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14일 월요일

봄 볕은 겨울 바람을 타고 왔다.

밖에 나가는 순간 뚝.뚝. 떨어지는 봄 기운에 마음이 주체를 할 수 없다. 모든 걸 다 놓고 싶다는 생각이 순간 일어나기도 하지만 사실, 그것보다는 내 몸의 세포가 꿈틀대는 움직이기에 그렇다.

여전히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지만 낮에 떨어지는 봄 볕은 한 없는 나른함으로 가슴 울렁이는 현기증으로 행복함이 밀려온다.

이제 일도 마무리가 한창이다. 이젠 더 이상 미룰 시간도 재고해 볼 시간도 없이 순간의 판단이 늘 가장 옳은 선택이기를 바라면서 정리를 해가고 있다. 이 일이 끝나면 잠시 봄 볕의 노곤함을 느낄 자유를 확보해야 겠다.

문득, 아주 오래 전 너무 좋은 햇살을 온 몸으로 받으며 이런 날은 죽기에 참 좋은 날이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또 단지 누군가를 떠올리며 가슴이 최고로 벅차오를 수 있는 날이다.라고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우주의 한 귀퉁이에서 빛을 발하는 행성인 태양이 보내는 열기운에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오랜 교육과 미디어의 영향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최대한 비우고 또 비우고 느낀 감정임에는 틀림없다.

햇살은 지나갔고 또다시 눈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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