야하니(한국에서 거는 비용은 그쪽에서 부담하더라도)
전화번호 공개를 안해야겠다...
 
유용하게 잘 활용해서 써야겠다.^^

2003년 10월 21일 화요일

비오는 날...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쏟아지기 시작한다.
아침 5시 반에 눈을 떠서 책 좀 보다가 졸다가 하다가
어제 한 밥이 남은 게 있어 물을 부어 끓여 아침을 먹고 등교했다.
 
매일 시험을 보는 과목...
오늘따라 좀 들리네...단어가 쉬워서 그런가보다...
 
오후엔 후배와 함께 학교 개구멍(-_-;)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뼈다구탕에 있는 고기를 국물없이 먹는 듯한 요리와 마파두부를 먹었는데
그런대로 먹을 만 하다.
 
지아지아오 받으로 유학생 공위에 갔는데
후배가 어떤 외국인에게 아는 체를 한다. 같은 반 학생인가 보다.
그런데 나이는 상당히 많아 보이는 아저씬데
처음엔 외형만 봐서는 동양인처럼 생겨 그런가보다 했는데 미국인이란다.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가며 농담도 하고 이것저것 대화도 나눴다.
 
누구나 다 중국에 와서 중국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나름대로 특별하겠지만
애니메이션을 하다가 중국어를 공부하러 왔다고 그러면
조금은 신기하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애니메이션이 내게 무엇인지, 그리고 중국어가 내게 무엇인지 또 생각하게 된다.
때론 애니메이션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 자긍심을 주고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돈을 엄청나게 버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 부럽기도 하다.
돈 때문에가 아니라 돈이 있으면 애니메이션 작업도 훨씬 쉽게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때문이다.
 
사실 돈이 많으면 여러모로 편하긴 하다.
그 돈을 아주 유용하게, 쓸모있게 쓴다면 말이다.
나에게 있어 돈이라고 하는 것은 있으면 좋고 없으면 단지 불편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런 부분에 천착하지 않고 자유로웠으면 하는 바램도 생긴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내 모습이 가끔 저만치에서 보인다.
 
어때? 사는 게......

2003년 10월 20일 월요일

비오던 하루...

학교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전기세를 내러 은행에 갔다.
긴장, 초긴장하면서 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내 차례...통장에 돈 100원을 끼워넣고 내밀었다.
통장을 받아들고는 어떤 영수증을 다시 내밀며 사인을 하라고 그런다.
이 집 주인인 분의 이름을 적으란 소리다.
적고 나서 다 끝났냐고 물으니 뭐라 하는데 난 다 끝나지 않았다고 들었다.
게다가 후배가 영수증을 준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이 나서
한참을 창구 앞에서 기다렸다.
그랬더니 은행원이 다 끝났는데 뭐하냐고 묻는다.
옆에 있는 사람들이 가도 된다고 말해준다.
어허...이런 쪽팔릴 데가...-_-;;;;
 
어슬렁 어슬렁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해결하고 나니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가을 빈가...? 겨울 빈가....?
 
오늘따라 수업이 참 재미가 없었다.
특히 口語 수업이..말이다. 할아버지가 강의를 하는데 좀 재미가 없다.
하지만 그래도 수업은 빠지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이 스쳐 지난다.
 
어제 옌궈가 시간날 때 자기 상점으로 와서 탁구 치자고 한 말이 생각난다.
내일은 지아지아오 가르쳐준 날짜에 대한 돈을 지불하려 하는데
처음이고 해서 뭔가를 선물해줘야 하지 않겠나 싶다.
후배에게 물었더니 겨울이고 하니까 크림(?) 종류를 사주면 좋겠다 한다.
그래서 겸사겸사 옌궈 상점으로 갔다.
옌궈가 없어서 혼자 홍커롱에 가서 화장품을 고르려 했다.
그런데 난 한 번도 여자 화장품...이란 걸 사본 적이 없어 참 난감했다.
그래서 결국 종업원하고 되든 되지 않던 중국어로 얘기하며
하나 골라달라 했더니 보습제(?)란 걸 추천해준다.
간 김에 다른 곳도 둘러보다 다시 옌궈에게 갔다.
가서 탁구도 치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겨울 옷을 하나 더 사야할 듯 싶어 둘러보았는데
맘에 드는 옷들은 사이즈가 없고 그래서
결국 두꺼운 오리털 파카(?)를 샀다.
99원인데 옌궈의 힘이 발휘되어서 60원에 샀다...오호라...
고맙다고 종업원(복무원)에게 연신 인사를 했다. 인사받는 이, 참 어쩔 줄 몰라한다...^^;
 
내일 모레는 핸드폰이나 하나 장만해야지 싶다.
중국친구들과 조금 더 만날 기회를 갖을 겸
게다가 애니메이션 교수님들 혹여라도 만나게 되면 번호라도 알려드려야지..^^;;
 
오늘 하루는 또 이렇게 가나보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분위기가 잡히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본 사람들, 그 사는 모습들을 보며
여러가지 상념에 잡혔다.
 
사는 것, 살아가는 것.
지금 내가 살아내고 있는 것......들.

2003년 10월 19일 일요일

[ani] 보련등(寶蓮燈::Lotus lamp)


보련등(寶蓮燈::Lotus lamp)

1999, 중국, 85분
제작 : 중국 샹하이미술영화제작소
각본 : 왕 대 위(王大衛)
감독 : 상 광 희(常光希)
제작기간 : 3년
재작기법 : 2-D 셀 애니메이션과 3-D 애니메이션 합성
제작비용 : 1,200만위엔(약 16억원)
              3년동안 1,200만위엔(한화 약16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입하여
              상업성과 예술성이 결합된 장편동화대작으로 탄생

- 1999년 8월 1일 중국 전역 30개 省/市에서 동시개봉
- 중국에서 1,500만명 이상 관람, 중앙TV 방영시 8,000만명 시청
- <보련등>은 아시아지역을 타겟으로 만든 작품,
  중국 내에서 미국 디즈니 <뮬란> 보다 수익성과 외형적 평가에서 우위 차지


보련등 관련 내용 중 하나,

중국의 고대 설화를 새롭게 차용하고 3-D 애니메이션 합성, 역동적 카메라 연출 등 현대적 기법을 동원하여 제작된 최신 중국 애니메이션이 제 2 회 부산 국제 판타스틱 애니메이션 영화제(판타애니 2000)에 초청 상연되었다. 중국의 대표적 애니메이션 제작사 상하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제작하고 창광시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보련등'. 지난해 중국에서 개봉, '뮬란' 등 해외 화제작을 제치고 전체 흥행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한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이다.

거대한 대륙문화와 현대적 스타일의 만남

삼성모여신은 지상의 남자와 사랑에 빠져 천상의 보패 '보련등'과 함께 땅으로 내려온다. 삼성모여신의 오빠이자 광폭한 천신인 이랑신은 하늘의 계율을 어겼다는 이유로 그녀를 화산 밑으로 추방시키고 아들인 첸샹을 납치한다.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서는 손오공의 도움이 필요하단 충고를 토지신에게 들은 첸샹은 보련등을 훔쳐 지상으로 도망친다. 이랑신의 방해와 시련을 이겨내며 손오공을 만난 첸샹은 무예와 깨달음을 얻는다. 그리고 이랑신의 횡포로 고통받는 지상의 인간들과 함께 어머니를 구출하고 이랑신을 물리친다.

'보련등'은 중국의 고대 설화와 전통 문화를 배경으로 깔고 있다. 서유기, 중국 토속 신앙에 나타나는 '만월제', 용의 승천과 진시황의 진흙 군대 '진용' 등. 작품 곳곳에 중국의 전통 문화가 배어있다. 또한 거대하고 장구한 중국의 산맥과 광활한 평야, 그 사이를 굽이굽이 흐르는 하천이 대형 스크린 위를 가득 메울 때는 '이거 진짜 중국제로구나'라는 탄성을 지르게 한다. 창광시 감독은 이 전통적인 대륙문화와 거대한 스케일 위에 현대적인 감각과 스타일을 살짝 덧칠함으로써 대단히 신선한 중국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냈다. 도입부에 등장하는 지상의 궁전은 3-D 애니메이션으로 완벽하게 제작되어
전통적인 2-D 셀 애니메이션 위에 조화롭게 합성되었다.

또한 노래와 춤을 곁들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적절히 차용, 다소 어색하지만 나름대로 스토리의 단순함을 보완했다.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주인공 첸샹이 이랑신을 물리치기 위해 '보련등'과 합체하는 '등신합체' 장면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변신 합체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이렇듯 '보련등'은 전통적인 색채와 현대적인 감각을 겸비한 수작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는, 이제는 진부해진 우리의 표어를 중국 대륙이 가져가 '가장 중국적이기에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냈다. 이 작품을 통해 스토리를 엮어나가는 힘이나 애니메이션 연출력 등등
한국 애니메이션이 한 수 아래란 느낌이 든다. 옛것과 새것을 적절히 뒤섞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대륙 인들의 장인정신과 모험심. 분명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보련등 관련 내용 중 둘,

<보련등 寶蓮燈> 소재의 굴레에 빠진 디즈니 모방
안영윤 2000. 10. 31

중국판 <라이온 킹>이라 불리면서 개봉한 중국 애니메이션 <보련등 寶蓮燈>은 중국만화영화의 질과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디즈니 만화영화를 본 딴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모방'만 있지 '창조'는 없다. 이것은 아직까지도 중국 만화영화가 선진국의 수준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 중국만화영화는 이야기 구조와 기술면에서 많은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광저우르바오(廣州日報)는 중국만화 영화는 두 가지 중대한 착각에 빠져 있다고 지적한다. 첫 번째 문제는 만화영화가 어린이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적당히 '성인화'된 영화나 '모든 연령계층이 즐길 수 있는 만화영화'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만화영화는 시종일관 '어른들'의 수준을 무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어린이만을 위해 만든 이러한 만화영화마저도 지나치게 유치해서 정작 어린이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바로 중국 만화영화가 가지고 있는 첫 번째 '착각'의 결과인 것이다.
두 번째 중요한 문제는 중국 만화영화 속에는 단지 고대전설만이 '중국특색'을 표현할 수 있다는 발상이 그것이다. 문제는 고대전설을 소재로 차용하는 것보다는 현대적 감각에 맞게 새롭게 창조하는 노력이 없다는데 있다. 그저 원작에만 충실하다는 것.

최근 새로 제작된 <서유기> 역시 원작에만 충실할 뿐 관중들을 사로잡을 수 어떤 새로운 창의적 노력이 전혀 없다. 일본 만화영화 <드래곤볼 龍珠>이나 디즈니사의 <뮬란 花木蘭>은 모두 중국의 전설들을 소재로 하고 있으면서도 현대적 감각에 맞게 각색한 영화들이다. 왜 같은 소재를 다루면서도 어떤 것은 성공하고 어떤 것은 실패하는지 중국만화영화 제작자들이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이다.

출처 :: http://www.cinebus.com/information/news/news_asia.asp?no=416&title=<보련등%20寶蓮燈>%20소재의%20굴레에%20빠진%20디즈니%20모방


::
보련등 창꽝씨 감독님을 만난 후 보련등 관련 내용을 찾아봤는데 아주 대비적인 두 글이 있어 올려봅니다.

익숙함과 어학...

피곤한 탓에 그리고 일요일인 탓에 늦잠을 잤다. 오랜만에.....
밥 챙겨먹고 슬슬 지아지아오를 받으로 학교로 갔다.
한 두 시간 열심히 수업을 받은 후에
교재를 읽어서 MD에 녹음해달라고 부탁하니 흔쾌히 들어준다. 착하기도 하지...
 
돌아와 중국친구한테 전화를 했다.
두 녀석은 바쁘다고 하고 한 친구는 시간이 된다고 하는데
백화점에서 일하는 옌궈라는 친구다.
백화점 옷 매장 매니저인데 얼굴도 볼겸 옷도 좀 살겸 갔다.
겨울 두꺼운 바지를 40원에(원래는 80원이라는데...)
그리고 다른 매장에서 99원짜리 잠바를 친구 덕분에 79원에 샀다.
친구 매장 옆에는 탁구채를 파는 곳인데 탁구대가 있다.
친구랑 잠깐 탁구를 쳤는데 친구가 다른 날도 시간이 되면 와서 탁구나 치잔다.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아 재미가 들었나보다.
 
저녁 먹으러 가서 전에 DVD플레이어 살 때 도와준 옌뽀(옌궈 여자친구)랑 함께 저녁을 먹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얘기를 하니 반갑기도 하고 즐겁다.
나보고 말하는 거 보니 처음 왔을 때보다 실력이 늘었다고 하는데
2달이나 지났는데 늘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고 아직도 실력이 부족하다 했다.
 
역시 어학은 여러 사람들 만나서 얘기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늘 만나는 사람들의 얘기는 종종 들리는데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 얘기는 잘 들리지 않는다.
말투, 어감, 쓰는 어휘 등이 달라서 일게다.
 
여러사람 만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사실 그리 쉬운 것 같지는 않다.
조금 더 열심히 공부하고 말이 좀 되면 그런 기회가 더 생길 것 같긴 한데
상황이란 게 그런가보다.
잘하면 할수록 기회도 더 많이 보이고 찾아지고 못할 수록 반대의 경우가 생기고 말이다.
결국 어떤 일이든 자신이 투자한 노력만큼 결실을 맺어가는 건 자명한 사실인 듯 싶다.
 
 
 
전기세 안내면 전기를 끊는다고 통지가 왔으니...내일은 전기세 내야지.

2003년 10월 18일 토요일

배웅하고 돌아오다.

어제 좀 늦게까지 얘기를 하고 돌아와 잔 덕분인지
매형도 나도 조금 늦게까지 잤다.
원래 오늘 아침 조각공원을 가도록 일정을 잡아뒀다 했는데 어제 취소를 한 상태였다.
어제보다 좀 늦게 아침 식사를 한 후에 시간을 보니 9시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제 취소한 일정을 진행할 수 있느냐 물으니
중국측에서는 당연히 된다며 준비해서 이동하자 한다.
 
숙소에서 짐을 각자 다 챙기고 한데 모여서 대충 간단한 얘기를 한 후에
호텔 로비에서 모였다.
짐을 중국애니메이션 학회 사무장이 지키고 있다가 이사장이 오면
박세형 교수님께 드릴 선물(어제 저녁에 얘기하며 나온 이야기...)을 산 후에 공원으로 오겠단다.
창꽝시 감독님과 장선생님과 아쉬운 작별 인사 하고
중국통역하는 친구와 일처리 해주는 분들을 따라서
택시 두 대로 장춘조각공원엘 갔다.
 
으...그런데 공원 내에 있는 조각들이 다들 별로다.
경직되어 있고 약간은 조잡하고...-_-;; 전시행정의 산물인 듯 보이고...
그런데 중국사람들 것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나라 작가들이 참여한 모양이다.
그리 유명하지 않는 작가들 건가? 싶다...
이런저런 한담을 나누면서 공원을 한 바퀴 휘 도는데 멋지게 생긴 건물이 보인다.
물어보니 조각을 전시하는 전시장이란다.
플랭카드가 걸려있어 읽어보니 한국작가들 작품 전시되어 있다 한다.
들어가서 둘러보는데 음..여기는 느낌이 참 좋은 작품들이군...
 
시간이 다 되어서 길림대 애니메이션과 이사장과 학회 사무장이 왔다.
차를 타고 공항으로 가야 하는데 중간에 이사장이 자기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보여주겠단다.
그래서 간 곳은 아파트 단지였는데 그 아파트 단지가 이사장 소유며
또 몇 년 후에 그 옆에 지금것 보다 더 큰 아파트 단지를 만들 예정이라 한다.
또 여기저기 많은 건물들을 가지고 있나보다.
이 아파트 단지는 중국의 4대 기본적인 테마인 시, 음악, 장기, 서예를 가지고 환경조성 한 건데
아파트 외벽엔 대만 만화작가 채지충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한 쪽에는 대리석으로 거대하게 만든 장기판이 있고
분수 중간에는 지음지교라는 유명한 두 친구 석상이 자리를 잡고 있고
아파트 건물 중간 바닥에는 왕희지의 필체가 고스란히 옮겨 적혀있다.
왕희지 글을 보다 보니 이상한 글이 보인다. 글도 아니고 무슨 도형같기도 하고...
그래서 물어봤더니 왕희지가 글을 쓰다가 실수한 글자인데 지운 흔적이라 한다.
그걸 그대로 틀리지 않게 옮겨 적어놓은 것이란다.
어허...대가도 실수를 하는구나...하면서 왕희지의 인간적인 느낌 받았다.
 
이래저래 둘러보고 공항으로 향했다.
가서 교수님들 일행을 배웅하고 돌아왔다.
 
3일간의 일정이 무척 길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피곤이 밀려오고 피곤하다.
 
집에 돌아왔더니 후배한테 전화를 했더니 잠시 후에 농구를 하러 가잔다.
그러마 하고 바지 고칠 것도 들고 후배 집으로 갔다.
여자 후배는 아버지께서 신장수술을 받으러 천진에 오셔서 그쪽에 가있는데
전화를 했더니 수술이 성공적으로 잘 끝나고 지금은 회복실에 있다 한다. 다행이다.
 
농구하러 가기 전에 바지 수선을 맡기려 물어봤더니
열쇠 수리점에 가면 된단다. 아니? 왠??
바지 지퍼를 라수워라고 하는데 그게 당기는 자물쇠라는 뜻이다.
어허..그래서 그런지 옷 수선점에 안가고 열쇠 수리점에 가서 바지 지퍼를 고쳤다.
이런게 문화적 차이가 아닌가 싶다.
 
파출소에 가서 등록하는 문제 때문에 사진을 찍어야 했는데
친구가 소개시켜줘서 사진관을 찾게 되었는데
5분도 채 안걸리는 사진이 4장에 15원이다. 그런데 흑백..이다.
카메라 렌즈가 4개가 달려있던 것있는데 마치 로모 카메라 같은 느낌이 든다.
 
동북사대 농구장에 가서 농구를 했는데
아유~ 농구를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운동하다가 살짝 다리를 삐었다.
슛도 잘 안들어가고...-_-;; 원래 농구를 잘 못하긴 하지만...^^;
농구 후에 목욕하고 저녁 먹고 들어오니 피곤하기 이를 데 없다.
발 삔 건 파스를 사다가 붙였다.
효과가 아주 좋은걸??
금새 통증도 가시고 한결 부드러워졌다.^^
 
 
 
무슨 일기가 하루 일을 기억해내서 쓰는 꼴이 되어버렸군..-_-;;;

2003년 10월 17일 금요일

동행 이틀 째...

잠을 푹 자고 일어나서 기분 좋게 샤워를 하고 식당으로 아침을 먹으러 갔다.
부페가 차려져 있었는데 음식들이 괜찮다.
식사를 하고 나서 박세형 교수님이 헤어 스프레이를 사신다고 하고
매형도 일회용 카메라를 사신다 해서 택시를 타고 대형 슈퍼 갔다.
회원들만 전용으로 이용하는 상점이었는데 외국인이라고 하니까
회원카드 없이 현찰로 물건을 사게 되었다.(약간 비싸게 팔더군..-_-;;)
 
숙소로 돌아와 용변을 보고 난 후 바지 지퍼를 올리는 데
허걱~!! 지퍼가 고장나버렸다. 9시부터 회의라고 했는데....-_-;;;
어쩔 수 없이 집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다시 갔다.
조금 늦게 회의에 참석했다.
 
중국측의 환영인사며 장선생님의 여러가지 공조협력을 위한 제안들 소개되었다.
중국어로 이야기하면 통역하는 사람이 영어로 통역을 하는 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가는데 사실 나는 정확한 내용들이 머리에 있질 않아서
조금 지루한 면도 없지 않았다.
간단한 중국어들은 들리는데 좀 어려운 얘기가 나오면 잘 안들리고(영어도 마찬가지...)
그렇게 저렇게 회의가 진행되었다.
사실 알고보면 그닥 어려운 얘기거나 복잡한 내용이 아닌데
국제적으로 어떤 일을 진행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어려운가 보다.
난 중간중간에 회의하는 모습들 사진 찍고 다녔다.
 
회의가 끝난 후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별 네개 짜리(?) 호텔 식당이다. 흐~
박세형 교수님을 좀 닮은 어떤 어른(?이름이 기억 안남)과
리우 쥔이라는 길림성 교육청 외무처 처장님과 함께 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식사를 했다.
술이 몇 순배 돌고 환영인사겸 여러 얘기가 오간 뒤 자리가 좀 편해졌을 때
리우 쥔 처장님이 나보고 이것 저것 물어본다.
동북사대 유학생이라니까 혹 불편한 일 있거나 그러면 전화를 하란다...^^;;;
내 이름을 기억할테니 언제든 전화하라 한다.
게다가 중국어를 빨리 배우려면 중국 여자랑 결혼하는 게 가장 빠르다면서
중국 여자를 소개시켜주겠다며 농담을 건넨다...
그리고 북경을 가고 싶다고 그랬더니 북경이 좋지 않다면서 장춘에 있으라 한다.^^a
 
창꽝씨 감독님도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을테니 연락하라 하신다.
언제 기회되면 함께 애니메이션 작업이나 해보자고 하신다.
오호~ 너무 기분이 좋은걸?
언제 작업을 같이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중국어를 공부해서 전화드리겠다고 화답했다.
 
중국측에서 식사 후에 간단한 선물을 한국측에 전달하고 난 후 서로 인사하고
다시 어디론가 이동을 했는데 교육호텔이란다.
즉 호텔은 호텔인데 교육관련 회의 및 세미나 등을 주로 하는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회의실도 크고 접대실, 당구장 및 헬스 기구도 갖춰져 있는 등
기타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다.
아마 한,중 애니메이션 교류가 잘 이루어져서 세미나, 포럼 등을 할 때 사용할 호텔인가 싶다.
 
그곳을 다 보고 난 후 부의(중국 마지막 황제)가 살았던 황궁 갔다.
영화 '마지막 황제'에도 등장했던 장소인데 자금성보다는 작은 규모이지만
사진이며 직접 사용했던 도구들이며 옷, 그리고 각종 방(서재, 침실 등)들이 있었다.
찬찬히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교수님들은 작은 기념품도 사고 그렇게 관광을 끝냈다.
 
잠시 쉬었다가 저녁 식사를 하러 갔는데
역시 이번에도 길림성 인민정부 비서장과 부비서장 등 관계자가 있었다.
몇 차례 인사와 이번 회의에 대한 성공적 결과 기대하는 멘트들이 오가고
또 선물도 한국측에 전달하고 그렇게 경직된, 혹은 긴장된 식사시간이 지났다.
 
숙소에 돌아왔는데 교수님들이 중국 DVD가 싸니 사러 가고 싶다고 하자
안내를 해주겠다고 한다.
게다가 오늘은 피곤하니 중국측에서 발 안마 받는 게 어떠냐고 제안해서
추혜진씨만 빼고 모두 함께 이동했다.
중국측에서는 길림대학 애니메이션과 이사장과 중국애니메이션 학회 사무장이 회동했다.
위주탕(御足堂)이라는 발 안마하는 곳에 갔는데 가격이 비싸보인다.
중국측 두명, 박세형 교수님, 매형, 그리고 나 이렇게 다섯 명이 나란히 누워 발 안마를 받았다.
안마를 받으면서 안마해주는 중국사람들과 이런저런 농담도 하고 얘기도 하면서
70여분에 걸쳐 안마를 받았다.
교수님 두 분은 발 안마라는 걸 처음 받아본다고 했는데
안마가 끝난 후 너무너무 개운하고 가뿐하다면서 피곤할 때 한 번씩 받으면 참 좋겠다 하신다.
난 작년에 중국여행할 때 항주에서 한 번 받아본 경험이 있어서 괜찮았는데
이번에 안마해준 사람이 손 힘이 적어서 좀 아쉬웠다.^^;
 
안마를 받고 나서 DVD를 사러 갔는데
이미 영업시간이 지났을 법 한데 아무래도 중국측에서 미리 손을 써놓았는지
11시 즈음이 되었는데도 문을 닫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말하는 내용을 대충 들어보니 서로 아는 눈치들이다.
나도 중국 애니메이션 모음 전집 사고(매형이 사준거지만...) 다른 애니메이션 몇 편 샀다.
두 분도 애니메이션 관련 DVD를 넉넉히 샀다.
 
그리고 야참으로 호텔 식당(새벽 3시까지 하는...)에서 자장면과 야채요리를 먹으며
맥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사담을 나눴다.
중국측 두 사람은 술을 아주 잘 마신다. 그런데 두 교수님은 술을 잘 못하셔서 곤혹스러워하셨다.
 
그렇게 또 하루가 갔다.
참 오랜 시간을 보낸 듯한 느낌이다.
하루가 빡빡하게 느린 듯 빠른 듯 지나가 버렸다.
 
 
오늘은 금요일이었는데 이쪽 일정때문에 수업을 하루 빼먹었다.^^a

2003년 10월 16일 목요일

애니메이션 교류

매형이 장춘에 온다고 그런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SICAF 그리고 한국종합예술대학과 CAA, 장춘 애니메이션 대학의 교류협력 차 온단다.
오늘 수업 후에 지아지아오를 취소하고 공항으로 갔다.
비행기가 정확한 시간에 도착한 시간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오늘따라 좀 늦게 비행기가 도착해 한 20여분 기다린 끝에 매형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박세형 교수님 그리고 SICAF 프로그래머(국제교류 담당)인 추혜진씨(?::누나)와 함께다.
박세형 교수님과 추혜진씨는 일면식은 있으나 그렇게 잘 알지는 못한 상태였다.
그 세분을 마중하러 온 세 사람(중국인)이 있었는데 모두 꽃 한다발씩 들고 있다가
그 세분이 오시니 품에 안겨드린다. 열렬한 환영이다.^^a
난 그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다가 매형에게 아는 척을 한다.
그 자리에서 바로 박세형 교수님과 추혜진씨과 인사를 나눴다.
매형에게 부탁한 겨울 옷만 받고 집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박세형 교수님과 장춘 관계자들이 함께 움직이자고 제안한다. 얼떨결에 함께 이동했다.
 
머무를 호텔로 가는데 보다 보니 집 근처를 지난다.
내가 머물고 있는 집에서 그리 멀지 않다. 오호~~
일행이 짐을 풀고 바로 길림대학 내 예술학원 애니메이션과를 둘러보러 갔다.
방송국 카메라도 나와 있고 대학 학장 및 예술학원 이사장 및 여러 교수님들이 나와계신다.
교수님 일행이 그 분들과 명함을 교환하고 인사를 나눌 때
난 조금 떨어져 그 광경을 봤다. 사실 나는 초청받지 않은 사람이니까...^^;;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듣다보니 추혜진씨가 나에게 귀띔을 해준다.
저 분들 중 한 분이 중국 장편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보련등(Lotus lamp)'의 감독님이시란다.
오호~~ 내가 2000년도에 일본 히로시마 애니메이션 페스티발에 참가했을 때 본 작품이 아니더냐.
내가 앞에 나서서 무슨 얘기를 할 위치도 아니고 그래서 마음으로만 설레고 있었다.^^;
 
인사를 나누고 처음 보게 된 곳은 식당이었다.
(사실 일행 모두들 어리둥절한 느낌이었다고 한다. 바로 애니메이션과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식당을 보여주는 게 왜일까...하고...-_-;;)
식당을 보고 애니메이션과 건물로 갔다.
(식당은 약 3-4천명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인데 건물 전체가 식당이고 식당 주변으로 있는 아파트처럼 생긴 건물 여러 동이 모두 학생들 기숙사라고 한다. 헉~~ 놀라워라~~)
애니메이션과를 슬쩍 슬쩍 둘러보았는데 학생들이 수업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업 중? 혹은 작업 중?인 강의실에 들어가 컴퓨터도 구경하고 학생들고 구경하고..^^
3D하는 것만 보게 되었는데...모델링 중이었던 것 같았다...
건물은 새로 지어서 이제 3년? 4년 되었는데 내년에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고 한다.
그 건물 옆 동에 가니 전시장처럼 생긴 곳에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학생들의 기본적 드로잉 실력이 상당한 듯 보인다.
그 와중에 '보련등' 감독이신 창꽝씨(常光希) 교수님께 보련등을 히로시마에서 봤다고 하니
내가 있었을 그 해에 교수님도 계셨다고 한다.
잘 보았다고 하니 고맙다고 인사를 하신다. 에구...송구스럽게...
그러면서 몇 가지 여쭤봤는데 보통 1학년들은 기본(기초)에 충실하도록
크로키, 인체데생, 회화 등만 한다고 한다.
그러다가 2학년 3학년 즈음 되서야 비로소 컴퓨터로 작업 하고 응용해서 그림도 그리고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기본적인 드로잉 느낌은 참 좋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조이트로프(ZOETROPE)도 있고 학생들 애니메이션도 보았다.
또 옆에는 멀티미디어과(?) 혹은 아트&디자인과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느낌이 참 좋다.
 
다 둘러본 후에 잠깐 회의실에서 일정에 대한 얘기를 하기 전에
애니메이션과 학생들이 인터뷰를 하겠다고 시간을 내달라고 한다.
조선족 학생 3명은 박세형 교수님과 이정민 교수님(매형)을 인터뷰하고
중국학생 3명은 영어로 추혜진씨를 인터뷰했다. 난 추혜진씨 옆에서 슬쩍 앉아있었다.^^;;
인터뷰후에 사진찍고 연락처 교환한 후 일정에 대한 얘기하고
저녁식사에 초대되어서 식당으로 갔는데
완전 식물원을 방불케하는 엄청난 식당이었다.
모든 식물은 중국 남방에서 공수되어 온 곳이란다.
중국 북방에서는 볼 수 없는 갖가지 나무며 꽃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나무 뿌리(밑둥)를 통째로 사용해 만든 조형물들이 있었는데
참 으리으리하고 대단하다.
작년에 여행할 때도 올해도 이런 규모의 식당은 가본 적이 없어서 나도 덩달아 신기하기만 했다.
 
저녁 먹을 때 백주(고량주)를 작은 잔에 먹었는데
한마디씩 하면서 '건배'를 하는 바람에 계속 잔을 비워야 했다.
매형도 박세형 교수님도 추혜진씨도 참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중국인들은 아주 기분이 좋을 때 백주를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맥주를 먹지 않고 백주를 계속 먹는다.
이런저런 얘기들이 오가고 술이 몇 순배 돌고 음식도 먹고 그런 후에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도 어찌나 좋은 호텔이던지... 내가 다 기분이 좋다..^^;;;
숙소에서 잠깐 짐을 풀고 조선족 가이드를 불러서 장춘 유명한 몇 몇 곳을 돌며 설명을 들었다.
나도 가보지 못한 곳들이어서 새롭긴 했지만 날씨가 워낙 추워서 힘들었다.
모두들 추워도 춥다고 말도 못하고 설명을 들었다.
다시 숙소로 들어왔을 때는 더 가고 싶은 곳이 없냐고 중국측에서 물었고
한국측은 피곤해서 그런지 어서 쉬고 싶다고 해서 하루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공항에서부터 저녁 숙소에서 쉬기까지 중국측은 극빈을 대하듯 정중했다.
중국사람들의 성향을 조금 엿보는 듯 했다.
그런 태도를 거의 처음 접하는 한국측은 시종일관 부담스러운 듯 보였다.
하지만 손님으로 청한 이상 최대, 최선의 대접을 하는 것이 중국사람들의 습관이라 말씀드렸더니
조금은 이해하신 듯 했다.
대접을 잘 받는 것도 중요한 것 중 하나다.
 
내일은 아침부터 회의가 있다고 했다.
 
매형이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다고 해서 일정이 모두 끝난 후 택시를 타고 우리 집에 왔다.
집을 보여드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함께 호텔로 돌아갔다.
 
한국과 중국의 애니메이션 교류가 생길 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게 하려면
중국어도 그리고 애니메이션에 대한 노력도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창꽝시 감독님을 예전에 가르쳤던 스승님이신 장선생님이란 분도 함께 계셨는데 연세가 78세(?)라 한다.
'피리부는 목동(牧笛)'을 만들었던 터웨이 감독님과 함께 중국 애니메이션을 이끄는 분이라 한다.
CAA(China Animation Associate) 회장님이시기도 하다.
이번 행사를 위해서 상해에서 오셨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 분은 마커수엔이라는 분이었는데 이번 SICAF2003에
아시아의 빚 카테고리에
'산과 물의 느낌 Feelings from Mountains and Water'이란 작품으로
선을 보이신 분이라 한다.
 
오호....^___^

2003년 10월 15일 수요일

외국인 등록

어제 저녁에 경찰들이 찾아왔다.
처음엔 저번에 물이 샌 아래층 사람들인줄 알았는데
문을 열어보니 경찰 4-5명이 우르르 몰려있다.
헉! 무슨 일일까...긴장이 되었다.
뭐라뭐라 말하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런데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대장격 되는 사람이 앞 집 사람과 얘기가 끝난 후,
나에게 와서 묻는다.
자기들은 무엇무엇 때문에 여기 왔는데(무슨 뜻인질 못알아들었음.-_-;)
신분증을 볼 수 있겠냐고 한다.
그래서 거류증과 학생증을 보여줬다.
혼자 사냐고 외국인이냐고 몇가지 묻길래 대답했더니
잘 알았다고 하면서 외국인은 외국인 등록을 해야 한다 말한다.
그래서 시간날 때 와서 등록을 하라며 자기 명함을 건네준다.
명함 전화번호로 전화를 한 후 와서 등록을 하라는 것이다.
알았다고 돌려보냈다.
 
그리고 오늘 후배에게 물었더니
보통은 잘 안하는데 그렇게 검문한다고 돌아다니다가
걸리면 등록을 하고 안걸리면 등록을 안한단다.
그런데 만약 검문에 걸렸을 때 거류증과 학생증이 없을 경우에는
한국 돈으로 50여만원의 벌금 물게 된다고 한다.
한국 유학생들 중에 그런 경우가 몇 차례 있었다고 한다.
나야 서류상으로 그리고 사실상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가서 등록을 하라고 한다.
 
그런데 등록비로 얼마를 내야한다고 다른 동생에게 들었는데
그게 집 주인이 내도 무방한 것이라고 하고 그래서 그냥 등록을 안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나중에 문제가 될 듯 해서 등록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그래서 중국 친구 강산이를 불러 사정얘기를 전하고
명함을 보여줬더니 예전에 자기에게 도움을 준 아는 친구(나이는 많지만)라 한다.
오호~~ 도대체 이 녀석은 친구들이 다양하기도 하지...
중국친구들은 모두 니 친구인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다.
강산이가 전화를 해서 물어본다. 잘 아는 사람인 것 같다.
내가 자기 친구라는 얘기를 해가며 이것저것 물어본다.
등록비같은 것은 없고 그냥 와서 몇 가지 서류상으로 기록만 하면 된단다.
사진이 두장 필요하다 한다.(지금 없으니 사진 찍으러 가야겠군.)
내일, 모레는 오후에도 일이 있으니 토요일이나 시간 봐서 가야겠다.
그게 안되면 언제든 가서 등록을 하면 된다고 했으니...상관없겠군...
강산이가 같이 가주기로 했다.
 
 
::
후배랑 강산이랑 점심을 먹는데 강산이 친구가 왔다.
내가 배우고 싶은 중국화 선생님을 소개시켜줄 친구란다.
후배에게 볼 일이 있어 들렸다가 강산이가 나랑은 나중에 술한잔 하자고 그런다.
아는 중국친구가 발이 넓으니 이것저것 편한 건 사실이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
저녁은 계란과 야채와 토마토를 볶아서 먹었다.
여기에서는 토마토가 아주 철저하게 야채다.
한국에서는 토마토가 야채임을 알면서도 과일처럼 먹는데
여기는 음식에 토마토가 들어가는 게 종종 있다.
그래서 흉내 한 번 내봤는데...음 그런대로 먹을만 하다...
 
배부르다.
 
공부해야지~~^^a

2003년 10월 14일 화요일

나른한 오후...

새벽에 잠을 깨다 말다 깨다 말다 학교 과제도 하고 그러다가 잠을 청했다가
6시에 일어나 온수기 전원 켜놓고 어제 밥 먹고 남은 게 있어(보온이 안됨)
물 부어 끓여서 김치랑 아침을 챙겨먹었다...
이래저래 그러다보니 학교 갈 시간이 늦어져서 허겁지겁 가방을 챙겨 수업에 갔다.
늦지 않았다. 휴~
 
책을 꺼내는 데 헉!! 아침에 수업받는 책이 바뀌었다.
급하게 나오느라 비슷한 색의 다른 책을 챙겨온 것이다.
이런 낭패가 있나...
그래...오늘은 잘 들어보자...책을 안보고도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이다...라고 생각을 했지만
역시 듣는 건 쉽지가 않다...
다른 사람 옆에 가서 같이 책을 보기 싫어서 귀기울여 들으며 필기했다.
 
두번 째 시간엔 책을 챙겨와서 열심히 해보려 했는데
이런 웬걸 햇살이 나른하게 스며드는 창가 쪽에 앉았더니
졸음도 이런 졸음이 없다...
졸음이 나를 휘감으며 머리를 아래로 잡아당긴다.
눈엔 풀을 발라 놓았나보다. 떠지지도 않는다.
애써애써 듣고 같이 따라 읽으며 졸음을 거부해보았지만
추워진 날씨에 햇살을 거부할 수 없어 그냥 받아냈다.
햇살이 내 머리카락 끝에서부터 흘러내려와 어깨를 타고
옷을 뚫고 들어와 어루만진다.
마치 봄햇살 같기도 하고 참 기분이 좋다....
 
수업 마무리까지 무난하게 잘 보내고 지아지아오도 잘 받고
후배 집 가서 밥도 잘 얻어먹고 돌아왔다.
하루가 너무 짧다.-_-;;;
 
 
::
메일을 확인하다보니 영덕형님(연변에 사시는 형님..)이 메일을 보내셨다.
어이구...계속 연락을 드린다는 것이 자꾸 미루고 미루어서
메일 올 때까지도 연락을 못드렸네...
죄송한 마음에 후다닥 전화를 하니 괜찮다고 그러면서
장춘도 동북사대도 잘 가르친다고 좋다고 한다.
청도 근처를 좀 다녀오신다며 시간나면 전화하고 함 들리겠다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방학 후에 집으로 놀러와서 신년 보내고 가라신다.
참 고맙다....
작년에 들렸을 때도 장백산(백두산)도 구경시켜 주시고 대접 잘해주셨는데...
이렇게 무심하게 북경 다녀온 이야기도 서둘러 말씀드리지 못하고...쩝~

2003년 10월 13일 월요일

장 보고 오는 길에...

김치를 사러 갔다.
한국식료품 파는 상점인데 조선족이 운영한다.
아주머니께서 갓김치가 맛있게 담궈졌다면서 갓김치를 사라한다.
그러마 하고 갓김치와 배추김치를 좀 샀다.
1근(2근에 21kg)에 4원인데 7근 반을 샀다.^^
아주머니께서 "중국 춥지요?"라고 말을 건네신다.
그렇다고 대답하면서 중국에서 겨울을 처음 나는데 참 춥네요...하고 웃었다.
아주머니께서 예전엔 좀 더 늦게 추워졌는데 요새 갑자기 그런다고 알려주신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마음 넉넉해지는 순간이었다.
 
돌아오며 쌀 5kg짜리(14원) 사고 소금, 설탕, 식초, 간장 등도 사왔다.
 
들리는 가게마다 중국인이건 조선족이건 친절하게 잘 대해준다.
어떤 때는 중국사람들이 거칠게 느껴지다가도 어떤 때는 한 없이 좋게 느껴지는 건
어느 나라 어느 곳이건 사람은 사람이기 때문이리라.
 
외국인이기 때문에 느끼는 불안함도 있지만
결국 외국인 내국인도 사람이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배려하고
웃은 얼굴로 서로 마주하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이라는 것은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다.
 
추운 날씨이지만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지는 기분이다.
 
여름에는 옆사람의 체온이 짜증을 내게 하지만
겨울에는 옆사람의 체온이 행복을 주는 계절이다.
추울 때 일수록 주변 사람들 돌아보며 마음 챙기게 되길 마음 모아본다.

2003년 10월 12일 일요일

후배들 이사하다.

후배가 다음 주에 이사를 하기로 한 것을 갑자기 오늘 이사를 한다고 한다.
아침 9시 즈음(?)에 후배 집으로 건너갔다.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아니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그냥 오늘 이사를 한다고 해서
짐 나르는 걸 도왔다.
 
중국에서는 이사를 할 때 자전거에 수레가 달린 자전차를 이용하는데
후배가 이사할 집 근처에서 인부를 구했다.
두 명을 불러 짐을 옮기는 데 50여원이 든다고 한다.
보통 혼자 사는 유학생이라면 자전차 한 대로 침대며 T.V며 책상이며 모두 옮길 수 있다 한다.
그런데 후배들은 두 명이 살기에 짐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도
인부를 두 명 부르게 되었다.
 
한국에서라면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자가용 한 대에 모두 싣지 못하면
트럭을 이용하는데 여기에서는 어지간한 짐이라면 모두 자전차를 이용한다.
 
이사하는 풍경이 참 색다르 게 느껴진다.
사람사는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좋기도 했지만
자전차로 이사하는 풍경은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터라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긴다.
 
짐을 아래층으로 내렸다가 다시 이사할 집 3층으로 올리고 대충 짐정리를 하고 나니
얼추 12시가 넘어간다.
짐 옮기고 정리하는 데 겨우 3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짐이 적기도 적었지만 여기에서 이사하는 건 한국에서처럼 복잡하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카메라가 있었으면 이사하는 모습을 남겨두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후배가 이사하면서 세탁기와 냉장고를 줬다.
후배는 전자동 세탁기를 샀고 이사할 집에 냉장고가 있어서 나에게 준 것이다.
덕분에 이제 나도 조선족 식당에서 김치도 사다 먹을 수 있게 되었고
과일도 신선하게 물도 시원하게 보관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아싸~
 
내일부터 또 다시 한주가 시작된다.
중국어가 여전히 발전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 주 한 주 시작될 때마다 그래도 긴장되고 마음가짐이 새로워진다. 좋은 현상이다.
책 좀 읽어보고 자야겠다.

2003년 10월 11일 토요일

당구를 치다가...

아침에 잠을 잘 못잤나 싶게 늦게 일어났다.
늦게 일어나서 샤워를 좀 하려고 하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앗! 인터넷 회사다...반갑긴 한데 말이 잘 통하지 않는다.
왜 나한테 전화를 했을까. 강산에게 전화가 가야 맞는데...
어쨌든 버벅대면서 얘기를 했는데...그쪽에서는 잘 못알아듣는다.
어렵게 어렵게 강산이 전화번호를 알려줬는데 이 녀석... 핸드폰이 꺼져있단다.
후배들도 학교에서 지아지아오가 있다고 다 학교 갔는데...흠..
어쩔 수 없이 안되는 이야기로 그냥 집으로 오라고 그랬다.
컴퓨터, 인터넷은 세계적으로 비슷하게 돌아가는 것 아닌가...
결국 그 직원이 와서 대충 어리버리 얘기하고 잘 설치하고 돌아갔다...
이제 인터넷이 된다.
 
인연들 글에 답글 달고 밀린 일기 올리고 있으려니
규이랑 치우메이, 스동, 탕탕...농구하러 가자고 전화하고 왔다.
비가 내려서 실내농구장을 찾는데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농구장을 서너 군데를 돌아다녀도 자리가 없어서
합의를 본 결과 당구를 치러 갔다.
여기는 거의 대부분 포켓볼인데...한국음악이 줄기차게 흘러나오고 사람들도 북적댄다.
자리가 잘 나지 않아 남자들 셋만 치고 여자들 둘은 그냥 구경만 한다.
 
당구를 치다가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한국과 중국과 포켓볼 치는 방식이 일반적으론 같아도 조금 다른 특이한 점이 있는데
실상이 이렇다.
한국에서는 예를 들어 공을 쳐서 우연으로 포켓으로 공이 들어가도
친 사람의 운이나 실력(보통 뽀로꾸...-_-;;라고 함)이라고 인정한다.
운도 실력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 중국에서는 자기가 친 공이 우연히 들어가게 되면 '멍따'라고 해서 인정을 하지 않는다.
즉 여기에서는 본인의 실력 이외에 들어간 공은 부정을 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게 국제룰일지도 모른다.
아니, T.V에서 포켓볼 경기를 몇 번 본적이 있는데 정확한 룰은 모르겠지만
우연으로 들어가도(그럴일이 거의 없지만) 인정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우연으로 들어가는 것은 절대 인정을 하지 않는다.
이게 만약 중국사람들의 생활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어떤 습관이라면
배울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운이건 실력이건 간에 결과를 중시하는 것이라면
중국은 본인의 실력 외에는 자신도 타인도 인정을 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
이게 내가 좀 과도하게 생각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당구 몇 게임 치면서 들어지는 '감각감상'이랄까...
 
나는 내 스스로의 노력과 실력에 의해 지금 이 자리에까지 서있게 되었는가.
아니면 내 주변 사람들 도움에 힘입어 나도 모르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가....
내 스스로가 나를 인정하는 것.
그것이 객관적으로도 인정을 받는 것...
그건 분명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남들에겐 관대하되 스스로는 쫌생이가 되는 것도 필요하다 싶다.

2003년 10월 10일 금요일

시험...

시험을 봤다.
책 세권으로 수업을 받는데...그 중 한 과목은 선생이 매일매일 쪽지시험을 본다.
그런데 오늘 본 시험은 쪽지 시험이 아니라
문제를 프린트 해와서 많은 양의 문제를 푸는 시험이었다.
문제의 유형은 약 10가지 정도로 나뉘어있는데
전날 공부한답시고 졸다가 공부하다가 졸다가 공부하다가 잠도 설쳤다.
그런데 단어 쓰는 거나 객관식, 선택문제 등은 풀겠더라.
작문과 같은 문제들은 전혀 손을 못댔다.
어설프게 쓴 것들도 있지만 전혀 자신이 없었다.
 
시험이 끝나고 곰곰히 생각해봤다.
작문이 안되는 이유, 입에서 말이 잘 안나오는 이유...
물론 열심히 하지 않은 이유 밖에는 없을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에 비해 똑똑하거나 천재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다른 사람들이 1시간 공부할 때 난 2시간 3시간 공부해야 되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돌아보니 사실 그렇게 열심히 했다고 자부되는 한달 여의 기간은 아니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할테고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테다.
 
오늘 지아지아오에게 앞으로 작문을 해오면 고쳐주고 가르쳐달라고 그랬다.
그리고 오늘부터 HSK시험 준비를 하자고 했다.
어렵긴 하지만 단어도 외어야 하고 문장도 외어야 한다.
애니메이션 공부할 때는 이해만 하면 되었는데
외우는 건 국민학교 때부터 싫어했던 습관도 있고 잘 안되는 거라 솔직히 자신은 없다.
하지만 계속 반복해서 외우고 외우면 내 것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다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어학...정말 힘들다.
내 사고방식에서부터 마음까지 다 바꿔야 말로 나오는 게 어학인 것 같다.
 
하자! 하자! 하자! 아쟈!!!!!

2003년 10월 9일 목요일

이런 하루

어제 비가 와서 좀 추워진 듯 해서 오늘은 옷을 좀 더 입고 갔다.
후배는 몸이 좋지 않은지 수업에 오지 않았다.
수업 후에 점심을 먹고 싶은데 그리 내키지도 않고
유학생 식당에서 혼자 먹으려니 조금 머쓱하기도 하고 그래서 먹지 않았다.
지아지아오 받고서는 후다닥 집으로 돌아와 라면을 끓여먹으려고 대파, 고추를 샀다.
사면서 보니 사과가 맛있게 보여서 사과도 한 예닐곱 개...모두 다 해서 6.6원
아, 그리고 집에 바퀴벌레도 보이고 자잘한 벌레들도 슬쩍 슬쩍 내 눈에 보이길래
벌레잡는 스프레이(12원)하고 겸사겸사 방향제 스프레이(8원)도 샀다.

바로 라면을 먹을까 했더니 주방에 못질해야할 것도 보이고 그릇도 더럽고
이래저래 눈에 거슬린다.
그래서 못질하고 그릇 씻고 개수대 물 빠지는 곳이 조금 새서
새로 사온 것으로 교체하려고 했더니 관이 잘못된 게 아니고 그 위 쪽 접합부분이 잘못되었다.
좀 더 눈여겨 보고 사오지 않을걸 후회했다.
다시 해보려다가 물이 더 새버린다. 대야를 대서 새는 물을 일단 받고 라면을 끓였다.
 
여기 가스불은 상당히 세다.
그래서 집에서도 중국영화에서 보는 듯한 큰 냄비로 요리를 멋지게 할 수도 있다.
지금은 전혀 할 줄 모르지만 나중에 함 해봐야지.
 
라면 먹고 나니 퍼진다.
T.V에서는 종횡사해(주윤발, 장국영, 종초홍 주연)를 한다. 편하게 누워서 봤다.
그런데 중국 T.V는 드라마건, 영화건 간에 예고없는 중간 광고가 엄청나게 많다.
보통 2시간짜리 영화를 보려고 그러면 거짓말 좀 보태서 한 4-5시간은 걸린다.
그 뿐이 아니다.
상, 하로 나눠서 광고는 광고대로 무척 해대고 하편은 다음날 해주는 경우도 있다.
오늘 종횡사해도 그런가보다.
오랜만에 추억의 장국영과 종초홍이 보여서 계속 광고가 나오는 걸 참고 봤는데
갑자기 3분의 2정도 지나서 아동용 프로그램을 해버린다. 헉!
화를 내봐야 나만 손해지... 아동용 프로그램을 자장가 삼아 잠을 잤다.
 
잠이 슬쩍 깨서 보니 불이 다 꺼져있다.
헉! 누가 들어왔었나? 하고 비몽사몽간에 잠시 생각을 해보니...어제도 있었던 정전 탓인가 보다. 어제도 불이 들어오지 않아서 누전차단기를 한참 찾아서 해결했는데...
건물이 낡아서 그런가? 에구. 그러고보니 초를 안샀네...
현관 앞에 있는 두꺼비 집에서 누전차단기를 ON으로 바꾸고 나니 불이 들어온다.
 
내일은 여태껏 수업 받았던 내용을 가지고 10가지 유형의 문제로 시험을 본다고 한다.
공부를 무척이나 열심히 해야겠지?
왠지 시험이라니까 벼락치기 공부라도 해야할까 하는 과거의 습관이 고개를 디민다.
자~ 그냥 복습할 겸 천천히 들여다 보자.

규이한테 전화가 왔는데 충훈이가 일이 생겨서 이번 주말에 오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무척 아쉬워 한다. 하긴 충훈이가 중국에 있을 때 같이 살았던 친구인데...
그냥 이번 주말은 우리끼리 만나기로 했다.

2003년 10월 8일 수요일

자유와 방종 사이

비가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다.
어제도 하루종일 내리다가 저녁에 멈추는 듯 했는데...
강산이가 어제 원희와 함께 술을 먹자고 그래서
코리안(可利安)이란 한국 술집에 가서 소주를 몇 병 먹은 탓인지 아침에 좀 더 자고 싶었다.
그래도 연휴 후에 첫 수업인데 늦을 수가 있나.
6시 30분 즈음에 일어나 샤워하기 위해 온수기 전원을 켜고(약 40분? 정도 걸린다.)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강산이는 아래층 미용실 사람들이 찾아올까봐 그제 밤에 이어 어제 밤도 함께 잠을 잤다.
옆에서 곤히 자고 있고 밖에는 비가 오고 학교갈 준비를 했다.
강산이를 깨워 어떻게 할거냐고 하니까 더 자겠다고 그런다.
비가 점점 거세진다. 서둘러 학교를 갔는데 거의 정각에 도착했다.
선생님은 나와 계시고 조심스럽게 자리를 찾아 앉았다.
연휴 후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씩 사람들이 들어오는데 이미 수업은 시작한 후였다.
중국에 와서 수업 첫 날부터 느낀 건데 한국 유학생들은 조심성이 부족한 듯 보인다.
거의 대부분이 여자이고 남자들도 꽤 되는 편인데 나이가 어린 듯 보인다.
당연히 여자들은 학교 다니다가 휴학을 하고 오거나 교환학생으로 오니 어릴테고
남들은 군대를 다녀왔어도 20대 중반 즈음 되지 않겠는가...
그런데 수업에 늦어서도 문을 쾅쾅 여닫고 들어오거나
발걸음도 씩씩(?)하게 자리에 찾아 들어가고
게다가 의자를 빼면서도 드르륵 소리가 거슬릴 정도로 수업에 방해를 주며 자기 할 일만 한다.
비도 오고 그래서 그런지 더 신경이 쓰이고 슬쩍 짜증도 난다.

더 비교가 되었던 게 우리 반에 있는 서양 외국인 남자 때문이었는데
외국인은 일본인 서넛을 빼고는 프랑스에 온 남자 한 명 뿐이다.
그 남자가 들어오는 모습은 한국 유학생들과 같은 국적을 가진 내가 더 부끄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조심히 문을 열고 들어와 선생님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문을 조심스럽게 닫고 살짝 까치발을 해서 자리를 찾아 앉는다.
수업에 되도록 방해를 주지 않으려고 하면서 말이다.
그 외국 유학생도 나이가 들어보이긴 한다만...
나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인가?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수업이 이미 시작 중이고
다른 사람들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가 아닌가?
 
여기 수업은 조금 자유롭고 편한 게 사실이다.
수업 중간에 화장실을 가는 것도 알아서 자유롭게 다니고
일이 있으면 수업을 빼먹기도 하는 등 행동은 자기 자신에게 자유롭게 맡긴다.
화장실을 갈 때도 한국학생들은 너무도 소란스럽게 당당하게 왔다 갔다 한다.
내가 한국에서 애니메이션과를 다닐 때도 젊은 동기들에게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
이 곳 학생들은 좀 심하다 싶다.
후배들하고 얘기하다보니 조금 이해도 될 듯 하다...
대부분 유학을 오는 학생들은 그래도 여건이 되서 오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한국보다 물가가 싼 이곳에서 주어지는 자유는
그들에게 감당이 안되는 방종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돈의 풍요로움이 생활의 흐트러짐까지 가져오게 되는 것으로 봐야하나?
 
내가 이런 것에 왈가왈부 할 처지가 되는지 어쩌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타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행동은 기본적인 예의가 아닐까 싶다.
흠..아니면 나만 빼고 서로들 다 친한 사이들이라서 그런가?-_-;;;
그런 것 같지도 않던데...
 
좀 배려하는 면학분위기를 만들어 봅세다!!

2003년 10월 7일 화요일

다름과 같음

학교에 가서 지아지아오 받고 난 후에 원희랑 명은이랑 함께 북방시장에 가기로 했다.
겨울 준비할 겸 조금 두터운 바지와 겉옷으로 입을 옷을 좀 사기로 했다.
명은이는 새로 이사갈 집에 화장대가 없어서 화장대를 사기로 했다.
지아지아오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오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내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줄 알고 오지 않았단다. 참 이상도 하지. 일요일만 수업이 없다고 그랬는데 그 다다음 날인 오늘은 전화가 없으면 당연히 수업이 있는 것 아닐까?)
그래서 원희 지아지아오가 수업하는 옆에 앉아서 그냥 듣기만 했다.
들리기도 하고 들리지 않기도 하고 부담없는 틈을 타서 크로키도 몇 장 하고...
수업 후에 원희랑 명은이와 강산이(도 왔다.)를 만나서 시장으로 갔다.
여기 사람들은 옷을 처음부터 두껍게 입지 않고 내복부터 차근차근 입어나간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두꺼운 옷이 보이질 않는다.
명은이랑 강산이는 화장대를 보러 가고 원희와 함께 옷을 고르러 다녔다.
윗옷은 결국 찾지 못하고 바지만 하나 샀는데 처음에 70원을 부른다.
눈치를 보니 우리가 한국말을 하고 있으니 바가지를 씌우는 것 같다.
40원 아니면 안산다고 우겼더니 알았다고 한다. 사고 나니 더 기분이 안좋다.
더 깍을 수 있었는데...
 
장을 다 보고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가 나왔는데
원희와 명은이가 의견대립이 생긴다.
내가 들어보니 둘다 나에게 조언을 해주다가 그리 된 것인데 둘 다 맞는 얘기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것은 아니었는데 말이 말을 낳고 오해를 낳고 그리되나 보다.
살면서 누군들 그런 경우가 없었겠는가.
내가 개입되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 객관적으로 보인다.
혹여 나도 그러한 상황이 생길 경우에 되도록 객관적 입장을 견지해야 할 터이다.
다른 것은 자세히 보면 같은 지점이 보이고
같다고 느끼는 것도 자세히 보면 다른 지점이 보인다.
다름과 같음을 어떻게 수용해서 이해하고 취사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일 터이다.
 
다름과 같음의 사이에... '무언가'가 있다.

2003년 10월 6일 월요일

물난리

집 화장실은 좌변기가 아닌 수세식이다.
기울기가 뒤쪽으로 높아서 일을 보고나면 잘 내려가지 않는다.(음..좀 더러운 얘기군.-_-;)
그래서 화장실 옆 수도를 통해 큰 물통에 물을 받아 일을 해결하곤 한다.
 
문제는 여기에서 비롯이 되었다.
어제 저녁 늦게 친구가 집 화장실을 사용하고 수도를 열어놓은 모양있었다.
수도꼭지에 호스가 길게 연결되었던 터라 물이 나오는지 잠겨져 있는지
소리가 나지 않으니 몰랐던 것이다.
결국 잠그지 않고 함께 외출을 한 결과가 되었다.
나도 친구도 술을 좀 먹은 상태여서 꼼꼼히 챙기지 못한 불찰이었다.
밖에 한 두어시간 다녀오니 집안이 온통 물바다다.
자연재해로 생긴 수해가 아니라 사람의 실수로 생긴 인재였다.
끕끕한 마음에 친구랑 허겁지겁 물을 퍼냈다.
한참을 퍼내도 물이 장판 밑까지 들어가서 수해를 당한 것과 다름이 없는 상태였다.
그래도 별 수 있나 부지런히 물을 퍼내고
친구는 내일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니 일찍 자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계속 물을 퍼내고 바닥을 닦아냈다.
그런데 누가 밖에서 자꾸 문을 두드린다.
이 새벽에 누굴까.... 누구세요?라고 물으니 아래층에서 왔다고 한다.
친구는 자고 나는 중국어를 제대로 할 줄도 모르고...음..그래도 천천히 얘기를 들어보니
아래층에 물이 다 새는 모양이었다. 나보고 함께 자기 집에 가서 상태를 보자 한다.
미안하다고 하는데도 자꾸 나를 잡아끄는 걸 보니 상태가 심각한 모양이다.
가서 보니 미용실이었는데 사장이랑 직원이 먹고 자는 걸 함께 해결하나 보다.
집 천장이 완전히 물로 적셔져 있고 물은 벽을 타고 흘러내려와 페인트가 흘러내리고 있다.
정말 할 말이 없다. 계속 미안하다고 말하고는 내일 다시 얘기하자고 그랬다.
얘기를 해서 보상을 해줄 부분이 있으면 보상을 해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마저 물을 퍼내고 대충 마무리를 하고 잠을 청했다.
 
아침에 또 누가 시끄럽게 문을 두드린다.
후배의 수양어머니다. 남동생(전에 화장실 누수를 고쳐준 분)이랑 같이 와서
어디에서 물이 새냐고 묻는다.
밖에서 봐도 이층에서 일층으로 물이 흐르는 게 보였던 모양이다.
실수로 생긴 일을 말하자니 차마 입도 떨어지지 않고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친구가 대신 설명을 해주니 수양어머니는 마음이 불편했던지 가면서 조심하라 한다.
친구는 후배 집으로 가서 갈 채비를 하고 난 일어난 김에 계속 청소를 했다.
잠시 후에 아래층 남자가 또 찾아왔다.
후배에게 전화를 해서 바꿔줬다. 뭐라뭐라 통화를 하더니 알았다고 내려간다.
후배에게 다시 전화를 했더니 알아서 하겠다면서
수양어머니께 가서 해결 좀 해달라고 전화를 했단다.
조금 후에 아래층에서 무척 시끄럽게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후배에게 전화를 해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수양어머니가 가서 얘기를 하는 중에
그 미용실 주인 이모가 오고 싸움이 붙어 그리 된 것이라 한다. 참 미안하고 염치없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그쪽에서 보상금으로 5000원을 달라 했단다.
5000원이면 한국돈으로 약 75만원 정도 되는 돈인데 그 돈이면 미용실 가게를 전세로 낸단다.
내가 한국사람이고 말을 잘 못하니 한 몫 보자는 심보였던가 보다.
그 얘기를 듣고 수양어머니가 화가 더 나 싸움이 났는데
그 와중에 미용실 직원이 수양어머니께 심한 욕을 했다고 한다.
수양어머니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그 남자를 우산으로 때리고 우산은 부러지고...
그쪽에서는 경찰을 부르네 어쩌네...하는 얘기까지 나왔다는데...-_-;;;
수양어머니는 수양어머니대로 화가 나서 이 지역 유명한 건달을 불러왔다.
그 사람들이 가서 몇 마디 얘기를 하니 그쪽에서도 겁을 먹었는지
보상금 받지 않겠다고 자기들이 알아서 하겠다고 했단다.
그 얘기를 들은 후배랑이 놀라서 그 건달은 돌려보내고
후배랑 중국친구가 직접 가서 상황을 보니 그리 심하지 않은데 자꾸 트집을 잡는다고 한다.
그래서 돈 200원 정도를 가지고 가서 이걸로 페인트 다시 칠하고 하면 되지 않겠냐고 했더니
이제는 도리어 돈이 너무 적어서 안받는다고 했단다.
사람 대할 때마다 바꾸는 태도에 후배도 중국친구도 화나고 어이가 없어한다.
 
결국 오후에 다시 가서 얘기를 하면서 보상금을 주려고 했는데
모두들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하고 그 사람들이 좀 이상하게 트집을 잡으니
차라리 가지 말라 한다. 그래서 가지 않았다.
 
상황을 전해들으며 안 이야기인데
중국은 워낙에 오래된 건물이 많아서인지 물이 새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다고 한다.
물론 이번 일은 명백히 실수로 인한 것이었지만
그런 경우라도 대충 서로 조심하자고 그러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무마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미용실측에서 트집을 잡으며 나오니 수양어머니도 다른 사람들도 화가 난 모양이다.
 
나는 물론 내 실수는 아니지만 친구 실수라고 하더라도 친구는 한국으로 가니 도리가 없고
게다가 우리 집에서 물이 새서 그 쪽 영업에 방해를 준 것이니
보상을 해주는 편이 훨씬 깔끔한 마무리가 될텐데
수양어머니도 안좋은 소리를 들어가며 싸워댔고 후배들도 가서 실랑이를 벌이고 와서인지
보상은 일단 제쳐두고 상황을 좀 보자 한다.
그냥 넘어가도 아무 문제 없을 것이고 혹 문제가 생기면 그 때 가서 해결해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쪽에서 시비를 걸어오면 수양어머니랑 후배들이 알아서 해결하겠다고 한다.
 
이래저래 끕끕한 마음이다.
물이 좀 심하게 새서 미안한 마음도 있고
그것으로 인해 사람들 싸우게 되서 미안한 마음도 있고
집이 좀 안정되나 싶었는데 물바다가 되어서 다시 정리해야하는 불편함도 있고
이래저래 마음이 좀 그렇다.
 
하지만 일단 이미 지나간 일이 되어버렸고 더욱 조심하며 생활을 해야겠다.
중국사람들이 강자한테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모습을 종종 보인다며
너무 미안해하지도 말라고 충고해준다.
너무 미안해하면 한국사람인데다가 중국어도 잘 못해서 얕잡아 본다고 말이다.
뭐...모든 사람들이 그러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그런 얘기를 들으니 한편으론 이해도 된다.
게다가 중국사람들은 미안하다는 말, 고맙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다.
 
친구 공항에 배웅해주고 돌아와 점심 먹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수양어머니께 미안한 마음에 후배의 조언을 구해 포도 5근을 샀다.
내가 있는 집도 수양어머니 소유의 집인데 물난리를 나게 한 미안한 마음의 표시다.
그 미용실 사람들에게도 미안한데 지금은 어찌할 방도가 없으니
마음으로나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조심스럽게 생활해야겠다.
 
오늘 하루종일 날씨가 좋아 그나마 다행이었는데
내일도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다.
 
 
중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어서어서 말을 잘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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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바구니를 바닥에 놓아둔 바람에 옷이 다 젖어서 지금은 옷을 빨고 말리고 있습니다.
집이 건조해서 물에 젖은 바닥이랑 장판은 금방 마를 것 같긴 하네요.^^
휴~ 한바탕 일 치뤘습니다.^^;;;;

2003년 10월 5일 일요일

사람을 보는 기준? 가치?

친구와 함께 VCD도 사러 가고 지금 집에 필요한 몇가지 물품을 사러 돌아다녔다.
장을 보고 돌아오면서 서점에 들려 중:중사전도 하나 사고(친구가 선물해줌)
저녁을 먹으러 '용수산'이라는 한국음식점에 갔다.
(원래 '아지트'라는 곳을 가려 했는데 내부수리 중이란다. 후배들은 김치를 이곳에서 사다 먹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어서오세요'라는 한국말이 들린다.
우리가 첫 눈에 보기에도 한국사람처럼 보였나보다.
충훈이가 강산이 한국음식 대접을 하고 싶다고 온 식당이어서
강산이가 제일 좋아한다는 삼겹살(한 판-1인분에 20원)과 진로 소주(1병에 25원)를 시켰다.
그리고 쭈꾸미 볶음(25원)과 짬뽕밥(12원)도 시켰다.
술은 한국보다 비싸고 요리는 한국이랑 비슷하고 밥은 한국보다 싸다.
그래도 오랫만(?)에 삼겹살에 짬뽕국물에 김치를 비롯한 밑반찬에 소주를 먹으니
기분 좋다.^^
 
복무원(일하는 사람, 종업원)에게 어설픈 중국어도 뭘 좀 부탁하려고 버벅대니까
'조선말로 하세요'라고 한다. 헉~! 순간 모두가 웃었다.
한국 식당에 와서 중국어로 얘기를 하니 그 복무원이 답답했었나 보다.
보통 조선족 식당이라 해도 한족 복무원이 많은데
이곳은 대부분이 조선족이고 몇 몇이 한족인가 보다.
 
중국사람들도 많이 오고 가격이 비싼데도 많이 오는 걸 보니
한국 음식이 매력이 있긴 있나보다..
물론 대부분은 중국음식이 맞지 않는 한국 유학생들이지만...
 
 
조선족을 보면 왠지 더 잘해야한다는 그리고 실수안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박적으로 든다.
워낙에 몇 몇 한국사람들이 조선족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일도 많았고
연변에 사업차 간 사람들이 현지처를 두고 사생아를 양산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조선족은 한국사람들을 무척 싫어한다는 얘길 들었었다...
물론 모든 조선족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끼리
그렇게 서로 못잡아먹어 안달인 게 못내 서글프다.
작년에 연변에 갔을 때도 느낀 거지만 대체로 참 소박하고 착한 사람들인 것 같은데...말이다.
연변에 있는 영덕 형님도 한국인 때문에 생겨난 사생아 셋을 한동안 키웠다고 했는데
이런 저런 문제들이 많이 산재해 있는 듯 하다...
조선족 말투를 흉내내었던 개그맨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한국사람들에게 그들은 같은 눈높이가 아닌 눈 아랫사람인 듯 하다.
물론 지금은 많이 변해가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빈부의 차이가 사람의 높낮이까지 결정하게 되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영국에서 1년 공부하고 왔다는 후배 원희와도 얘기를 하며 느낀거지만
영국사람들을 비롯한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들은
사람의 겉모습보다는 사람 그 자체를 본다고 한다.
무척 검소하고 떨어진 옷도 기워입고 다니는 일이 부끄럽지 않은...
그래서 사람 살기에는 참 좋은 환경이란 이야기들...
 
가진게 있고 없고의 차이보다는 마음 씀씀이의 차이가 사람을 보는 기준이었으면 좋겠다.

2003년 10월 4일 토요일

길림 송화호

충훈, 명은, 원희, 강산이와 함께 송화호수(쏭화후)를 다녀왔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빠오처(차를 한대 빌려 이동하는 것)를 해서 다녀오려다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고속버스를 타고 갔다.
송화호는 길림성 내 길림시에 있다.
장춘은 길림성의 성도다. 즉 한국으로 말하면 도청소재지 정도?
그러니까 내가 살던 고향으로 말하면 전라북도 내의 전주가 장춘이라면
길림시는 익산 정도가 되는 것이다.
장춘에서 길림까지 고속버스로 가는데 2시간 정도가 걸렸다.
그리고 장춘에서 송화호까지 가는데 약 50분, 거기에서 배를 타고
유원지 비슷한 곳까지 가는데 1시간 반.
대략 장춘에서 그곳까지 가는데 약 4시간 좀 넘게 걸린 셈이다.

송화호가 멋있다고 그래서 얼마나 멋있나 했더니 그냥 호수다.
한국에 있는 여타 호수보다는 커서 마치 바다를 연상하게 하지만
그냥 배타고 풍광을 구경하는 것이고 배에 내려서 이것저것 관광상품을 사고(보기엔 조악한...)
밥을 먹고 돌아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뱃놀이를 즐겨하는 것 같아 친구에게 물었더니
아마도 중국사람들은 내륙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서
강, 호수, 바다를 제대로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 그런 것 아니겠냐고 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작년에 중국을 여행할 때도 유독 뱃놀이를 즐겨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땅이 넓으니 그 땅의 혜택을 다 못누리는 사람도 많이 생겨나는가 보다.
강 건너편까지 가는데 1시간 반을 소요해서 갔는데 사실 볼 것도 없고
그렇게 오느라 점심도 먹지 못한 상태여서 모두 합의하에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갈 때는 시간이 덜 걸리는 쾌속정을 타고 갔다.
건너갈 때 타고 간 배는 왕복 일인당 24원 정도 였는데 쾌속정은 편도 일인당 20원이라 한다.
그래도 배가 고파 쾌속정을 타고 다시 건너와서 식당에 들어갔다.
연어 한 마리와 송화호에만 산다는 특산 물고기, 그리고 다른 음식 몇 개와 백주, 맥주를 간단히 먹었다.
장춘으로 돌아오는 것도 시간을 아끼기 위해 택시를 빠오처했다.
장춘까지 가는데 약 2시간 못걸렸는데 180원이 들었다.
와서 또 저녁먹고...음...오늘은 차 타고 다니며 소비한 시간이 너무 많다.
그래서 그런지 피곤하기도 하고 저녁먹으면서 모두들 힘들어하는 기색이다.
 
집으로 돌아오며 내가 사람들보다 걸음이 빠른 이유를 생각했다.
나와 함께 걷는 사람들 대부분은 내가 걸음이 빠르다고 하는데 왜일까.
성격이 급한 것일까? 다른 사람들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탓일까...
천천히 걸으면서 사실 볼 것도 많고
게다가 중국친구와 얘기하는 것을 옆에서 들어도 되는데 왜 그럴까...
별 것도 아닌 일 가지고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오늘따라 생각이 많다.
툭툭 털어버리며 삶을 살고 싶은데 자꾸 생각은 많아만 간다.
삶에 대한 미련이나 집착이 많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무엇때문에 집착이 많고 무엇때문에 급해지는 것일까...
그러고 보니 내가 지닌 성격과 행동들 중에 참 좋지 못하고 옳지 못한 성격들이 많다는 생각도 든다.
나를 궁지로 몰아가는 성격과 행동들은 고쳐가는 것이 삶을 더 풍요롭게 할 것임엔 분명한 일인데...
 
마음 챙겨질 때마다 느리게 걸으며 생각해 볼 일이다.

2003년 10월 3일 금요일

다름과 같음

한국에서 친구;충훈이가 왔다.
공항으로 마중 나갔다가 오자마자 점심으로 후워구워를 먹었다.
(한국으로 말하면 샤브샤브 정도?)
오래만(?)에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사는 얘기도 하고..술도 먹고...
 
충훈이네 회사에서는 핸드폰 액정을 만드는데
만약 불량이 하나라도 나면 정신없어진단다.
불량률은 과학(?)이라서 제품 생산량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불량률은 적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100개를 만드는 것과 1000개를 만드는 것은 차이가 있는데
몇 천개를 만드는 경우 불량률은 적어져서
그 불량품을 빼버리고 다음 납기일에 뺀 물건만큼 더 넣어주면 된다고 한다.
그걸 들은 후배가 애니메이션은 어떠냐고 한다.
애니메이션은 불량이 나는 즉시 투자며 반응이며 이런 저런 모든 관계가 좋아지지 않는다고 했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그 때 바로 수정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피드백이 바로 오기 때문이다.
 
일반 사회생활과 애니메이션 제작이 같은 부분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는 부분이다.
 
어쩌면 우리네 삶들이 같은 얼굴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천차만별로 다른 동기와 결과를 갖게 되는 것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결국 어떻게 사는가가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무엇인가를 하는 행위와 무엇을 어떻게 책임지는가의 행위는 분명 다른 것 같다.
내가 어떤 일을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책임지는 삶을 살 것인가...
 
또 하나의 화두를 얻었다.
그 화두는 내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 것임을 난 믿는다.
 
가을하늘이 높다. 구름도 많다.
행복한 가을이 되기를 나도, 그리고 내 인연들도 그렇게 되기를 바래본다.

2003년 10월 2일 목요일

분주한 아침

방안에 페인트 냄새가 잘 빠지지 않아 친구가 조언해준대로
양파를 사다가 반으로 쪼개서 방 귀퉁이에 놔두었다.
조만간 냄새가 사라지겠지?
 
어제 후배들도 집에 돌아가자마자 잠이 들어서 밤 10시 쯤에 일어났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 아침엔 일찌감치 일어나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갔다.
어떤 식당은 만두(?)를 파는데 문전성시를 이룬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가려고 애를 쓴다.
그 식당에 들어가 먹으려고 했는데 고기 있는 만두만 판다고 해서 나왔다.
(여자 후배가 고기를 못먹는다.)
옆 식당에서 가서 시원한 탕으로 속도 달래고 마파두부도 먹었다.
찬 밥 밖에 없다고 미안해하면서 두부즙을 서비스로 줬는데 맛이 두유같다.
 
중국의 아침은 늘 분주하다. 많은 사람들이 일을 시작하고 영업준비를 한다.
내 방 창 밖으로 보이는 식당도 아침 일찍 한 번 오후 늦게 한 번 종업원 사열을 한다.
어제가 국경절이라 그런지 오늘은 동네 사람들이 더 많이 보이는 듯 하다.
야채도 사가는 사람, 대파를 당나귀에 싣고 와서 파는 사람, 식당 앞에 줄 선 사람들...
 
학교 가는 길에 동물원이 있는데(한 번도 가본 적은 없다.)
오늘은 그 앞에 장사치들로 가득하다. 가족들이 우르르 나들이를 나왔나보다.
아침 일찍도 동물원을 가고 낮에도 사람들이 가득하다.
활기찬 사람들 보면서 내 마음도 덩달아 즐거워진다.
 
이제 주욱 휴일이네...
어?!! 그런데 충훈이가 장춘엘 온단다.
10월 3일 개천절 휴일이 끼어서 그랬는지 3일 동안 있다가 간다고 한다.
음... 푸짐하게 먹게 되겠군.^^;
 
 
::
몸은 내가 움직이는 대로 기억한다.
결국 내가 게을러지면 게으름을 기억하고 부지런하면 부지런함을 기억한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조심해야겠다.

2003년 10월 1일 수요일

국경절(國慶節)

10월 1일 :: 중국공산당 창립기념일 - 국경절(國慶節)
국경절은  1949년 10월 1일 모택동이 천안문 광장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의 탄생을 선포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공식 휴무일로, 춘절 다음으로 가장 큰 명절이다.
법정공휴일은 10월1일부터 3일까지이지만, 일반적으로 앞뒤 전후 1주일은 국경절 영향을 받는다.
올해는 공식적으로 9월30일(일요일)부터 10월 7일(일요일)까지 1주일의 휴가를 갖는다.
 
오늘은 54주년 중국공산당 창립기념일이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일인 것이다.
아침에 집에서 TV를 보면서 뒹굴거리다가
후배 수양부모님께서 점심을 초대해 주신 덕분에
중국인들의 큰 명절 보내는 모습을 직접 볼 기회가 생겼다.
이럴 때 '디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한국의 추석같은 분위기다.
요리하는 냄새가 집안에 가득하고 친척들이 죄다 모였다. 왁자지껄, 시끌벅적하다.
상을 두 개로 나눠차렸는데 술을 먹는 사람들 상과 술을 먹지 않는 사람들 상으로 나눴단다.
나와 후배 둘은 당연히 술 먹는 쪽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
요리가 상에 다 오르지 못하자 접시 위에 요리를 얹어 놓는다.
돼지고기, 큰 생선, 땅콩과 햄, 야채 볶음, 새우, 묵, 가지튀김 등등(다 기억도 안난다.)이 올라온다.
중국사람들은 요리를 천천히 먹으면서 술도 천천히 먹으면서 얘기를 많이 한다고 한다.
후배가 처음부터 요리를 많이 먹어버리면 다 먹지도 못한다고 귀띔을 해준다.
 
모택동이 즐겨 피웠다던 귀한 담배도 건네주시고
집안에 양주처럼 보관해둔 백주도 꺼내서 따라준다.
하얼빈에서 열리고 제 22회 아시아 남자 농구 선수권 대회도 화제에 오르고
한국의 이런 저런 얘기도 화제에 오르고 또 어른들의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잘은 알아듣지 못하겠지만 그런대로 어떤 내용인지는 알겠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자리가 파했다.
집에 돌아가니 4시 밖에 안됐는데도 백주를 마신 탓인지 금방 잠이 들어버렸다.
 
국경일부터 일주일간 학교도 쉰다.
10월 7일까지 쉬고 8일부터 다시 어학원이 개강하는 것이다.
큰 휴일이긴 휴일인가 보다. 사람들 얼굴에도 기쁨이 가득하다.
 
중추절은 그냥저냥 지나가더니 국경일은 참 명절다운 느낌을 갖게 한다.
 
식사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