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27일 일요일

약속 :: -335

기대를 하던 하지 않던 애초의 생각이 완전히 달라지는 건 아니겠죠. 어쩌면 기대를 하지 않겠다는 건 스스로가 받을 충격을 완화시키려는 얄팍한 속셈이거나 혹은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나름대로의 배려겠죠. 그래도 대상에 대한 마음은 여전히 바뀌는 게 없어요.

바뀌는 게 있다면 그건 상대방을 향한 태도, 자세겠죠. 생각해보니 기대라는 게 욕심의 또다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욕심은 집착을 낳고 집착은 이기적인 마음과 다름 없다는 생각. 그러니 기대를 하지 않겠다는 건 상대에 대한 마음이 달라지는 게 아니라 바라는 걸 마음 깊숙히 체화시키는 과정은 아닐까 생각해 보네요.

삶 자체가 기대의 연속이죠. 삶 자체가 예측불허인 상황에서 기대를 한다는 건 욕심이건 아니건 삶이 좀 더 풍요로워지길 바라는 것 아닐까 싶어요. 그게 서로에게 받아들이기 힘겹게 진행되는 게 아니라 서로가 마음 편한 자유로움.의 지점에서 만나질 수 있게 하는 것. 약간의 기대건, 많은 기대건 다시 제게 씌워진 꺼풀을 하나 걷어내고 바라볼 수 있다면 좋겠네요.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건 다름 아닌 각자의 자유의지, 결연한 의지가 아닐까요. 자신을 구속하고 묶어두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던 환경과 상황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음을 아는 것. 늘 변한다는 사실 자체가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아는 것.

충실한 이해와 모든 세포가 행복에 꿈틀대는 곳에서 만나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작은 노력부터 시작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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