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29일 화요일

약속 :: -333

현재에 충실한 게 미래에도 충실할 거라는 담보가 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현재에 소통이 가능한 게 미래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다만, 가능성은 볼 수 있겠죠. 지금 즐거운 게 나중에 즐겁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겠고 지금 즐겁지 않고 별 느낌이 없는 게 나중에 소중한 느낌으로 올 수 있는 경우도 있겠죠. 아니, 분명 있을 거예요. 삶이 늘 그렇잖아요.

중요한 것은 어떤 자세로, 어떤 생각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엮어야 하는가에요. 뭔가를 우기면 우길수록 포기해야 할 일도 많아질테고 포기하는 게 익숙치 않을 때는 힘든 경우가 올 테니까요. 또 우기지 않는다고 해서 힘든 상황이 오지 않는다는 보장도 하지 못하죠. 적당히가 아닌, 적절히 포기해야 할 때와 잡아야 할 때를 판단해야겠죠.

오늘은 운이 좋은 숫자가 세 번 겹치는 날일까요. 아니면 그것조차 미래에 불안한 내가 만들어 낸 미신같은 암시일까요. 사실, 슬럼프라는 것, 행운이라는 것은 주변 환경이나 어떤 계기로 조성된 것이라기 보다는 스스로의 노력과 마음 자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생각을 한다는 것, 고민을 한다는 것은 다름 아닌 지금 내가 적절한 판단과 적절한 결정을 내리고 있는지에 대한 되돌아 봄이죠. 미래에 대한 희망만으로 열정, 애정만으로 모든 게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런데 해소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 문제가 풀리지 않을 거라는 지레짐작은 더더욱 불필요 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긴 스스로 상처받고 힘들어 할 상황을 만드는 걸 좋아할 사람이 있진 않겠죠. 다만, 그 힘겨운 상황이라는 게 뒤집어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중요한 거죠.

이제 정말 완연한 봄이 찾아오나 보네요. 추운 겨울을 끙끙대며 보내며 봄 맞을 준비도 못했는데 갑작스러운 햇살의 기습이 자꾸 마음을 동동거리게 하네요. 언제 봄 마실이나 갈까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