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25일 금요일

약속 :: -337

337! 337! 전자인간 337! 전.자.인.간.~ 3~3~7!!! -____-a

문득 오랜만에 어렸을 때 봤던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떠올랐어요. 전자인간은 전기로만 움직이는 줄로 알았고 주인공들은 늘 아프지도 않고 힘도 세고 나쁜 악당들을 물리치는 존재로 알았죠. 그리고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구요.

그러다가 나이가 들면서 악당과 주인공의 차이점이 점점 사라지는 애니메이션도 접하게 되고 주인공의 고뇌와 아픔도 알게 되었죠. 어쩌면 애니메이션이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낸 게 아니라 사회가, 환경이 그런 분위기를 조장했을거라 생각해요.

지금 저는 전자인간도 아니고 마징가Z도 아니지만 때론 그 이들처럼 뭔가 완전무결한 존재, 혹은 고민을 해도 무한한 고민을 하는 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하죠. 사람의 그릇은, 역량은 타고 나는 게 아니라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게 분명하다고 믿고 있으면서도 어릴 적이나 지금이나 제가 가지고 있는 역량이나 힘에 대해서는 부분부분 과신할 때가 있죠.

사실, 그런 망상, 공상, 꿈, 이상들이 극대화 되는 게 언제냐면 내 마음의 파도가 잔잔해지고 내 머리 속의 소음이 잦아들 때 찾아오는 행복한 생각, '당신'을 믿게 되는 때 인 것 같아요. 판단이 생기고 분별이 생기면서 파생되어지는 많은 갈등과 번민은 고요함에 다 묻히게 되고 믿음에 묻히고 말죠.

뭐, 어쨌든 저는 나이도 잊고 제 현재도 잊고 사는 것 같긴 하지만 그게 철부지같은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내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는 것도 아니에요. 다만, 언제, 어느 때를 살아도 늘 성령이 충만한 상태로 에너지가 충만한 상태로 살고 싶은 의지의 한 단면이라 생각하죠.

'당신'과의 만남은 힘이 들고 지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요. 또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나아지는 현실이 보이는 게 아니라 나아지지 않을 현실이 떠오르곤 하니 에너지를 낭비하는 게 되겠죠. 하긴, 그런 생각이 들지도 않아요. 무모한 게 아니라 제가 세월이 지나면서 달라지는 거겠죠. 가끔 어린 날의 치기가 올라오는 건 제 자신을 통제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감정에 치우쳐 실수하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당신'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다른 때, 다른 곳에 있지만 '당신'을 생각하는 느낌은 늘 현재에서 유효하고 그 유효함은 제 '미래'에 힘이 되죠.

제가 생각하는 '당신'은 누구고, '당신'이 생각하는 저는 누구일까요?

바람이 차졌어요. 계절이 변하면서 제 마음도 살짝 꿈틀대고 있구요. 봄의 에너지는 겨울이 품고 있던 에너지와 같을 테지만 발산의 폭은 강하지도 않으면서 깊은 맛이 있다는 생각이 종종 들어요.

봄맞이 준비 잘 하세요.
건강하고 행복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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