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미세한 느낌을 갖기란 살면서 쉬운 일이 아니다. 온 세포가 다 열려있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만 가능한 일. 물론 아주 오래(?) 전 바람을 보고 소리를 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그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내 망상 속에서 일어난 일인가 싶을 정도로 기억이 가물하다. 그 이후론 그만큼 작은 느낌까지 받아들이는 경우가 없었던 듯 싶다. 그렇지... 그런 경험 역시 내 머리의 기억회로가 작동되어야만 알아차리는 것이니 무의식적으로 느끼면서도 모르고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한다면 손가락을 타고 전해 들어오는 무언의 합의가 분명 느껴질 것이다. 느끼지 못한다면 진심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일 게다.
머리가 점점 차가워지면서는 내 감정을 의심하게 된다. 엄밀히 말하면 의심이 아니라 엔돌핀이 다 빠져나가고 심장박동이 잦아들면서 더 명확하게 보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러면서도 마음이 여전하다면 그건 현실에 몸 붙이고 사는 동안엔 확실한 사실이 될 터다.
조금씩 보여가는 재미를 쉽게 놓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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